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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에 사상 초유의 수하물 대란이 발생하면서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10년 연속 1위에 가려진 이면이 드러났다.

정부는 제어장치 오류와 사고 초기 현장대응 미흡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했지만, 여객처리능력을 초과한 탓이 크다. 인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은 4400만 명인데, 지난해 4928만 명을 돌파했다. 제2여객터미널 준공이 2015년에서 2017년으로 지연됐기 때문이다.

여객처리 능력만이 문제가 아니다. 인천공항의 환승률은 2013년 18.7%에서 지난해 15.2%로 3.5%포인트 떨어졌다. 아울러 인천공항의 국제선 출발 편 기준 '항공기 정비 불량으로 인한 결항률'은 2010년 8.3%에서 2014년 17.8%, 2015년 1분기 26.1%로 상승했다.

'낙하산 사장'이 만든 인천공항의 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3일 발생한 수하물 처리 기능 마비 사태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여객과 수하물이 아침 피크(최고조)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처리 시설에 일부 과부하가 걸렸다"고 5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3일 발생한 수하물 처리 기능 마비 사태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여객과 수하물이 아침 피크(최고조)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처리 시설에 일부 과부하가 걸렸다"고 5일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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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서비스 평가 1위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들이 가려져있다. 수하물 대란, 항공기 정비 불량으로 인한 결항률 상승, 환승률 하락 등은 제2여객터미널 준공 지연과 항공정비단지 부재와 같은 '적기 인프라 투자 실종'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리고 인프라 투자가 제 때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인천공항공사의 리더십 부재에 있다. 2014년 10월에 임기 3년을 다 채우겠다며 취임한 박완수 전 사장은 20대 총선 출마를 이유로 지난해 12월 사퇴했다.

그전 2013년 6월에 취임한 정창수 전 사장 또한 강원도지사 출마를 이유로 2014년 3월 사퇴했다. 취임 후 1년도 채 안 된 시점이었다. 정부의 '낙하산 사장' 임명과 공직선거 출마로 인한 사퇴 반복은 인천공항공사의 리더십 부재와 적기 투자 실종을 불러왔다.

그래서 두 전임 사장이 임기를 다 채우고 공사 경영에 전념했더라면, 이채욱 전 사장 시절에 2017년으로 연기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공사 준공이 당초 계획처럼 2015년에 이뤄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때문에 이번 7대 사장 공모를 앞두고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고, 인천공항을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키울 전문성과 결단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선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 정책의 실패를 교훈 삼아 '적기 인프라 투자를 추진할 인물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새 사장 후보로 압축된 인물들을 보면,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국내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7대 사장 공모에 전직 정부 관료, 기업 CEO, 예비역 장성, 대학교수 등 30여 명이 지원했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최종 2명으로 압축해 지난 28일 청와대에 보고했다. 이제 남은 것은 청와대 결정이다.

최종 후보 2명은 정일영 전 교통관리공단 이사장과 오창환 공군 예비역 중장이다. 정일영 전 이사장은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으로 행정고시(23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교통정책과 항공정책 실장을 지냈다. 오창환 예비역 중장은 예편 후 상지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인천공항공사 사장 공모에 두 번씩이나 지원해 탈락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의 예측대로라면 이번 설 연휴에 개항 이후 최대 이용객이 몰려 공항에 과부하 발생이 우려된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인 2명이 3층 출국장을 뚫고 밀입국하는 보안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국제공항공사,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인천국제공항,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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