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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2월 26일, 일본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지난 2013년 12월 26일, 일본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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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법원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위헌 소송을 기각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28일 오사카 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아베 총리의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판결이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앞서 사회 각계의 765명은 지난 2014년 4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정교를 분리하도록 정한 헌법을 위반하고, 동북아의 긴장 고조로 평화적 생존권이 침해되었다며 향후 참배 금지와 함께 1인당 1만 엔(약 10만2천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오사카 지방재판소에 제기했다.

아베 총리는 1차 내각을 이끌었던 2006년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지만, 2차 내각 대신 취임 후 2013년 12월 일본 현직 총리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이후 7년 만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바 있다.

원고는 아베 총리가 관용차를 타고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했고,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헌화한 것이 "국가나 그 기관은 어떤 종교적 활동도 하면 안 된다"라고 정한 헌법 20조의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군국주의를 발전시켜 전사를 미화한 신사의 역할을 승인하는 것으로, 헌법 9조(평화헌법) 개정 추진을 포함해 전쟁 준비행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개인 자격의 참배는 직무 행위가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야스쿠니신사 측도 "참배 행위가 타인의 신앙이나 생활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베 총리를 두둔했다.

위헌 판단 없이 기각... "논란 회피했다" 비판

이날 사토 데쓰지 오사카 지방재판소 재판장은 "총리의 참배가 원고의 신앙을 방해하거나 압박했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동북아 긴장 고조로 평화적 생존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권리로 인정될지 의문이기 때문에 배상을 요구할 수 없다"라고 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위헌 여부는 판단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회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원고의 변호인 단장 카시마 히로시 변호사는 "판결 내용은 아베 총리의 참배 이유를 대변하고 있다"라며 항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부의 주장이 인정된 것"이라고 환영했다. 또한 아베 총리의 관용차 사용에 대해 "총리의 사적 일정도 있지만, 보안상의 긴급 대응을 고려해 관용차가 아닌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상정할 수 없다"라며 "관용차를 사용했다고 해서 참배가 공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소송은 2014년 10월 또 다른 원고 633명이 도쿄 지방재판소에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오사카 지방재판소의 판결이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대 판결은?

일본 법원은 지난 2006년에도 최고재판소(대법원)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위헌 소송에서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기각한 바 있다. 이번 오사카 지방재판소의 판결은 최고재판소의 판례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최고재판소는 "총리의 참배로 원고의 권리가 침해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고재판소 판결에 앞서 하급심에서는 2004년 4월 후쿠오카 지방재판소와 2005년 9월 오사카 고등재판소(고등법원)가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헌법이 금지하는 종교적 활동에 해당한다"라며 위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또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1985년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오사카 고등재판소가 "위령의 목적이 있더라도, 객관적으로 종교 활동의 성격을 부정할 수 없다"라며 위헌을 지적했다.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제국주의가 일으킨 크고 작은 주요 전쟁에서 사망한 이들의 영령을 신격화해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천여 명이 합사되어 있다.


태그:#야스쿠니신사, #아베 신조, #정교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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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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