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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영화 속으 주인공처럼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커플(전주한옥마을 경기전)
 한복을 입고 영화 속으 주인공처럼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커플(전주한옥마을 경기전)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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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여 이틀 동안 집에서 뒹굴다가 온 가족이 전주한옥마을에 가기로 했다. 1월 3일 오전 8시, 우리 가족은 내가 운전을 하는 승용차를 타고 전주로 출발했다. 짙은 안개가 끼어 고속도로를 달리는 데 다소 애를 먹었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는 지척을 분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자욱했다. 조심조심 운전을 하여 3시간 만에 무사히 전주한옥마을에 도착했다.

전주한옥마을 입구
 전주한옥마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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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에 도착하자 안개도 걷히고, 햇빛까지 화사하게 내리 쪼여 마치 봄날을 연상케 했다. 우리는 공영주차장 앞 <전주한옥마을>이란 글씨가 새겨진 선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컷 했다. 이곳은 2016년 새해 들어 우리 가족이 첫 사진을 찍는 명소로 영원히 기억이 될 것이다. '한지길'로 접어들자 그림 같은 한옥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소리문화관, 전주공예명인관, 전주전통술박물관, 여명카메라박물관 등을 숨바꼭질을 하듯 드나들며 걸어갔다.

전주한옥촌에는 현재 700여 채의 한옥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의 한옥은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면서 새로 짓거나 보수하는 과정에서 한옥고유의 내부구조와 대문 등이 많이 변질되어 있다. 정부는 1977년부터 이 일대를 '한옥보존지구'로 지정, 한옥 외의 다른 건물을 건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전주한옥마을. 정감이 가는 한옥 골목길
 전주한옥마을. 정감이 가는 한옥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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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까다로운 건축규제로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잘 팔리지도 않는 애물단지를 안고 살아가야 했다. 그러나 2010년 국제슬로시티연맹에서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부터 연간 약 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이에 전주한옥마을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거듭나게 되었고 땅값은 금값으로 치솟고 있다고 한다.

전주한옥마을 규모를 서울의 북촌이나, 남산골한옥마을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규모도 훨씬 크지만 찾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 2015년 한 해 전주를 방문한 사람들이 887만여 명(전주시청 통계자료)이나 된다니 참으로 놀랍다.

2013년 743만여 명보다 무려 140여만 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지난해에 메르스 영향을 받지 않았더란 1천만 명을 돌파했을지도 모른다. 2006년 253만여 명보다 무려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니 과연 한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도시가 전주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조선옥의 전주비빔밥
 조선옥의 전주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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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하여 시장기를 느낀 우리는 먼저 전주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보았던 조선옥이란 간판이 보였다. 오늘 밤 묵을 한옥집에 전화를 걸어서 우리가 조선옥 앞에 있다고 했더니 그 집 비빔밥도 맛이 있다고 하여 우리는 조선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조선옥 비빔밥은 기대치 이하였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 여행은 태조로를 걷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태조로는 풍남문에서 오목대에 이르는 약 550m의 고풍스런 도로다. 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태조로를 걷기 시작했다. 태조로는 한옥마을에서 가장 큰 길이자 거리가 옛 조선 시대로 회귀하는 듯한 풍경을 갖고 있다. 넓은 도로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인파들이 몰리고 있었다.

전주한옥마을 태조로를 꽉 메운 여행자들(2016년 1월 3일)
 전주한옥마을 태조로를 꽉 메운 여행자들(2016년 1월 3일)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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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맛, 눈물맛, 폭탄맛... 먹거리 체험

더욱 놀란 것은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젊은이들이란 점이다. 젊은 청춘 남녀들이 한복을 입고 다정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에 좋다. 고풍스런 기와지붕이 연달아 이어진 구불구불한 길을 한복차림으로 걷는 모습은 먼 옛날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느낌이 든다.

기생모자를 쓴 어여쁜 아가씨들, 몽룡이 복장을 한 도련님들, 아, 남자들이 여자한복을 입고 우스꽝스럽게 걷는 모습도 있다. 그 모습을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거리와 담벼락, 기와지붕 밑 곳곳에서 한복을 입고 한껏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마치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나 한복 패션쇼를 방불케 한다.

