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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2월 16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 사흘째 당시 이헌 세월호참사 특위 부위원장의 모습.
 지난 2015년 12월 16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 사흘째 당시 이헌 세월호참사 특위 부위원장의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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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2일 오후 2시 36분]

"더 버틸 여력도 버텨야 할 명분도 없게 됐다. 그럼에도 직무를 유지하는 건 '세금 도둑'이나 다름없다."
"모범 법조인으로 살았다고 자부하는 저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하극상과 정치 공작적 인격 살인' 등 사태를 접하게 됐다."
"특조위 위원으로서 직무유기의 공범이 될 수 없다는 인식 하에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심경으로..."

이헌 특조위 부위원장(사무처장 겸직)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저동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작년 7월 조대환 부위원장의 사퇴 후, 8월 새누리당 추천을 통해 임명된 지 6개월 만이다.

그는 "특조위 내에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려 했지만 더는 버틸 능력과 명분이 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작심한 듯 '인격 살인', '세금 도둑',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심경' 등 강도 높은 발언들을 쏟아냈다. 특히 그는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에게 불만을 제기하며 "위원장 반응이, 오히려 제가 힘든 상황을 즐기시는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당은) 제가 그만둬도 신경도 안 쓴다"며 여당과는 선을 그었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여당의 압력이나, 특조위 내부 해수부 공무원과의 갈등 탓에 사퇴하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24일, 특조위에 파견된 해수부 공무원이 보수단체 대표를 부추겨 세월호 유족을 고발하게 했다는 사실이 <미디어오늘> 보도로 알려지는 등 특조위 무력화를 도운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관련 기사]
"해수부 공무원이 세월호 유가족 고발 사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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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자신의 사퇴 이유에 대해 ▲ 인사권이나 예산권 등의 본래 권한이 이석태 위원장에 의해 침해당했고 ▲ 일부 비서관이 본인에 대해 '싸이코', '좌파'라고 지칭했으며 ▲ 특조위가 조사 기간 내에 의미 있는 성과나 조사결과를 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등의 근거를 들었다.

특히 그는 "<노컷뉴스>에서 제가 (직원에게) 욕을 했다, 공금 유용을 했다는 걸 듣고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기자수첩 형식의 코너를 통해 "(특조위) 한 고위 인사의 경우 직원을 모욕 줘서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한다", "공금도 사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는 등 내용을 보도했다(관련기사 보기).

이 부위원장은 오는 15일 열리는 특조위 전원위원회에서 공식 사퇴할 예정이다. 이 부위원장이 사퇴하게 되면 특조위 내부 여당 추천 위원은 한 명도 없게 된다. 그는 이와 관련, 간담회에서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제 책임이 없다고는 말 못 한다", "유족들 뜻을 따르지 못해 미안하다"고 발언했다. 이 부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일부는) 유가족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이었다, 굉장히 실망했다"고 거듭 밝혔다.

이헌 부위원장은 "이 시점에서 상설 특검법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조위 해체를 주장했다. 그는 "다른 의원들도 자진해서 사퇴하고 해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여기(특조위)에다 더 국가 예산을 들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특별법은 여야의 정치적 타협으로 만들어진, 근본적으로 잘못된 법"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와 관련 특조위 관계자는 "이헌 부위원장이 특조위를 '반정부 투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정치적 발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주장도 허구다"라며 "특조위를 위해 (이헌) 사무처장이 한 일은 거의 전무했다"라고 밝혔다.

특조위 관계자는 이어 "사퇴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시점에 돌발적으로 일어난 사퇴다, 실질적인 내용은 경질로 봐야 한다"며 "최근 정부 파견 공무원은 물론 자신의 비서관과의 갈등이 기사화되면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태그:#이헌 사퇴, #특조위 사퇴, #부위원장 사퇴, #이헌, #특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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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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