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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전 의원 겸 변호사가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총선에 용산에서 출마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강 전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용석 전 의원 겸 변호사가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총선에 용산에서 출마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강 전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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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출마선언문을 읽었다."

강용석 전 의원이 31일 20대 총선 출마선언을 마치며 한 말이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용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말처럼 출마선언은 쉽지 않았다. 당초 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려 했다. 그러나 당사 안으로 발을 들여놓지도 못했다. 당사를 지키던 경비 소대장은 "출입을 통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에서) 국회서 하시라고 한다"라고 그의 출입을 막아섰다.

2010년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당에서 제명당한 뒤, 최근 한 유명 여성 인터넷 블로거와의 불륜 의혹까지 받고 있는 그에 대한 당의 시각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용태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지난 25일 열린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강 전 의원의 재입당이 우리 당에 해를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모아질 경우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행하겠다"라고 말한 바도 있다.

국회에 도착해서도 기다림은 계속됐다. 결국 그는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의 도움을 얻어서야 국회 정론관에 설 수 있었다. 여의도 당사에서 출입을 거부당한 지 1시간 이상 흐른 뒤였다.

"시당 자격심사 관계 없다", 당 지도부와 입당 논의 됐나?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재입당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강 전 의원은 "(재입당 여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며 서울시당에서 자신의 입당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당 사무총장이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의와 최고위원회의 보고를 거쳐 추천하여 입당원서를 제출한 자는 시도당의 당원자격심사에도 불구하고 입당이 확정된 것으로 보고 당원명부에 즉시 등재하여야 한다"는 당규 6조 2항을 예로 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즉, 서울시당의 당원자격심사와 관계 없이 당 지도부와 이미 합의를 봤다는 뉘앙스였다.

"향후 재입당 실패시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여러 번 말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하진 않는다, 무소속 출마를 한 번 해보면서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그렇다면 당 사무총장이나 지도부와 이에 대한 상의를 한 것이냐", "재입당에 대한 확답을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그 사람들을) 다 말해야 하느냐, 내일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보시면 된다"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오히려 "정치에서 그런 걸 다 밝히고 그러느냐, 결과를 보면 되는 것 아니냐, 그 규정에 따라 복당하신 분들이 꽤 된다"라며 해당 질문을 한 기자에게 핀잔을 주기도 했다. "(재입당이 확정된) 최고위 이후 출마선언을 하면 되지 않았겠나"라는 질문에는 "(새누리당) 모든 당직자들이 '통상일정'이라 오늘 하면 언론에 기사가 크게 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의 거친 답변 태도는 계속 이어졌다. 그는 "왜 전 지역구인 마포가 아닌 용산으로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마포에서) 한 번 되고 두 번 떨어졌는데 뭐라고 말씀드려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현재 용산을 지역구로 둔 진영 새누리당 의원과는 상의를 해봤느냐"는 질문에도 "그것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나, 상의하면 반갑게 내가 이제 떠날 때가 됐다고 하는 의원이 있나"라고 답했다.

거친 답변 태도 변명하며 "새누리당 정체성에 대해 느끼는 분노다"

강 전 의원은 자신의 거친 답변 태도에 대해서 "지금 새누리당의 정체성에 대해 느끼는 분노다, 그렇게 양해해달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분노는 자신의 재입당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출한 김용태 서울시당위원장을 향해선 더 강하게 표출됐다. 강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을 향해 "새누리당을 떠나라"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먼저, "1988년 밀입북 혐의로 10년 옥살이를 한 서경원 전 평민당 의원의 아들이나 전북 지역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원을 하고 있는 사람도 새누리당으로 출마하겠다고 해 입당을 허용하는 마당"이라며 "수많은 방송에서 새누리당의 입장을 선전하고 그를 설득시키려고 한 내가 보수적 정체성에 가장 적합한 인사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입당을 막겠다는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또 "김용태 위원장은 지난 16일 '지금 서울에서 새누리당 간판은 득이 아니라 짐일 뿐'이라고 발언했는데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 발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라며 "새누리당 간판이 짐이라 생각한다면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으로 출마할 이유가 없다, 새누리당을 떠나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메르스 사태 당시 '박원순 시장은 (메르스 대응에) 성공했고 정부는 실패했다'라고 했다"라며 "김 위원장에게 아직도 그 평가를 맞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그 평가가 맞다고 본다면 박원순 시장에게 가서 붙으라"라고도 덧붙였다.

서울시당의 부정적 입장이 최근 불거진 불륜 의혹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확인된 바 없는, 인터넷 언론에서 사진 몇 장 갖고 하는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루머를 만들어 출마를 못하게 할 수 있는 사람 수도 없이 많다, 법적으로 문제된 게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사고뭉치로 오해와 절망 감내했지만 포기하거나 우회하지 않았다"

한편, 강 전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잊지 못할 청춘의 무대가 바로 용산"이라며 용산에 출마하는 까닭을 밝혔다. 자신이 군 복무 기간의 대부분을 용산에서 보냈고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용산구민으로 살았다는 설명이 붙었다.

무엇보다 그는 "여의도 정치를 떠나 있었지만 한시도 정치를 잊지 않았다"라고도 말했다.

당에서 제명된 후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사고뭉치로 언론에 오르내리며 오해와 절망을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 몇 곱절 많았음에도 무리수를 두어 정면돌파를 택할지언정 포기나 우회를 선택지에 올리지는 않았다"라며 "돌아보면 인간적으로 단단해지고 제가 가야 할 길이 점점 명확해지는 과정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몇 년, 변호사와 방송인, 칼럼리스트, 강연자 등 다양한 직업들을 경험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각계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교과서 삼아 공부하는 특별한 인생수업이었다"라고도 규정했다.



태그:#강용석, #총선, #도도맘, #새누리당,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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