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크리스탈 팰리스에 3-0 승리 지난 1월 3일,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EPL 경기에서 첼시의 오스카와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크리스탈 팰리스의 이청용과 공을 다투고 있다.

▲ 첼시, 크리스탈 팰리스에 3-0 승리 지난 1월 3일,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EPL 경기에서 첼시의 오스카와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크리스탈 팰리스의 이청용과 공을 다투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입지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축구선수로서 한창 전성기를 보내야 할 시점에 벤치만을 달구고 있는 것은 본인에게나 한국축구에 있어서나 큰 손실이다.

최근 이청용과 팰리스 모두 동반 추락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팰리스는 지난 6일 리버풀과의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서 리버풀에 1-2로 역전패했다. 최근 리그 12경기 연속(4무 8패) 무승이다. 팰리스는 승점 33점으로 리그 15위에 머물렀다. 물론 강등권과의 격차는 아직 여유가 있지만, 초반의 상승세는 온데간데없이 끝없는 추락만 계속되고 있다. 이청용은 이날도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청용은 지난달 22일 토트넘 홋스퍼와의 FA컵 16강(1-0승)전부터 웨스트 브로미치, 선덜랜드, 이번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까지 4경기 연속 결장하고 있다. 이청용이 팰리스 유니폼을 입고 가장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14일 왓포드와의 리그 26라운드였다. 벌써 한 달이 다 되도록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팰리스의 후반기 성적이 급격한 부진에 빠지면서 앨런 파듀 감독으로서도 그동안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이청용에게 기회를 주는 모험을 할 만한 여유가 없다.

몇 번의 기회 잡지 못한 이청용

EPL에 나선 이청용 지난 2015년 8월 29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의 이청용이 첼시의 디에고 코스타와 맞서고 있다.

▲ EPL에 나선 이청용 지난 2015년 8월 29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의 이청용이 첼시의 디에고 코스타와 맞서고 있다. ⓒ 연합뉴스/EPA


물론 이청용에게 그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청용은 야닉 볼라시에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던 시즌 중반,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몇 차례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청용이 출전 기회가 늘어났던 시기부터 팀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고 이청용의 활약도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볼라시에가 부상을 털고 복귀하면서 이청용은 바로 벤치로 밀려났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이청용이 포지션인 2선에서 팰리스의 주전은 볼라시에-카바예-자하 등이 나서고 있다. 이들은 운동능력과 스피드, 골 결정력에서 이청용보다 앞선다. 이청용은 이들에 비하여 패스와 연계능력 등 다른 스타일에서 강점이 있지만 현재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2선 자원과는 거리가 있다. 파듀 감독은 부상이 아니라면 팀의 2선 공격수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청용으로서는 파듀 감독이 건재하는 한 팰리스에서는 더는 돌파구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리그만 놓고 봤을 때 고작 11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쳤다. (컵대회 포함 2골), 지난해 12월 19일 스토크시티전 교체 투입되어 터뜨린 결승 골이 올 시즌 이청용이 보여준 사실상 유일한 활약이었다. 총 출전시간은 모두 합쳐도 고작 313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출전시간은 더욱 줄어들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교체로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이청용이 승부의 흐름을 바꿀 조커로서의 가치도 떨어진다고 평가받는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기량과 주가의 하락은 필연적이다.

이청용이 국가대표팀에서도 핵심 전력임을 고려하면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는 대표팀에게도 악재다. 올해 A대표팀은 오는 6월 스페인, 체코 등 유럽 강호들과 친선전은 물론 9월부터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예정되어 있다. 대표팀의 측면 공격의 또 다른 중추였던 손흥민(토트넘) 역시 EPL 진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덧 베테랑급이 된 이청용마저 계속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대표팀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올 시즌은 이미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청용으로서는 슬슬 올 시즌 이후의 진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 팰리스 이적 이후 1년 반 가까이 부상과 주전 경쟁에서 밀려 보여준 것이 없는 이청용으로서는 주가가 많이 내려간 상황이다.

선수라면 눈높이를 조금 낮춰서라도 그라운드에서 안정적으로 뛰는 것이 우선이다. 선택지가 아주 좁아지기는 했지만, 최소한 다시 2부 리그 팀으로 내려가는 상황보다는 눈높이를 조금 낮춰서 영국을 벗어나더라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1부 리그의 다른 팀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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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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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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