한복을 입고 이몽룡과 춘향이가 된 듯 멋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젊은이들
 한복을 입고 이몽룡과 춘향이가 된 듯 멋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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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여장을 하고 걸어가고 있다(기생모자를 쓴 사람들은 모두 남자다)
 남자들이 여장을 하고 걸어가고 있다(기생모자를 쓴 사람들은 모두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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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로를 걷는데 왠지 마음이 포근하고 행복해진다. 한복이 주는 포근함이 몸과 마음에 스며든 탓이리라. 한복대여소에서 한복을 1시간 대여하는 데 5천 원 정도라고 한다. 큰 부담도 없을 것 같다. 우리 온 식구도 한복을 빌려 입자고 했더니 아내가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꼭 한 번 입고 고풍스런 거리를 활보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태조로 일대는 주말에 차 없는 거리를 실시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더욱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 고풍스런 한옥 길 양 옆에는 길거리음식점이 줄줄이 서 있어 군것질을 하며 걷기에 딱이다! 우리는 길거리음식점 문꼬치 집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소스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문꼬치
 소스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문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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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 문꼬치 맛도 죽을맛, 눈물맛, 폭탄맛, 매운맛, 순한맛이 있단다. 죽을맛과 폭탄맛은 어떤 맛이 나길래 저렇게 자극적인 말을 썼을까? 우리 식구는 모두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죽을맛에 한번 도전을 하고 싶었는데 아내가 말렸다. 아마 양념 소스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우리는 순한맛을 골랐다. 문꼬치는 삶은 문어를 꼬치에 끼워 센 불에 구워 달콤하고 매콤한 소스를 뿌려 가다랑이포와 마요네즈를 올려 주는 꼬치다.

삶은 문어를 구어서 양념을 친 문꼬치.
▲ 문꼬치 삶은 문어를 구어서 양념을 친 문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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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꼬치를 입에 물고 길을 걷다가 한옥마을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PNB풍년제과 수제초코파이, 누이단팥빵, 달인꽈배기, 다우랑 만두집 앞에도 사람들이 줄을 지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건 한옥마을체험이라기보다는 먹거리체험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사람들은 손에 손에 꼬치를 하나씩 들고 먹으면서 걷는다.

이윽고 우리는 전동성당까지 걸어갔다. 성당 건너에는 풍남문이 고풍스럽게 보이고, 예스러운 전동성당이 우리를 반긴다. 전동성당 터는 1791년 우리나라에서 천주교인으로는 처음으로 순교한 윤지충과 권상연 순교지다. 그 순교지에 프랑스인 신부가 중국인 벽돌공 100명을 데려와 1908년부터 6년간 지은 성당 건물이 전동성당이다. 

우리도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볼까?

천주교 순교지에 세운 전동성당
 천주교 순교지에 세운 전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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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성당은 한옥마을 속에서 유일하게 서양 근대건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로마네스크와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전동성당은 영화 <약속>을 찍은 곳으로 유명하다. 배우 박신양과 전도연이 손을 잡고 결혼식을 하러 들어가는 인상 깊은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성당 앞에는 예수님 상이 서 있고, 그 앞에 펼쳐진 성경책에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마태 11:28)"라는 성경이 새겨져 있다. 예수님 상 옆에는 말구유에서 태어난 아기예수상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사람들은 예수님 상 앞에서 잠시 쉼표를 찍고 포즈를 취했다.

한복을 입고 고풍스런 경기전 담장길을 걷고 있는 여행자들
 한복을 입고 고풍스런 경기전 담장길을 걷고 있는 여행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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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한바퀴 돌아서 건너편에 있는 경기전으로 갔다. 경기전은 경사스런 터에 지은 궁궐이라는 뜻으로,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을 모신 건물이다. 경기전에는 전주 이씨 시조인 이한과 그 부인의 위패를 모신 조경묘, 조선의 실록을 보관하던 전주사고가 있다.

