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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문을 두드리며 가슴이 조금 떨렸다. 지난 14일, 녹색당 당원 기자단으로서 첫 취재를 위해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들의 프로필 촬영 현장에 갔다.

11시가 조금 넘어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이미 도착한 후보들은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계삼(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 아래 비례후보)씨가 분장실에서 막 옷을 갈아입고 나와 "이거 옷이 너무 찡기는데?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말하자 김수민(녹색당 언론홍보기획단장)씨가 "그건 찡기는 게 아니라 '핏(fit)'한 거다"라며 핀잔을 줬다.

말쑥한 정장을 걸친 그는 조금 어색해 보였다. 지난해 12월 17일 정동에서 밀양투쟁 10주년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그는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날 입은 빨간색 조끼가 더 어울리는 그였지만, 빳빳한 정장도 그의 해맑은 미소를 감출 수는 없었다.

 가장 먼저 촬영을 하게 된 이계삼씨. 그의 표정은 항상 밝다.
 가장 먼저 촬영을 하게 된 이계삼씨. 그의 표정은 항상 밝다.
ⓒ 움트다 조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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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복직,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여러 투쟁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해온 노순택, 정택용 작가가 오늘의 작업을 맡았다. 두 사람은 최근에 녹색당에 입당한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의 부탁으로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두 작가는 얼마 전 팽목항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품을 찍으러 가는 버스에서 녹색당의 정책과 비례후보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 <숨통이 트인다> 를 읽었다고 한다. "기본소득, 에너지 정책 등 다양한 의제 모두 원리원칙적이지만 공격적이지 않은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라며, "그 책에 쓰인 것이 정말 녹색당의 가치라면 그런 세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헌정상 최연소 의원 노리는 후보도

김주온 비례대표 예비후보 촬영에 앞서 간단한 분장을 하고 있다. 이날 촬영은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당원들이 메이크업, 취재 등에 각자의 재능을 기부하며 이루어졌다.
▲ 김주온 비례대표 예비후보 촬영에 앞서 간단한 분장을 하고 있다. 이날 촬영은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당원들이 메이크업, 취재 등에 각자의 재능을 기부하며 이루어졌다.
ⓒ 움트다 조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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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온(비례후보)씨는 어제 촬영을 위해 정장을 샀다고 하는데 수선할 시간이 없어 긴 바짓단을 접어 올렸다. 그녀는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에서 기본소득 운동을 몇 년째 해오고 있다. 올해 1월 1일 국회의원 피선거권을 획득한 김주온씨는, 이번에 당선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을 깨고 대한민국 헌정상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다.

 2014년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촬영한 황윤감독
 2014년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촬영한 황윤감독
ⓒ 움트다 조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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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촬영을 마치고 인근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동물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찍는 황윤(비례후보)감독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그녀의 점심 메뉴는 고기와 계란을 뺀 비빔밥. 나도 신년 목표로 채식을 지향하기로 마음먹은지라 같은 메뉴를 골랐다.

그녀는 "한국에서는 채식인에게 선택지가 적어요, 유럽에서는 일반식당에서도 비건을 위한 식단이 있고 메뉴판에도 아예 표시가 돼 있어서 베지테리언으로 살아가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거든요"라고 말했다.

비육식 선택권은 특히 군대나 학교의 급식에서 심각하게 제한된다. 육식을 하거나, 아니면 밥에 김치만 먹어야 하는 현실. 생명을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장식축산과 지나친 육식 위주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2015년도에 개봉한 그녀의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다양한 포즈를 보여준 신지예 예비후보. 문득 그녀가 즐겨봤었다는 '도전슈퍼모델'을 보고 싶어졌다.
 끊임없이 다양한 포즈를 보여준 신지예 예비후보. 문득 그녀가 즐겨봤었다는 '도전슈퍼모델'을 보고 싶어졌다.
ⓒ 움트다 조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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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가 끝나고 시작된 오후 촬영에서는 후보 저마다의 녹색스러움을 훔쳐볼 수 있었다. 국회의원 프로필 촬영이라기보다는 '하이틴 화보'를 촬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섯 명의 후보 중 신지예(예비후보)씨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수줍어하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자연스레 여러 포즈를 보여줬다. 촬영이 끝나고 물어보니 따로 연습한 적은 없지만 '도전 슈퍼모델'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봤었다고 한다. 그녀는 대안학교인 하자 작업장학교에서 공부했고, 사회적 기업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도시에서 청년들의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있는 '오늘 공작소'의 대표다.

파인애플이 되버린 이계삼 예비후보 이계삼씨의 표정은 언제나 해맑다
▲ 파인애플이 되버린 이계삼 예비후보 이계삼씨의 표정은 언제나 해맑다
ⓒ 진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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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가지고 온 녹색아이템도 흥미로웠다. 황윤 감독은 개구리 인형을 데려왔다. 구자상 예비후보는 스트라이프 무늬의 녹색 타이를 했다. 이계삼씨는 바쁘셨나보다. 그는 두리번 거리다 스튜디오에 있는 작은 화분을 들었다. 그를 둘러싸고 해바라기와 나뭇잎을 들고 찍은 사진이 인상적이었는데, 사진을 본 지인은 "밀양 할매들이 국회의원 되라고 이계삼이 올려보냈는데, 파인애플을 만들어 나뿟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촬영은 네 시가 조금 넘어 끝났다. 녹색당의 가치를 지지하는 이들의 정성이 어우러진 촬영이었다. 평범한 당원들이 메이크업을 도와주고 현장을 기록하며 웃음이 끊기질 않는 즐거운 촬영이었다.

황윤, 김주온, 이계삼, 신지예, 구자상 다섯 명의 후보들은 지난 두 달 동안 전국 곳곳에서 <숨통이 트인다> 북콘서트를 통해 녹색의 가치를 외쳐왔다. 이 촬영은 5명이 함께하는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4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들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녹색당 5인의 비례대표 예비후보 한 당원은 이 사진을 보고 '대한민국 정치사상 역대급 국회의원 프로필'이라고 언급했다.
▲ 녹색당 5인의 비례대표 예비후보 한 당원은 이 사진을 보고 '대한민국 정치사상 역대급 국회의원 프로필'이라고 언급했다.
ⓒ 움트다 조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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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녹색당 당원 기자단입니다. 본 글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게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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