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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에 도전하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4.13총선에 도전하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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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까지, 광주에서 4.13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총 28명. 이 중 20대는 단 한 명이다. 바로 다음 막내(?)는 30대를 뛰어넘어 만 44세의 71년생 후보들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이 아닌 후보도 찾기 힘들다. 28명 중 제 3정당 소속 후보는 두 명(정의당)에 불과하다. 성별 또한 대부분 남성이다. 28명 중 여성은 네 명뿐이다.

20대, 제 3정당, 여성, 이 세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비주류 교집합 후보'가 있다. 문정은 광주 광산을 예비후보다. 만 29세인 문 후보는 정의당 소속 여성 후보다.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에서 만난 문 후보는 "위험할 수도 있는 발언인데"라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광주 정치를 평가했다.

"광주 정치는 보수적이다. 이념적으로 보수적이라기보다,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고 외연 확대가 안 된다는 것이다. 광주가 늘 진보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광주야말로 30년 동안 한 정당이 기득권을 잡고 독점 정치를 해온 곳이다. 그 공간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대변되지 못한 것이다. 사회·경제적으로 소수자인, 여성·청년·장애인·성소수자 등의 이야기가 다 묻혀왔다."

성공회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문 후보는 2013년 천호선 대표 시절 정의당 부대표를 지냈고, 얼마 전까지 대변인과 비서실장을 맡았다. 앞서 2014년 7.30재보선 때도 정의당 후보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7.30재보선 때 슬로건이 '정의당으로 야당교체, 문정은으로 세대교체'였다. 광주에서 정치를 하러 내려오자마자 느꼈던 가장 큰 부담은 이런 큰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권교체를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거대담론 속에 묻힌 삶의 문제"

4.13총선에 도전하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4.13총선에 도전하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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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정권교체, 광주정신, 호남혁신 등의 거대 담론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거대 담론이 광주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광주에서 구체적 삶의 문제를 대변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광주에 청년 정치인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거대 담론 속에서) 거대야당, 남성, 중년, 중량감 등이 이 지역 정치인의 조건이었다. 광주 청년들이야말로 정말 오갈 데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청년 정치의 담론도 없고, 청년 당사자의 도전도 전무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광주의 청년은 거의 정당의 정치적 볼모로 전락했다. 그동안 정치인이 꼭 대변해야 하지만, 거대담론 때문에 관심받지 못한 주제들을 선거에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 과제 중 하나가 젊은이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이고, 당사자 후보인 저의 강점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여성 후보로서 최근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관련 기사 : 김을동 의원의 '막말', 놀랄 것 없다)을 두고 "지금보다 더 지탄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김을동 의원은 지난 3일 이번 총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여성 예비후보들 앞에서 "여성이 너무 똑똑한 척을 하면 굉장히 밉상을 산다. 약간 좀 모자란 듯 표정을 지으면 된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문 후보는 "당연히 그 상황에서 문제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 건데, 새누리당은 그걸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김 의원의 발언도 문제지만, 그 자리에서 아무도 항의할 수 없었다는 게 더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말 때문에, 새누리당의 여성들은 한순간에 바보가 돼 버렸다. 그동안 새누리당의 여성들은 전부 '얼빵한' 표정을 짓고 시민들에게 한 표를 요청했다는 것 아닌가. 왜 여성들은 똑똑하면 안 되나. 왜 새누리당은 여성들이 똑똑한 걸 두려워 하나. 여성들의 정치적 목소리가 커지는 게 그렇게 두렵나."

아래는 이날 문 후보와 나눈 대화를 요약한 것이다.

