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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5대 문종과 현덕왕후의 무덤인 현릉의 전경
▲ 현릉 전경 조선 제5대 문종과 현덕왕후의 무덤인 현릉의 전경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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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동구릉(사적 제193호)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조선의 건국시조인 태조 이성계의 무덤, '건원릉'의 능침을 시민들에게 개방한 것.

그동안 문화재청은 일부 능을 제외하고는 '사적지 보존과 훼손 방지'를 명분으로, 조선왕릉에 대한 능침 개방을 제한해왔다. 제한지역을 출입하기 위해서는 관람 20일 전에 '출입허가 신청서'와 '문화재보존 준수 서약서' 등의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하는 등의 까다로움이 존재했다.

더욱이 학술조사 등의 뚜렷한 사유가 있어야만 출입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 관람객들의 출입은 사실상 제한이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조선왕릉을 찾는 많은 관람객들은 가까이서 능침을 보지 못하는 것에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동구릉 입구에 건원릉 능침 개방행사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 태조와 건원릉 이야기 현수막 동구릉 입구에 건원릉 능침 개방행사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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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문화재청은 이러한 시민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기획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정부가 지정한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특별히 건원릉에 한해서만 능침 개방을 실시하기로 한 것. 그리고 지난 27일, 그 첫 번째 행사가 열렸다.

'태조와 건원릉 이야기'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개방 행사에는, 일반 시민들을 비롯하여 인근 73사단 장병들까지 참여하여 행사에 대한 관심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1시간 30분 코스로 진행되는 행사는, 동구릉 전문 해설가의 해설을 들으며, 동구릉 재실에서부터 수릉(문조와 신정황후의 능), 현릉(조선 제5대 임금 문종과 현덕왕후의 능)을 거쳐 건원릉까지 가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건원릉 능침 개방 행사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해설사의 해설에 집중하고 있다.
▲ 건원릉 행사에 참여한 관람객들 건원릉 능침 개방 행사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해설사의 해설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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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백미는 역시 건원릉 능침 관람. 다른 조선왕릉과는 달리 함흥의 억새풀로 봉분을 뒤덮어 독특한 미관을 자랑하는 건원릉을 바라보며, 관람객들은 저마다 사진촬영을 하며 왕릉을 감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전문 해설사가 무덤의 주인인 태조 이성계의 건국설화와 '왕자의 난' 이후 몰락해버린 그의 비참한 말년을 이야기하자, 관람객들은 어느새 이야기에 푹 빠져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행사를 끝까지 참관한 캐나다 교포 정민기(26)씨는 "한국에 오자마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조선왕릉은 '신들의 영역'이라 하여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능침 개방 행사를 통해, 보다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어 의미있는 경험이었다"며, "앞으로 다른 왕릉들도 능침 개방 행사를 자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건원릉 개방 행사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개최되며, 사전에 동구릉 홈페이지(http://royaltombs.cha.go.kr/)에서 인터넷 접수를 하면 된다. 전화접수 및 현장접수도 가능하며, 관람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문의는 문화재청 조선왕릉 동부지구관리소(031-563-2909).

문화재청 동부지구관리소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27일 시민들에게 건원릉의 능침을 개방했다.
▲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문화재청 동부지구관리소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27일 시민들에게 건원릉의 능침을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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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건원릉, #동구릉, #구리, #조선왕릉, #이성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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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한국근대사 전공) / 취미로 전통활쏘기를 수련하고 있습니다. /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다시 걷는 임정로드>, <무강 문일민 평전>, <활 배웁니다> 등 연재 / 기사 제보는 heig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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