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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현이 사건과 예강이 사건 내용
 종현이 사건과 예강이 사건 내용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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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법상 조정절차 자동개시는 정말 필요한 법입니다. 가족이 죽었는데 그 이유를 모른다면 얼마나 가슴에 한이 맺히겠어요. 병원으로부터 보상을 받겠다는 마음보다는 '왜 이렇게 밖에 될 수 없었는지' 객관적 이유와 설명을 듣고 싶어요. 비록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겠지만 마음 한 구석에 가족을 묻을 수 있거든요."

최윤주씨는 "병원을 공격하자는 것도 아니고, 의료진을 범죄자로 만들려는 것도 아니다.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서라도 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도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들이 그것을 계속 몰아붙인다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지요. 우리가 환자안전사고 예방 시스템을 잘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병원에서 의료사고가 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잘 작동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의료분쟁조정법상 조정절차 자동개시’는 의료사고를 겪은 환자나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법으로 의료진과 환자들의 상생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의료분쟁조정법상 조정절차 자동개시’는 의료사고를 겪은 환자나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법으로 의료진과 환자들의 상생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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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씨는 "의료사고가 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설혹 나더라도 사후 처리와 관리에 대한 프로세스가 마련되기 위해서라도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는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강이 엄마 최윤주씨와 종현이 엄마 김영희씨가 지난달 26일 서울NPO지원센터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자식을 잃은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은 서로를 다독이며 오제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의료분쟁조정법(이하, 예강이법)이 통과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간절히 내비쳤다.

허무하게 죽은 자식을 위한 엄마의 마지막 선물

의료분쟁조정법은 2011년 4월 8일부터 시행됐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 또는 중재 신청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문제는 의료사고 피해자가 조정 또는 중재 신청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14일 동안 무응답하면 각하되는 조항(제27조제8항)이 있다는 점이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개원한 이래 총 5,487건의 조정신청 중 43.2%에 해당하는 2,342건만이 개시되었고, 3,077건(56.8%)은 상대방의 부동의 또는 14일간 무응답으로 각하되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인 조정신청자의 56.8%가 의료분쟁조정제도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윤주씨도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병원을 찾아갔던 최씨는 화가 났다.

"분명 담당의사가 빈혈이니까 2~3일 입원하면 된다고 했거든요. 예강이 아빠에게 걱정 말라며 문자를 보냈으니까요. 그런데 의료사고가 발생하니까 병원에서 저를 아픈 아이를 방치한 파렴치한 엄마로 몰더군요."

최윤주씨는 "단지 왜 아이가 죽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찾아가서 물었던 건데, 병원의 대응은 예상 외였다"며 "딸의 죽음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의료진의 행동이 제 가슴에 못을 두 번 박더라고요. 싸워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법대로 하라'는 병원의 말에 최윤주씨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신청을 냈지만 병원의 불응으로 조정신청은 각하됐다.

 응급실에 도착한지 7시간 만에 사망한 딸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최윤주 씨는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은 오히려 최 씨를 파렴치한 엄마로 취급하면서 ‘법대로 하라’는 태도를 보였다.
 응급실에 도착한지 7시간 만에 사망한 딸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최윤주 씨는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은 오히려 최 씨를 파렴치한 엄마로 취급하면서 ‘법대로 하라’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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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강이 엄마도 싸우면 싸울수록 병원이 더 커다란 벽으로 다가왔다. 법대로 했지만 어떠한 법률적 판단 결과를 받아볼 수 없어 기만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병원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닌 이 땅에서 제2의 예강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절히 들었다. 이때부터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를 내용으로 하는 '예강이법' 제정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약 1년간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기자회견을 갖는 등 '예강이법'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자식을 잃은 어미가 뭔가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숨을 쉴 수 있는 것 같았다. 최윤주 씨의 남편도 춥고 더울 때는 말리고 싶었지만 1인 시위를 다녀오고 난 후의 뭔가 에너지를 충전한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그만하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맞아요. 1인 시위는 내 자식을 위해 무언가 내가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자신을 위로하는데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 경우에도 그랬어요. '환자안전법' 제정하기까지의 긴 시간. 그 어떤 말로도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웠는데, 그래도 1인 시위를 할 때는 마음을 다잡을 수가 있더라고요."

예강이 엄마의 말에 공감을 보이는 김영희씨. 그러나 이내 "1인 시위를 하고 '환자안전법' 제정을 위해 무언가 활동을 하지만 결국 자식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빈 마음은 계속된다"며 "예강이 엄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영희 씨는 1인 시위를 하는 등 열심히 활동한 결과 ‘환자안전법’ 제정을 이뤄냈지만 그래도 자식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빈 마음은 계속된다고 말하며 최윤주 씨를 위로했다.
 김영희 씨는 1인 시위를 하는 등 열심히 활동한 결과 ‘환자안전법’ 제정을 이뤄냈지만 그래도 자식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빈 마음은 계속된다고 말하며 최윤주 씨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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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았던 여정. 그런데 그 길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2월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망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상해'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개시 되도록 의결됐기 때문이다.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가 이제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만 남은 상황이다.

더 안전하고 더 신뢰하는 의료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라도

두 손을 꼭 잡으며 마음을 나누는 두 사람. 그들은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예강이법'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 상생을 위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들의 이익을 위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을 추진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비전문가인 피해자 가족들이 의료사고를 입증하는 것은 너무 어려워요. 소송을 하고 싶어도 비용을 감당하기 만만치 않고요. 재판 기간도 길어서 피가 마르지요. '예강이법' 제정운동을 하면서 의료사고 피해자 중 많은 분들이 비용과 심적 고통 때문에 결국 소송을 포기하더라고요. 저 역시 소송한 지 약 2년이 됐는데 그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았어요. 여전히 자료를 준비할 때마다 병원의 답변서를 받을 때마다 그 고통이 되살아나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네요."

최윤주씨는 "'예강이법'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데도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 법은 진정 서민을 위한 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의료사고인지 아닌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자동적으로 개시되도록 하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예강이법’은 의료사고인지 아닌지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달라는 법이자 어려운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 서민을 위한 법이라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예강이법’은 의료사고인지 아닌지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달라는 법이자 어려운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 서민을 위한 법이라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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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전하고 더 신뢰하는 의료문화가 되기 위해서라도 이 의료분쟁조정법은 꼭 필요합니다. '종현이법'인 '환자안전법'으로 병원 내 환자안전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이후 의료사고가 나더라도 사후 처리와 관리에 대한 시스템이 정립 된다면 환자들은 더욱 의료진을 신뢰하게 되잖아요. 의료진들도 자신의 실수를 시스템이 막아주기 때문에 환자 치료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요. 저 역시 종현이 사고가 난 후, 이미 이전에 같은 병원에서 같은 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종현이에게 이런 사고가 났을까요?"

김영희씨는 "의료사고는 공개되어 공유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한 의료분쟁 조정 시스템이 정착되면 오히려 더욱 선진 의료문화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최윤주∙김영희씨. 오랜 시간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두 사람은 간곡한 목소리로 마지막 한 마디를 남겼다.

"자식을 잃은 어미는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습니다. 지켜주지 못한 무기력한 엄마라는 생각에 온갖 부정적 생각을 다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무언가 할 수 있다면 그 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종현이법'도 그랬습니다. '예강이법'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혜택을 볼 수 없지만 다른 예강이가 나오지 않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물론 이제 국회의 마지막 결정이 남아서 지켜보는 일밖에 없지만 오늘도 촛불 하나 켜놓고 기도할 겁니다. 무사히 '예강이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여러분도 함께 기도해 주세요."

덧붙이는 글 | 환자리포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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