전주사고는 임진왜란을 거치면서도 유일하게 지켜진 귀중한 자료다. 경기전은 드라마 <용의 눈물>을 촬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정종이 이방원(태종)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경기전 내의 소나무 숲
 경기전 내의 소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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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을 돌아 나와 대나무 숲길이 시원하게 드리워진 길로 접어 들었다. 고풍스런 건물에 대나무 숲이 너무나 아름답게 어울린다. 대나무 숲길을 지나면 곧 바로 경기전 담장 뒤의 소나무 숲길로 이어진다. 한복을 입은 청춘 남녀들이 드라마 속의 주인공들처럼 손을 잡고 숲길을 다정하게 걸어간다. 경기전의 담장과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의 모습이 절묘하게 어울리며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경기전 담장에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행자들
 경기전 담장에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행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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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 앞에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어진박물관이 있다. 어진박물관 앞 뜰에서 포졸 옷을 입은 남자와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가씨들의 모습은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댕기를 길게 따 내리고 빨강, 주황, 노랑 댕기를 단 모습도 너무 재미있다.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찍고 있는 장면 같다.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찍고 있는 장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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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박물관을 돌아보고 서문 쪽으로 나오는 데, 경기전과 전동성당이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 아름답게 다가온다. 과거와 근대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장면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과 조선 말기에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터에 지어진 전동성당은 마치 조선 600년의 시간을 한 폭에 담은 모습처럼 보인다.

경기전의 고풍스런 건물과 서양건축물인 전동성당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경기전의 고풍스런 건물과 서양건축물인 전동성당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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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로에서 우리는 경기전의 긴 담장으로 이어지는 경기전길을 지나 동문예술거리를 걸었다. 동문예술거리는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토종서점 홍지서림을 비롯해 헌책방, 소극장 같은 문화공간부터 전주시민놀이터, 창작지원센터 등 문화와 젊음이 넘치는 거리가 이어진다. 이 거리는 또 전주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거리다. 구수한 콩나물국밥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내일 아침에 콩나물국밥을 먹기로 하고 우리는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묵을 한옥체험 숙소는 향교길에 있다. 동문예술거리에서 전동성당길을 걸어나오는데, 다우랑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수제 만두를 먹거나 사려는 사람들이란다. 아내도 줄을 서서 한참 만에 수제 새우만두 4인분을 샀다. 만두는 저녁 간식거리다. 너무 많이 걸어서인지 배가 고팠다.

오징어를 통째로 튀긴 오징어꽃다발
 오징어를 통째로 튀긴 오징어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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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징어꽃다발 본점이라는 간판이 걸린 길거리 음식점에서 큼직한 오징어꽃다발 하나를 샀다. 오징어꽃다발은 오징어를 통째로 튀겨 치즈와 어니언 가루를 샤샤샤샥 뿌려 포장지로 몸통을 감싸 오징어 다리만 위로 나와 있다. 그 모습이 마치 꽃다발 모양처럼 보인다. 크크크... 별 희한한 음식도 다 있다. 그런데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오동통한 오징어가 한 잎 가득 씹히는 맛이 쫄깃하다!

뜨끈뜨끈한 한옥구들방에서 추위를 녹여 볼까?

기와지붕 처마 밑에서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굴뚝
 기와지붕 처마 밑에서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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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꽃다발을 우물우물 씹으며 은행로를 지나 향교길을 걸어 오늘 하루 밤을 묵을 햇살가득한옥에 도착했다. 기와지붕 처마 밑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바라보기만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전주향교 근처에 있는 햇살가득 한옥은 황토벽에 한지를 바른 창살이 전통의 멋을 한껏 느끼게 한다. 방마다 색깔도 다르다. 파랑가득, 보라가득, 주황가득, 노랑가득 등 방 이름이 특이하다. 우리는 주황가득 방에 짐을 풀었다.

파랑가둑, 보라가득, 주황가득, 노랑가득 등 색갈별로 이름을 붙인 햇살가득 한옥
 파랑가둑, 보라가득, 주황가득, 노랑가득 등 색갈별로 이름을 붙인 햇살가득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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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뜨끈한 구들방에 엉덩이를 대고 앉으니 저절로 졸음이 온다. 거실에는 차 서비스가 무료로 준비되어 있다. 예쁜 찻잔에 전통차, 커피 등을 진열해 마음대로 골라 마시게 해놓고 있다. 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다. 데코레이션 하나하나가 심플하고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 방구석 한 켠에는 얇은 이불과 작은 베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먹거리도 좋지만 전통 문화 체험장으로 거듭나야

전주한옥마을에서는 경기전을 중심으로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이야기 전주여행'을 들으며 한옥마을투어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한옥마을 정기투어는 평일 오후 2시,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전 10시, 오후 1시, 오후 3시에 오목대관광안내소 앞에서 출발한다.

