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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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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정무부시장직을 사퇴하고 이재오 의원이 5선을 한 은평을 지역에 출마를 선언했다.

임종석 부시장은 서울 은평을 지역구가 이재오 의원이라는 5선의 중진이 존재하며, 이 의원의 지역 조직이 탄탄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은평을 지역구를 '험지'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신이 나서야 함을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역할의 상실과 무능으로 인해 세대교체의 대상이 된 86세대 교체론에 대한 적절한 반격이었다고 평가 되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결과부터 말 하자면, 2004년 17대 총선 이후의 은평을 선거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본 결과, 임종석 정무부시장의 은평 험지론은 사실상 '오류'이다.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 내 인지도와 화학적 결합도, 5선이라는 무게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강남3구, 넓게는 양천구까지 포함하는 소위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 아닌 은평구에서 새누리당의 절대 강세가 가능한지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또한 바로 옆 지역구인 은평갑 지역구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이미경 의원이 5선(지역구로는 3선)을 하고있다.

즉, 은평을 지역구는 보편적 상식에서 의구심을 갖을만한 여지가 있는 사회, 정치적 환경이다. 임종석 부시장의 은평 험지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1) 은평을, 새누리당 강세지역일까?

2004년 17대 총선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으로 인해 서울에서 열린우리당이 압승을 거두었던 선거이다. 그러나 은평을 지역구는 이재오 의원은 열리우리당 소속의 송미화 전 서울시의원을 상대로 2% 격차로 겨우 승리를 거두었다. 이 시점에서 이재오 의원의 지역 내 강세가 기정 사실화 되었다. 그러나 정당명부비례 대표에서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당시 한나라당이 은평을 지역구에서 얻은 득표율은 34.79%였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은평을 지역에서 39.03%의 득표를 얻는다. 또한 민주노동이 얻은 12.68%까지 더한다면 은평을에서의 개혁-진보정당 지지율은 약 52%에 육박한다. 당시 서울 평균 한나라당 지지율이 36.67%였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기 37.71%, 12.58%였다. 은평을 지역구에서 민주당 계 정당이 열세 지역이 아니라, 오히려 강세 지역구인 것이다.

당시 열린우리당 열풍에 힘입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존재할 수도 있다. 2008년 18대 총선의 경우 2004년 17대 총선과는 정반대의 바람이 분다. 당시 서울의 총선은 뉴타운 바람이 불어, 당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선거였다. 당시 은평을 지역구는 한나라당 38.3%, 통합민주당이 23.4%의 득표를 얻는다. 당시 서울에서 정당별 득표율은 한나라당 40.22%, 통합민주당 28.31%였다. 은평을 지역구에서도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대표가 이재오 의원을 상대로 낙승을 거두었다. 인물-정당 모두에서 은평을 지역구는 서울 평균보다 개혁-진보정당 지지율이 높은 것이다.

'은평 을' 17~19대 총선 정당 투표 결과
 '은평 을' 17~19대 총선 정당 투표 결과
ⓒ 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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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의 은평을 지역구에서 더 특기해야할 사실은 문국현 대표의 소속 정당이었던 창조한국당의 지지율이다. 당시 창조한국당은 서울 평균 4.63%를 득표한다. 그러나 은평을 지역구에서 창조한국당은 14.75%를 득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은평을 지역이 새누리당 강세지역은 절대 아니며, 오히려 기존 정당이 아닌 정당에 투표하는 것에 정서적 장벽이 없는 변화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지역인 것이다.

최근에 실시된 19대 총선에서도 서울에서 독특한 결과가 나타난다. 19대의 경우 은평을에서 새누리당은 39.46%, 민주통합당은 33.74%, 통합진보당은 16.89%를 득표했다. 당시 서울 평균 득표율은 새누리당 42.28%, 민주통합당 38.16%, 통합진보당 10.56%이다. 당시 은평을에 야권 단일화 후보로 통합진보당의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나온 점을 감안하더라고 통합진보당은 서울 평균보다 6%를 더 득표하였다. 민주통합당 역시 새누리당 보다 강세인 지역이 은평을 지역구인 것이다.

2) 그렇다면 '왜' 이재오가 5선을 했는가

'인물'이라는 중심으로 선거를 볼 수도 있다. 이재오라는 인물이 강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은평을 지역구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개혁-진보정당 지지율이 낮은 지역이 아니다. 이재오 의원 개인의 중량감이 있다면, 서울 평균보다 은평을 지역구가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아야 한다. 문국현 전 의원의 창조한국당이 그러했고, 천호선 전 대표의 통합진보당이 그러했다. 그러나 이재오 의원의 새누리당은 은평을 지역구 득표는 서울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지역 내부의 분위기로는 민주당 계 정당의 '공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17대 총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과 단일화에 실패했다. 18대 총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큰 격차로 패배했다. 3위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의 득표였다.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문국현 의원의 억지스러운 의원직 박탈 후 벌어진 재보궐 선거에서는 장상 전 총리가 낙하산 공천 되었다. 19대에서는 고연호 지역위원장이 단일화에 불만을 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서울 전체 17~19대 총선 정당 투표 결과
 서울 전체 17~19대 총선 정당 투표 결과
ⓒ 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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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은평을 지역구에서의 이재오 의원의 5선은 민주당의 공천과 단일화 무능이 만든 결과인 것이다. 17대 총선에서도 다른 서울 지역은 큰 격차의 승리를 얻었지만, 은평을에서 패배한 이후 민주당 계 정당의 지역조직은 급격히 무너졌다. 최근까지 당비대납 논란으로 지역위원장 사고 지역으로 분류된 것도 그 사실이다.

지역 내부의 민주당 계 정당 지지자들은 2004년 이후 사실상 투표나 선거 운동을 할 '이유'가 없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실력 부족과 무리한 중앙당 공천으로 지역 선거에서 실종되어 버렸는데 적극적 가담의 유인 동기가 없는 것이다. 결국 결집되어 있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유권자는 적극적으로 투표하였고, 이재오 의원은 5선이 되었다. 이재오 의원의 5선 1등 공신이 민주당 계 정당이었던 것이다.

2004년 17대 총선 이후의 은평을 선거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임종석 정무부시장의 은평 '험지론'은 사실상 '오류'이다.


태그:#이재오, #임종석, #은평을, #20대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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