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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6일 오후 국회의사당앞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로고송 '더더더' 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박자를 놓친 뒤 웃음 짓고 있다.
▲ '앗! 실수' 박자 놓친 표창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6일 오후 국회의사당앞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로고송 '더더더' 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박자를 놓친 뒤 웃음 짓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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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7일 오후 11시 28분]

김종희 더불어민주당 용인정 예비후보가 해당 지역에 전략공천을 받은 표창원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표 후보가 당내 경쟁 후보인 자신에게 경선을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고, 이후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이다. 표 후보가 김 후보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김종희 후보는 17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표 후보가 14일 밤에 전화를 걸어왔는데 끊어져 오후 9시경 직접 찾아왔다"라며 "용인시의원 두 명과 함께 술자리를 하다가 찾아와서는 무릎을 꿇고 '형님 잘못했다, 용서해달라'라고 하길래, '뭘 잘 못했냐, 지금이라도 경선하겠다고 하면 된다'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표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경선을 요구해 왔다. 김 후보는 용인정 지역이 분구되기 전인 용인병에서 지역위원장을 맡아 총선에 3번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용인병 지역에서 분구 된 용인정 지역은 김 후보가 앞선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게 승리한 지역이 포함돼 있어 당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비상대책위원이기도 한 표 후보는 지난달 22일 이 지역에 출마를 선언하며 "어떤 특별한 수혜도 받지 않겠다, 전략공천이 아닌 지역경선 방식으로 공천을 신청하며 모든 절차를 공정하게 준수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용인정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정하고 표 후보를 단수공천했다. 이후 표 후보는 "당의 뜻에 따르겠다"라고 밝혀 왔다.

김 후보는 "표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을 때 경선을 하겠다고 해서 환영했다, 하지만 지역에 나타나지 않았고 느낌이 이상해 알아보니 전략공천 지역이 됐다"라며 "표 후보에게 '본인이 원하는 대로 경선을 하고, 서로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표 후보에게 15일까지 의견을 밝혀달라고 했고, 14일에 연락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나도 정치인인데 퇴로가 있어야 하고 표 후보를 도울 명분도 만들어야 한다"라며 "표 후보가 찾아 온 날 '(경선 하겠다는) 본인의 의사를 비대위에 전해달라'고 했고, 표 후보도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공천이 됐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경선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경선을 할 수 있고, 시간도 충분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민주는 전북 익산갑 지역에 현역 의원인 이춘석 의원을 단수공천하고 경쟁 후보를 익산갑 지역에 공천하려 했으나 두 사람이 익산갑에서 경선을 원해 방침을 바꾼 사례가 있다. 마찬가지로 표 후보가 경선을 원하면 당의 방침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후보의 주장이다. 다만 익산 지역의 결정은 공천 및 경선 지역 발표가 공식적으로 있기 전에 이뤄졌다는 차이가 있다.

"거짓말 하는 사람이 우리 당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

이후 표 후보는 15일 오전 김 후보와 14일 자리에 동행했던 용인시의원 2명을 카카오톡 메신저에 초대해 "오늘 아침 비대위가 취소되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경선 요청을 하기로 한 비대위가 취소됐다는 것을 알린 것이다. 이날 비대위는 정족수 문제로 개최되지 않았고, 다음날인 16일에 열렸으나, 표 후보에게서는 다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답변을 듣지 못한 김 후보는 17일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 후보가 경선 약속을 지키겠다고 해 놓고 또 다시 말을 뒤집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표 후보가 찾아와 전격적으로 '경선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그 의사를 비대위에 정확히 전달하겠다고 해놓고 말을 바꿨다"라며 "거짓말로 우롱한 것을 공식 시인하고 공개 사과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과를 요구하는 이유는 거짓말로 12년간 험지에서 원외위원장을 지내왔던 저의 명예를 훼손하고 우롱한 점도 있지만, 용인과 용인 시민이 또 다시 말 바꾸기의 희생양이 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오늘 부로 표 후보가 공언한 경선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를 접겠지만, 표 후보는 경선을 회피하고 당원을 분열시킨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표 후보는 김 후보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한 시간 후 같은 장소에서 출마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표 후보는 김 후보 주장의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김 예비후보가 비대위에 '한마디만 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해 '가서 말은 하겠다'고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에 (김 예비후보의 경선 요구를) 전달했지만 개별요청에 따른 변경은 불가하다는 게 당의 입장이었고 김 예비후보에게도 전했다"라며 "출마 선언 후 초기에 경선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의사와 무관하게 전략공천이 결정됐다, (김 후보가) 오랜기간 고생해 오셨는데 기회가 박탈된 아쉬움이 크겠지만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표창원 후보와 김종희 후보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표창원 후보와 김종희 후보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 김종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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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후보가 14일 찾아와 만났다는 김 후보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자신이 경선 약속을 했다는 주장도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가 <오마이뉴스>에 제공한 문자메시지 내역을 보면 표 후보는 당일 오후 8시54분에 김 후보에게 전화를 했고, 이후 전화가 끊어지자 김 후보가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그 자리에서 '경선 약속'을 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식당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보인다.

