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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9대 총선 '사하갑'에 출마하는 민주통합당 최인호 예비후보가 그해 3월 17일 '사하을'에 출마하는 조경태 의원을 만나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 '사하갑'에 출마하는 민주통합당 최인호 예비후보가 그해 3월 17일 '사하을'에 출마하는 조경태 의원을 만나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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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전까지 최인호는 자신을 "출구조사 재선의원"이라 곧잘 표현해왔다. 지난 18·19대 총선에서 출구조사 결과로는 승리 예측이 나왔지만 최종 개표에서 진 사실을 상기시키는 자조 섞인 직함이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출구조사에서도 이기고 최종에서도 이기겠다"는 소망을 이뤘다. 부산에서 네 번째 도전 만에 건져 올린 승리였다. 

21일 부산 괴정동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최인호 사하갑 당선자는 "15년 만에 당선이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진심으로 사하구민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그가 느낀 이번 선거는 확실히 달랐다고 했다. 그는 "선거에서 이겨본 적이 별로 없어서 지는 것에 알게 모르게 익숙했는데 이번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난번과 분명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당선자는 한국 정치에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확신했다. 그는 "인물보다 당을 보고 찍고, 지역 정서를 대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방식에서 후보의 자질과 공약, 그동안의 노력을 후보 선택 기준으로 꼽는 전환점이 이번 선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산시민들의 선택에 찬사를 보냈다.

"전국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낳았지만 부산의 5석은 가히 선거 혁명이라 할 만큼 지역주의를 허무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부산은 현대사의 고비 때마다 큰 역할을 했거든요.

부마 민주 항쟁이 유신 독재를 허무는 역할을 했고 6월 항쟁은 전두환 군사독재의 종식을 고하는 결정타였습니다. 이번에는 지역주의라는 현대사의 큰 멍에를 부산시민이 투표로 완전히 걷어 내주셨습니다. 역사를 선도하는 역사의식이 표출된 겁니다. 모든 공은 부산시민께 드려야 합니다"

"새누리당 후보 TV토론 불참 뒤 전세 우리 쪽으로"

부산 사하갑 최인호 당선자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부산의 5석은 가히 선거 혁명이라 할 만큼 지역주의를 허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부산 사하갑 최인호 당선자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부산의 5석은 가히 선거 혁명이라 할 만큼 지역주의를 허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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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당선자가 꼽는 이번 선거의 공신은 역설적이게도 새누리당이다. 대표적인 건 그의 상대 후보였던 김척수 새누리당 후보의 공식 TV토론 불참이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인물 구도로 가려 했는데, 김 후보는 TV토론에 불참하며 우리의 선거전략에 스스로 말려든 꼴이 됐다"면서 "이후 전세가 우리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경태 의원의 더민주 탈당과 새누리당 입당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가니깐 처음에는 부산에 야당 당선자가 없는 거 아니냐고 낙담하는 분도 일부 있었죠.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조 의원이 야당으로 3선까지 한 의원인데 갑작스레 명분도 없이 새누리당으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칫 잘못하면 부산을 새누리에 싹쓸이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중도층을 움직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조경태 역풍'에 덕을 본 것도 일부 있다고 봅니다"

부산에서 유일했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단일화도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선거 결과에서도 나타났듯 국민의당도 정당 득표를 많이 받았다"면서 "단일화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당 차원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야권단일화에만 매달려서는 곤란하다"면서 "지금은 독자 노선을 강화하는 게 먼저"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신공항·BIFF 파행 "부산시장 뭐 했나" 분통

최인호 당선자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국민의당 후보와 공식 단일화에 합의했다.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24일 최 당선자는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국민의당 최민호 후보의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이 열었다.
 최인호 당선자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국민의당 후보와 공식 단일화에 합의했다.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24일 최 당선자는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국민의당 최민호 후보의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이 열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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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터뷰 중 최 당선자의 목소리가 가장 커졌을 때는 신공항의 부산 유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였다. 그는 더민주 부산시당의 신공항특위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최 당선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임을 자처하는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책상을 손바닥으로 내리쳐가며 언성을 높였다.

"서병수 시장은 국토부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일방적으로 합의했습니다. 국토부 용역에서 가덕신공항이 아닌 결론으로 나면 서 시장이 합의했기 때문에 할 말이 없어지는 겁니다. 그럼 서 시장은 사퇴해야 합니다…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직전 부산 유세에서 가덕 신공항을 사실상 공약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임기 2/3까지 질질 끌고 불투명하게 끌고 가는 건 정략적 발상이 있다는 겁니다"

외압 논란으로 인한 영화계와 부산시의 갈등으로 파행 사태까지 예고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관련 문제에도 부산시를 강하게 질책했다. 최 당선자는 "예술은 표현의 자유가 핵심인데 부산시가 영화제에 관여하고 간섭하려 한다는 오해를 충분히 불러일으킬 상황"이라면서 "부산시의 태도는 대단히 오만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BIFF의 독립성을 지켜나가고, 표현의 자유를 지켜나가는 데 우리 야당도 상당한 관심과 해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부산시장이 그동안 보여온 새누리당 일방적 의사 결정과 소통 구조의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야당을 시정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당선자는 "조만간 5명의 부산 야당 당선자와 회동을 거쳐 공식적으로 시장에게 회동을 제의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최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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