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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관련결정을 앞두고 공관위와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관련결정을 앞두고 공관위와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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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특정인과 특정세력을 향해 진행해온 소위 공천학살에 책임 있는 새누리당의 지도부와 공관위의 인사들은 총선에 패배한다면 1차적 책임을 짐과 동시에 역사에는 '비루한 간신들'로 기록될 것입니다."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새누리당 의원의 말이다. 그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금의 새누리당 공천파동은 집권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여권 내의 권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은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은 "새누리당 지도부와 공관위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이번 총선과정의 대미를 '포용과 화합'으로 장식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극적인 반전을 이뤄낼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즉,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혀 공천 배제 위기에 몰린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을 단수추천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 이재오(서울 은평을)·류성걸(대구 동갑)·김희국(대구 달성) 의원의 재심 청구 요청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가 이날 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유 의원 문제 등을 숙의할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할 때 '마지막 제언'이나 다름 아니다. 오는 24일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 탈당한 뒤 당적을 바꿔서 출마할 수 없는 만큼 유 의원이든 당이든 23일 자정까지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자유민주주의가 당 정체성, 권위주의 내세운 그 분들 나가야 돼"

정 의원은 이날 유 의원 등을 최종 낙천시킬 경우 역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공천 과정의 비민주성과 부당성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번에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라면서 "이 결과는 총선패배로 이어질 게 자명하다, 여권 내 권력을 강화하려다 권력 기반 자체가 흔들리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야말로 소탐대실의 자해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대한민국의 기본 가치이자 보수 본류인 새누리당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라며 "제 개인적으로도 이런 일련의 사태에 역할을 제대로 못한 데 대해 심히 부끄럽게 생각하며 국민과 당원 앞에서 석고대죄한다"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번 공천과정을 친박(친박근혜) 측의 패권 행위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쉽게 말해서 편하게 당선된 지역에선 (유 의원 문제가) 당선에 상관 없으니 별로 의식을 안 하는 것"이라며 "'나는 상관없으니깐 너희들은 죽든 말든 모르겠다', 이것이야말로 패권"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 공관위에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워 온 유 의원의 당 정체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새누리당의 당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면서 "권위주의야 말로 당 정체성에 안 맞는 것이다, 당 정체성을 따지자면 그런 분들이 나가야지 맞다"라고 강조했다.

역풍을 경고하고 있는 것은 정 의원만이 아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임태희 전 의원도 지속적으로 유 의원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공관위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 지금 나오는 소문처럼 처리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임 전 의원은 "2008년, 2012년 부당한 공천이 벌어졌을 때 침묵했던 탓에 이제 저도 이런 부당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라면서 "'오늘 내일만 넘어가면 된다, 후보등록 시작하고 선거운동 들어가면 국민은 잊어버린다, 선거에서 몇 군데 져도 상관 없으니 미운 자들은 절대 못 들어온다' 이런 식이면 절대 안 된다"라고 촉구했다.

홍문종 "공관위가 지금 유승민 최대한 예우하고 있는 것"

한편, 친박 측은 여전히 유 의원의 자진탈당을 압박하고 있다. 

친박 홍문종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금 공관위가 발표를 미루다가 24일, 즉 후보등록 첫 날에 컷오프를 하면 유 의원의 무소속 출마 길이 막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앞으로 리더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당당해야 된다"라면서 자진탈당을 택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제가 보기에는 '당과 나와는 정체성이 달라서 나는 당당하게 무소속으로 심판을 받겠다, 그리고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 같이 심판을 받겠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제대로 된 리더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면서 "지금은 (유 의원이) 당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컷오프 여부에 대해 답을 안 준 채 이렇게 계속 질질 끄는 것이 과연 공당의 공관위가 할 일인가라고 반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지적에는 "제가 보기에는 공관위에서 유 의원을 최대한 예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애정의 표시"라는 궤변까지 늘어놨다.

역풍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당 정체성을 확립하고 당에 있는 분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심전력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유 의원이 컷오프 된다면 그런 고육지책을 이해해주시고 집권정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읍소하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태그:#유승민, #정두언, #홍문종, #박근혜,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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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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