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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힘으로 소녀상을 지켜요' 29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앞에서 굴욕적인 한ㆍ일 협상을 규탄하고 일본군위안부 소녀상(평화비)을 지키기 위한 '제2의 굴욕적인 한일협상 온몸거부 예술행동'(제안자 가수 이광석)이 시작되었다. 제안자인 가수 이광석씨가 김민기의 노래 <아름다운 사람>을 부르고 있다. ⓒ 권우성
한 어린이가 소녀상에 담요를 덮어주고 있다. ⓒ 권우성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앞 일본군위안부 소녀상(평화비). ⓒ 권우성
위안부 소녀상 평화비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현재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자리 건너편의 위안부 소녀상 평화비 주변에선 29일 낮 12시 30분경부터 가수들의 '노래 항의'가 시작됐다. 이 '제2의 굴욕적인 한일협상 온몸거부 예술행동'을 제안하고 첫 노래를 부른 이광석씨는 "결국 50년 전 한일협정과 똑같은 굴욕협정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통곡을 하고 있다"며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 노래를 불렀다.

영하의 날씨 속에 맨 손으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른 이씨는 "이 소녀상은 그냥 동상이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의 핍박을 받은 민족의 상징이자 민족 구성원들의 대변자"라며 "위안부 문제는 국가간의 회담이라는 잠시동안의 퍼포먼스로 해결되지 않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할머니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에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가수 한선희씨도 "어제 한일회담 결과를 보도한 뉴스를 보면서 옛날 개그를 보는 듯했다"며 "너무나도 긴 시간 해결되지 않고 끌어온 문제인데 이렇게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결론을 내릴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수들은 한일장관회담의 합의가 철회될 때까지 노래를 부르며 '온몸거부 예술행동'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씨는 "여러 동료 가수분들이 오고 계시다. 뜻을 같이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든 같이 노래 불렀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노래 항의' 장소 옆에선 평화재향군인회,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등의 단체와 고등학생 등 개인의 1인 시위가 이어졌다.

김원웅 전 의원 "일본에 면죄부 준 굴욕적 합의"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장으로 1인 시위에 나선 김원웅 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은 "일본이 위안부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건 마치 독일이 폴란드에 아우슈비츠 기념비를 철거해야만 양국 우호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고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소녀상 이전을 요청하는 건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할 일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민족 간의 문제일 뿐 아니라 인류 문명사 차원의 부끄러움의 흔적이고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회담 결과를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국가책임에 면죄부를 준 굴욕적 합의"라고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만나지 않겠다고 3년 동안 앙탈이더니 결국 이런 합의를 보려고 그런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학식을 마치자마자 교복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1인 시위에 합류한 고등학생도 있었다. 이 남자 고교생은 "엄마한테 혼날 것 같다"며 다니는 학교와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틈틈이 여기 와서 소녀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일협상 거부 예술행동' 제안자 가수 이광석 29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앞에서 굴욕적인 한ㆍ일 협상을 규탄하고 일본군위안부 소녀상(평화비)을 지키기 위한 '제2의 굴욕적인 한일협상 온몸거부 예술행동'이 시작되었다. 제안자인 가수 이광석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 권우성
29일 오전 종로 일본대사관앞 일본군위안부 소녀상(평화비)앞에서 열린 '제2의 한일협상 온몸거부 예술행동'. ⓒ 권우성
직접 작성한 피켓을 들고 참석한 고등학생. ⓒ 권우성
다음은 이 고등학생이 손에 든 피켓에 적은 문구 전문이다.

대충 지은 매듭은 풀어지기 마련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노원구에 살고 있는 예비 고3 학생입니다. 저는 어제 한일 외교장관회담 소식을 듣고 오늘 방학식을 하자마자 이곳으로 달려왔습니다. 회담 결과 속 평화비 이전을 협의하겠다는 것과 성범죄 인정 하지 않은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일본 보도에 발끈했던 멋있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건가요?

오늘 저는 소녀상의 친구가 되어 소녀상을 지키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인지라 매일 이곳에 나올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소녀상 이전에 관한 이야기를 주워 담을 때까지 방학 자율학습이 없는 날에는 이곳으로 등교하겠습니다. 평일에는 여러분들이 저를 대신하여 소녀상을 지켜주세요.

저희 어머니께서는 제가 아주 어렸을때부터 '눈 가리고 아웅'하려면 시작조차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작은 사회인 학교에서 학생회장의 역할을 수행하며 학생들을 대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왔습니다. 대통령님 제 꿈은 정치인입니다. 제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대통령이 되어 주세요. (어머니 죄송합니다. 성보라 누나처럼 이제 저도 제 목소리 내보려 합니다.)

제 신발끈을 보십시오. 대충 지은 매듭은 언젠가 풀어집니다.
태그:#위안부 소녀상, #일본대사관, #한일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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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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