이 투어는 전주전통한지원-여명카메라박물관-승광재-전통술박물관-소리문화관-꿈길-600년은행나무-부채문화관-최명희문학관으로 이어지며(약 1시간 30분코스), 자만벽화마을-한벽당-전주향교 등(약 2시간 코스)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있다.

해설사가 들려주는 '한옥마을 이야기'도 흥미롭다. 오교장댁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옥인데, 조선말기 궁녀가 고향 전주로 내려와 지었다고 하여 궁녀의 집으로 불린다고 한다. 문 많은 집은 미닫이, 여닫이 문이 49개나 된다고 하는데, 천석꾼 한씨가 지은 집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동락원은 주인이 아들의 중학교 입학기념으로 지었다고 하는데, 솟을대문, 행랑채, 사랑채, 안채의 구조를 지니고 있어 한옥의 운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교동 선비의 집은 주인이 바둑의 고수였던 까닭에 조남철, 이강일, 정동식 등 이 지역 출신 바둑 명인들이 즐겨 찾았다고 한다.

오목대에서 바라본 전주한옥마을 야경
 오목대에서 바라본 전주한옥마을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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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주한옥마을은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은 것 같다. 길거리에 꼬치구이 집이 너무 많다보니 매연과 냄새가 너무 지독하다. 밤에 오목대에 올라갔는데 그때까지도 꼬치구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또한 너무 먹거리 위주로 한옥이 늘어나고 있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체험장이 입지를 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리장고성, 핑야오고성처럼 그 지역의 오래된 문화와 전통에 볼거리와 체험장을 늘려가야 한다. 전주한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우리 문화 체험장으로 거듭 나야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

이성계가 왜구를 물리치고 승전잔치를 베풀었다는 오목대
 이성계가 왜구를 물리치고 승전잔치를 베풀었다는 오목대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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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가득 구들방은 엉덩이가 데일 정도로 뜨끈뜨끈했다. 방에 앉아 차를 한잔 마시고 나니 저절로 졸음이 스르르 밀려온다. 오늘 참 많이도 걸었다. 걷는 것은 행복이다. 걷는 것은 심신을 건강하게 해준다. 피곤함이 기분좋게 몰려 오는데 문득 찰스 디킨슨의 <걷기예찬>이 떠오른다.

"걸어서 행복해져라. 걸어서 건강해져라. 우리의 나날들을 연장시키는, 즉 오래 사는 최선의 방법은 끊임없이, 그리고 목적을 가지고 걷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전주한옥마을의 유래

을사늑약(1905) 이후 대거 전주에 들어오게된 일본인들이 처음 거주하게 된 곳은 지금의 다가동 근처 전주천변이었다. 서문 밖은 주로 천민이나 상인들의 거주지역으로 당시 성안과 엄연한 신분 차이가 있었다. 양곡수송을 위해 전군가도(1907)가 개설되면서 성곽의 서반부가 강제 철거되었고, 1911년말 성곽 동반부가 남문을 제외하고 모두 철거됨으로써 전주부성의 자취는 사라지고 말았다. 이는 일본인들에게 성안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실제로 서문 근처에서 행상을 하던 일본인들이 다가동과 중앙동으로 진출하게 되면서 전주 최대의 상권을 차지하게 되엇다. 그 후 1930년을 전후로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의 세력확장에 대한 반발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본인 주택에 대한 대립의식과 민족적 자긍심의 발로였다.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들어서기 시작한 한옥촌은 일본식과 차별이 되었다. (참고자료 : 전주시 문화관광 한옥마을 홈페이지)



태그:#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전동성당, #문꼬치, #전주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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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여행, 작은 나눔, 영혼이 따뜻한 이야기 등 살맛나는 기사를 발굴해서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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