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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11일 오전 경기도 파주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 출경 허가를 받은 입주업체 관계자 외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개성공단 가동 '중단'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11일 오전 경기도 파주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 출경 허가를 받은 입주업체 관계자 외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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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남북관계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경제 이야기다. 저유가에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둔화,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폭락을 거듭하며 혼돈 양상에 빠져있다.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약처방은 증시 폭락이라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같은 대외 환경은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다. 작년 말부터 국내 기업들의 수출은 추락하고 막대한 가계부채는 소비를 가로막고 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 유일호 경제팀이 내놓은 첫번째 카드인 경기부양책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갑작스런 북한 리스크까지 터져나왔다. 북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까지는 그동안 학습 효과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뜻밖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북한과의 긴장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의 경제적 보복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아마추어리즘 정부가 한국경제를 최악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자조섞인 한탄이 터져나오고 있다.

[검은 금요일] 코스닥, 이틀동안 10% 넘게 폭락... 코스피도 4% 이상 추락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코스닥 시장이 북한발 위기등으로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4년 6개월 만에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되는 등 600선이 무너졌다가 39.24포인트 하락한 608.4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도 14.94포인트 하락한 1,846.60으로 마감 하였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코스닥 시장이 북한발 위기등으로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4년 6개월 만에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되는 등 600선이 무너졌다가 39.24포인트 하락한 608.4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도 14.94포인트 하락한 1,846.60으로 마감 하였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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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코스닥 시장에서 한때 주식거래가 중지됐다. 코스닥 지수가 8% 넘게 폭락하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4년 6개월 만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하락할때, 투자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적으로 중지한다.

코스닥은 이날 오전 장중에 8% 넘게 폭락하면서 지수가 594.75까지 밀렸다. 결국 어제보다 39.24포인트(6.06%) 떨어진 608.45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지난 이틀동안 무려 10.69%나 폭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폭락에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아이디 ddgg*** 누리꾼은 "한국경제 최대 리스크는 북한 미사일이 아니라 개성공단 폐쇄... 중소기업인들 돈 날리고, 내 돈도 날아가고..."라고 적었다.

코스닥 뿐 아니다. 코스피 지수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도 이날 오전 1817.97까지 추락했다가 어제보다 26.26포인트(1.41%) 하락한 1835.28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이틀동안 82.50포인트(4.34%)나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어제보다 9.2원이나 올라 1211.7원을 기록했다.

물론 이같은 금융시장 불안은 우리를 비롯해 일본, 홍콩, 유럽 등도 계속됐다. 일본 증시의 추락은 이날도 이어졌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지수(닛케이 255)는 1만4952.61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4.8% 떨어진 수치다. 지난 2014년 10월 2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역시 최근 며칠새 폭락을 거듭하며, 75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심상찮은 세계 경제] 아시아 주요증시도 폭락... 유럽발 제2 금융위기 가능성도

특히 일본 중앙은행은 최근 경기부양을 위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하지만 오히려 일본 은행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엔화 가치가 오르자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유럽 주요 은행들의 부실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유럽발 제2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국제 금융시장의 혼돈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맞닿아 있다. 이미 작년부터 중국쪽 경기 둔화 움직임은 우리 기업들의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국제 기름값이 계속해서 하락하면서 신흥국 경기도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GDP 성장률 및 고정자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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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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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고, 신흥국가에 수출 비중이 58%나 몰려있는 우리에게도 큰 위기가 오고 있는 셈이다. 이미 지난 1월 우리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5%나 줄어들었다. 6년 5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최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원유 수출시장의 공급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일 중동산 원유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 값이 26.20달러까지 떨어졌다. 작년 평균 값이 50.69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반토막이 난 것이다.

[버티기 힘겨운 한국경제] 개성공단 리스크에 최악 국면

국제유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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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저유가와 중국 등 신흥국 경기 침체는 우리 수출 기업들의 이익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줄고 있다. 기업들의 이익이 줄게되면 당장 해고 등 구조조정과 함께 고용 축소로 이어진다. 실제 삼성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들은 작년 말 인사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기업들의 고용축소는 실업률 증가와 소비 감소 등으로 이어진다. 이미 12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우리 경제는 소비 여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따라서 지난 1월 출범한 유일호 경제팀이 내놓은 첫번째 카드가 21조원에 달하는 긴급 단기 부양책이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국책연구소 A 연구위원은 "재정을 조기 투입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연장 등은 이미 최경환 경제팀에서도 써먹었던 카드"라며 "이미 세계 경제 흐름이 저성장 국면에 있는데 정부는 여전히 근시안적인 접근과 대응으로 일관하는것 같다"고 지적했다.

수출입(통관기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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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개성공단 폐쇄 후폭풍을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면서 자칫 국지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와 다른 양상의 한반도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국내 외국자본이 급격히 빠져 나갈 수도 있다. 또 미국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 등 예기치 못한 일들이 터져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과연 지금처럼 대외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개성공단 폐쇄 같은 극단적인 카드를 써야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위기를 관리해야 할 정책당국자들이 정치에 휘둘리면서 오히려 위기를 키우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B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경제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아마추어 같은 근시안적인 대책 말고,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체질 개선 그림을 내놓는 경제 리더십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태그:#개성공단, #한국경제 , #검은 금요일, #유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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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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