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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는 이달 3일 발생한 수하물 처리 기능 마비 사태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여객과 수하물이 아침 피크(최고조)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처리 시설에 일부 과부하가 걸렸다"고 5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달 3일 발생한 수하물 처리 기능 마비 사태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여객과 수하물이 아침 피크(최고조)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처리 시설에 일부 과부하가 걸렸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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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인프라 투자를 제때 하지 않은 게 결국 화를 불렀다. 지난 3일 오전 발생한 인천국제공항 수하물 대란은 4일 저녁이 돼서야 일단락됐다.

동계 성수기를 맞이한 인천공항에는 지난 3일 2001년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인 여객 17만 명이 몰렸다. 이로 인해 수하물 처리시설에 과부하가 걸려 항공기 159편이 늦게 출발했고, 수화물 약 5200개를 싣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아래 공사)는 4일 오후 6시 SQ016편을 끝으로 수화물 대란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사고 발생 전 동계 성수기에 여객이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사는 동계 성수기 여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여객기 운항은 6.6% 증가해, 하루 여객 수와 여객기 운항횟수에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 12월 23일부터 2016년 3월 1일까지 총 1074만 명, 하루 평균 15만 3500여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0일에는 하루 이용객이 17만 7000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공사는 '12월 23일~3월 1일'을 동계 성수기 특별운영기간으로 정했다. 이호진 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동계 성수기 기간 공항 운영 특별대책을 수립해 여객 편의를 도모하고, 무엇보다 안전에 이상이 없게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출국 여객 집중에 따른 체크인카운터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국적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체크인카운터를 조기 운영하고, 현장에 숙련 인력을 배치하게 했다. 특히, 여객이 집중되는 오전 7~10시에 자동탑승권발급과 자동수하물위탁, 자동출입국심사 이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출국장 여객을 분산, 출국 수속이 원활하게 이뤄지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객처리능력을 500만 명 이상 초과한 여객은 과부하를 불러왔고, 과부하는 결국 수화물 대란으로 이어졌다. 사고 당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공항을 방문해 '공항 마비'의 원인으로 지목된 수하물처리시스템(BHS)을 점검했다. 국토부는 원인 규명에 집중할 계획이라 밝혔는데, 인프라 투자를 제때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비켜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객 1000만 명 초과, 제2여객터미널 개장 앞당겨야

인천국제공항은 2014년에 여객 45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여객처리능력 4400만명을 이미 초과했다. 지난해 초과 여객은 528만명이고, 2017년에는 57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7년말까지 여객처리능력을 6200만명으로 확장하는 3단계 공사(=제2여객터미널)는 2015년 12월 기준 47.2%다.
▲ 인천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은 2014년에 여객 45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여객처리능력 4400만명을 이미 초과했다. 지난해 초과 여객은 528만명이고, 2017년에는 57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7년말까지 여객처리능력을 6200만명으로 확장하는 3단계 공사(=제2여객터미널)는 2015년 12월 기준 47.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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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5단계 공사 중 2단계 공사를 마친 인천국제공항의 여객처리능력은 4400만 명이다. 그런데 실제 여객은 2014년에 이미 4500만 명을 돌파했고, 2015년에는 4928만 명을 기록했다. 공사는 2015년에 45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1년 전 이미 달성했다.

인천공항의 여객처리능력 과부하는 정부가 2015년으로 예정된 3단계 공사(제2여객터미널, 여객처리능력 6200만 명)를 2017년으로 늦추면서 발생했다. 공사는 3단계 공사 공정률이 2015년 12월 말 기준 47.2%라고 밝혔다.

3단계 공사가 늦춰지자, 공사는 늘어나는 여객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2013년 12월 국내선 카운터를 1층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국제선 카운터 19개를 증설했다. 또 출국장 입구를 확장해 3단계가 공사가 완료되는 2017년 말까지 여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과부하를 이기지 못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2017년 말 제2여객터미널을 개장하기 전까지 모두 네 차례의 성수기가 예정돼 있고, 여객이 현 추세로 매해 약 8% 증가하면, 2017년에 5700만명을 넘어선다. 2018년 2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제2여객터미널과 항공기 계류장, 공항철도 연장을 골자로 한 3단계 공사를 2017년 상반기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2012년부터 줄기차게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공사 또한 사장이 툭하면 바뀌어 '적기 투자'를 위한 정부 정책과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3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4400만 명인 여객처리능력이 6200만 명으로 증가하고, 화물처리능력도 현재 450만 톤에서 580만 톤으로 늘어난다. 화물처리능력 증대는 한중FTA(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증가할 '중국 발 직접구매'와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방식의 서비스)'시장에 대비하는 일이다.

최정철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인천공항공사가 2년간 공항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자동탑승권발급(Self Check-in)과 자동수하물위탁(Self Bag Drop), 자동출입국심사 이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출국장 여객을 분산시키려 노력한다 해도, 여객처리능력 대비 실제 여객이 1000만 명 이상 많으므로 3단계 공사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시험 운영을 위해 적어도 2017년 상반기까지 완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되면 제2여객터미널도 과부하 전망

인천공항의 두 번째 과부하 위기는 2018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평균 여객 증가율 8%를 반영하면 2018년에 6200만 명에 육박할 전망이고, 평창동계올림픽 특수까지 고려하면 62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3단계 공사를 마친 인천공항의 여객처리능력은 6200만 명이기에, 또 다시 포화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4단계 공사를 최소한 2019년 말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4단계 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2단계와 제4활주로를 건설해 연간 여객처리능력을 8000만 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현재 연평균 증가율 8%를 반영하면, 여객은 2018년 6200만 명, 2019년 6696만 명, 2020년 7232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즉, 4단계 공사가 최소한 2019년까지 완료되지 않으면, 2020년부터는 심각한 공항 혼잡이 다시 발생하고 포화상태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올해 4단계 공사 설계와 착공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중국은 인천공항과 경쟁하고 있는 베이징공항의 여객처리능력을 2025년까지 1억 3000만명으로 키우고, 홍콩첵랍콕국제공항을 1억명 공항으로, 허난성 정저우 국제공항을 6000만명으로 확장하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 맞춰 항공정비단지 필요

공항 시설인프라 투자 못지않게 항공기 정비인프라 투자 또한 중요하다. 현재 인천공항에는 국내외 항공사 88개가 도시 194개를 취항하고 있다. 하루 비행이 1000편이 넘는다. 즉,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취항 항공사와 도시, 여객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지는 것이다.

항공 안전을 위해 공항이 커지는 만큼 정비 산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인천공항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사 항공기와 동맹 항공사 항공기에만 중정비서비스 이상의 정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항공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외국 항공사는 중정비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고, 내년에 JS에비에이션이 격납고를 가동하면 일부 가능할 예정이다.

최정철 교수는 "현재 하루 항공편이 1000편이 넘고, 2017년 말에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한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항공정비 특화단지를 조성해 운항정비, 중정비, 엔진정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국제공항, #국토교통부, #인천공항 수하물 대란, #인천국제공항공사, #제2여객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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