이에 김 후보는 "표 후보가 나를 만나서 약속한 대로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그래도 비대위가 안 된다고 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수용하려고 했다"라며 "그러나 거짓말을 하면서 오히려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다, 거짓말 하는 사람이 우리당의 후보가 돼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사과만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표창원, 비대위에 얘기 했지만 김종인이 밀어붙였다"

이에 대해 표 후보 측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혀 사실과 다르고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사실이 아닌 얘기를 이렇게 막 써도 되는 건가"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표 후보가 술을 한 잔도 못 마시는데 그날(14일) 시의원들과 약속 자리에서 김 후보와 관계를 좋게 가져가야 한다는 권유가 있어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새로 생긴 지역에는 모두 전략공천을 했고, 그걸 변경할 수 없는 상황인데 김 후보가 억지를 부려 주변 사람을 너무나 괴롭혔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성수 당 대변인은 "표창원 비대위원이 비대위 회의자리에서 '김 후보의 경선 요구에 너무 시달려 힘들다'며 '차라리 그냥 경선을 하겠다'고 말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다른 비대위원들이 만류했다, 공관위에서 여론조사를 돌려 표 위원이 나가면 이기는 걸로 나왔고, 김 후보에게는 용인병 지역에 출마하면 전략공천 하겠다고 했지만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다른 비대위원들도 김 후보의 요구에 시달렸다, 표 위원이 처음 말을 했을 때 결론이 나지 않아 다음 비대위에서 또 다시 논의가 됐다"라며 "하지만 비대위원들이 한 번 발표한 당의 결정을 번복하면 또 다른 사례가 나온다며 계속 만류했고, 김종인 비대위 대표 역시 공관위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하면서 그대로 밀어붙여 결론이 났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공관위에서 그런 논의가 있었던 것은 지난 7일 일이다, 그런 결론이 나왔다고 해서 내가 8일에 기자회견을 했고 14일에 표 후보가 찾아와 다시 약속을 한 것"이라며 "16일에 열린 비대위에서는 관련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표창원 "비대위에서 한마디만 해달라고 했다"

이후 표 후보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김 후보를 '우연히 만났다'는 말을 쓴 적 없다"라며 "시의원분들과 화합과 통합을 이뤄보고자 노력했고, 그런 차원에서 찾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술을 많이 마셨고,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연락이 돼 문자를 받고 찾아갔다"라며 "저보다 나이도 많으시니 '형님'이라고 호칭하면서 마음을 풀어드리고자 했다,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후보는 발표 후 48시간 안에 해야 하는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번복할 수 없는 상황인데, 내가 비대위원이니 그 권한을 활용해 경선을 끌어내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4일에 만나서 '마지막으로 비대위에서 한마디만 해달라, 그러면 다 수용하고 용서하겠다'라고 요구했고, 나는 '그걸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전하겠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말과 엇갈리는 부분이다.

표 후보는 "비대위가 취소돼 그 말을 못했다, 그런데 김 후보가 기자들에게 '후보 간의 합의가 됐으니까 경선을 할 것'이라는 식으로 말씀하셨고, 내가 '그게 아니고 비대위에서 한마디 해달라고 한 것뿐이었다'라고 해명을 했다"라고 말했다. 표 후보는 이어 "그 다음 날 비대위에서 또 그 얘기를 해달라고 요구를 해왔지만 내가 답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오늘(17일) 기자회견을 하고 내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표 후보는 "나름 김 후보의 마음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을 한 것인데, 그걸 이용해 당 지도부까지 비난하니 안타깝다"라며 "김 후보의 주장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내가 피해를 끼친 부분이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는 사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과를 한다고 끝날 일인지 모르겠다.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태그:#표창원, #김종희, #용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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