"권은희·이용섭, 야당 혁신 위해 뭐했나"

4.13총선에 도전하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4.13총선에 도전하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5일 광주 광산구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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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나이에 정치를 시작한 까닭은.
"많은 정치인이 '직업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지금 정치하는 분들을 보면 정치를 명예나 권력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직업인으로서 소명을 가진 전문 정치인이 대한민국에 부족하다. 공공기관, 사기업에서도 신입사원을 뽑는데, 우리 정치판은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구조가 허약하다. 신입사원은 조직의 지속 가능성과 창의성을 담보하고 사회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재산이다. 우리 정치는 이러한 신입사원이 너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뽑고 기를 안정적인 틀도 없다. 이런 고민을 예전부터 했고, 일찍 정치를 시작해서 책임감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었다."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세력 다툼 속에서 광주에서 정의당의 입지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힘 짱짱한, 덩치 좋은 두 야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치열하게 광주 한복판에서 싸우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유권자와 언론의 관심이 그곳으로 쏠리지 않겠나. 지역구를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다 보면, 정의당 후보인 저에게 그 두 당의 행보를 물어보기도 한다(웃음). 하지만,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 속에서 정의당에 기대하는 부분도 생기는 것 같다. 두 정당은 아직 공천갈등이란 과정이 남아 있을 테니, 정의당이 이럴 때 더 선명하게 민생문제를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들리고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

- '현역' 권은희 의원(국민의당)과 '복당' 이용섭 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쟁 상대다.
"야당 혁신을 위해 두 분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며 제3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권 의원은, 이전 당 안에 있을 땐 무얼 했나. 과거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속에서 권 의원이 걸었던 길을 존경하고 지지하지만, 이번 국민의당, 국민회의 사이에서 보인 갈지자 행보는 광주시민 가슴에 대못을 박은 행위다. 이 전 의원 또한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탈당한 사람 아닌가. 국회의원직이 시장 자리를 위한 볼모인가. 이 전 의원은 시민 혈세 낭비하지 말고, 오롯이 시장 준비만 했으면 좋겠다."

"'외모 이슈 '조은비, 안타까워"

4.13총선에 도전하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3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시민문화제에 참석해 6m 소녀상 앞에 촛불을 놓고 있다.
 4.13총선에 도전하는 문정은 정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3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시민문화제에 참석해 6m 소녀상 앞에 촛불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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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조은비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외모와 관련해 이슈가 되고 있다. 같은 여성 예비후보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
"여성 정치 지망생인 조 후보가 그런 방식으로 활용되고, 소비되는 게 안타깝다. 이후에 정치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저도 거리에 나가보면 여러 불합리한 상황과 맞닥뜨린다. '애인은 있느냐', '결혼이나 하고 와라', '옆의 수행원은 애인이냐' 등 젊은 여성 정치인에게 이런 보수적인 시각이 적용되는 게 사실이다."

- 지난 3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시민문화제 참석했다(관련 기사 : 5월광장 앞 6m 소녀상 "할매, 우리가 다 기억하제라"). 사실 선거 때면 사람 만나고 다니느라 바쁠 텐데, 문화제에 참석한 까닭은.
"당장 당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넘어, 정치의 역할을 고민했다. 그런 문제에 깊이 공감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답을 내놓는 게 정치 아닌가. 문화제 현장이 제 지역구도 아니고, 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뿌릴 수도 없지만, 그곳에서 오히려 나 자신이 정치를 왜 하는지 다짐할 수 있었다."

-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주거, 교육, 육아, 결혼 등 청년 담론이라 일컬어지는 것들이 청년 만의 문제가 아니란 걸 이야기하고 싶다. 이러한 문제가 청년 세대의 문제로만, 젊은 후보의 목소리로만 치부되는 것을 넘고 싶다. 이러한 생각을 잘 담아낸 선거 구호를 고민 중이다."

-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계획이 있다면.
"정치 자영업자 혹은 비정규직 정치인이 아닌 정규직 정치인이 되려고 한다. 우리가 좋은 나라라고 말하는 선진국들을 보면 이미 이른 나이부터 정치를 시작해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명예직 정치인이 아닌 전문성, 도덕성, 책임감을 갖춘 지속 가능한 젊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


태그:#문정은, #정의당, #청년, #여성,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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