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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마이북, 2014) 저자,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오연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마이북, 2014) 저자,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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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곳곳에 행복한 인생,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꿈틀거리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지난 1년 4개월간 전국순회강연을 하면서 그분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꿈틀리 사람들'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기에 그동안 힘든 줄 모르고 전국을 돌며 강연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52)의 얼굴은 약간 상기돼 있었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2014년 9월 출간, 오마이북) 의 저자인 그가 '행복한 우리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전국순회강연을 한 지 1년 4개월. 지난 12월 10일 오후, 그는 서울 성동 광진교육지원청에서 중고등학생, 교사 100여 명과 함께 전국순회강연 마지막 회를 했다. 419회째.

오 대표가 전국순회강연을 위해 그동안 이동한 거리는 7만4655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181번 가야 하는 거리다. 강연에 참석한 사람은 총 4만3443명. 오 대표는 이날 학생들에게 "전국순회강연을 하면서 나는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봤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오연호 기자가 왜 요새 기사를 안 쓰느냐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그동안 강연이라는 형식으로, 직접 독자와 강연장에서 만나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기사를 써온 셈입니다. 그걸 419회나 했으니까, 이번 전국순회강연이야말로 제 기자 인생에 '가장 긴 연재기사'로 기록될 듯합니다. 내 안에 글로 기사 쓰는 오연호만이 아니라 강연으로 기사 쓰는 오연호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1년 4개월 동안 419회를 했으니 거의 매일 한 번꼴로 한 셈이다. 지칠 법도 한데 그는 그동안 감기 한번 심하게 걸리지 않고 지내왔단다. 비결은 뭘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는 덴마크 사람들이 왜 행복한지를 밝혀본 책이잖아요. 그들은 '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를 문화 속에서 누리고 삽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저도 이번 전국순회강연에서 내가 즐거웠기 때문에, 하고 싶어서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하고 싶었을까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두고 헬조선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불행하다고들 하는데 그 탈출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를 전국의 시민들을 만나 모색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모색을 하면서 꿈틀거리는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고요."

'헬조선' 탈출, 옆을 볼 자유와 다른 길을 갈 자유 있어야

오연호 기자 강의는 질의 응답식 강의였다. 강의 중간 중간 학생들에게 무엇인가를 물었다. 느닷없는 오 기자 질문에 아이들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오연호 기자 강의는 질의 응답식 강의였다. 강의 중간 중간 학생들에게 무엇인가를 물었다. 느닷없는 오 기자 질문에 아이들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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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뒤 기념촬영
 강연 뒤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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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대표는 이날 학생들에게 헬조선 탈출의 하나로 '옆을 볼 자유' '다른 길을 갈 자유'를 이야기했다.

"젊었을 때 여유를 가지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옆을 볼 여유나 다른 길로 가 볼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 학생들은 공부하기 바빠서 이런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제 그런 시도들을 해나가야 합니다. 다른 길로 가도 괜찮다, 쉬었다 가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덴마크 형 에프터스콜레를 한국에서 만들어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오연호 대표는 '꿈틀리 인생학교'라는 이름의 덴마크 형 에프터스콜레(중3을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바로 가지 않고 1년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실컷 하면서 인생을 설계하는 기숙형 학교)를 2016년 2월 22일 개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와아~", "나도 가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토마스 리만(50, Thomas Lehmann) 덴마크 대사가 찾아와 약 1시간 동안 공동강연을 했다.

리만 대사는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의 나라가 된 것은 "청정한 자연환경과 수준 높은 교육·복지, 평등정신과 신뢰 등이 잘 결합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오연호 대표의 강연을 직접 들어보니 덴마크의 교육이 덴마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하던데 나도 그것에 동의한다"면서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를 한국에 적용해보려는 시도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리만 대사는 유치원에서 놀고 있는 덴마크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덴마크 유치원은 공부보다 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덴마크의 유명한 장난감 회사인 '레고'의 뜻이 '잘 놀자'이다" 라며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만 대사 "신뢰, 평등이 덴마크 행복지수 높이는 데 이바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52세)와 토마스 리만(50, Thomas Lehmann) 덴마크 대사가 강연을 마친 후 강연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52세)와 토마스 리만(50, Thomas Lehmann) 덴마크 대사가 강연을 마친 후 강연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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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리만 대사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한 학생이 "언제가 가장 행복하냐?"고 묻자 리만 대사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 휘게(hygge)를 느끼며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휘게'는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아늑함과 유대감 등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로 덴마크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또 다른 학생이 "어떤 역사적 이유가 있었기에 덴마크는 오늘날 그런 행복사회가 되었느냐"고 묻자 리만 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덴마크는 분명 행복한 사회지만, 동화 같은 완벽한 나라는 아닙니다. 신뢰, 자유, 평등 등 우리가 중요시하는 가치가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이바지해서 세계의 시선을 받고 있을 뿐이지요. 이 지구촌에는 여러 나라가 있는데 서로 다른 나라에서 배워야 합니다. 덴마크도 한국의 장점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리만 대사는 "오연호 대표의 전국순회강연은 덴마크와 한국 두 나라의 친선과 이해를 증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것을 축하해주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섰다"고 말했다. 이날은 리만 대사의 생일이어서 오 대표는 축하의 꽃다발을 전했다.

이날 마지막 순서는 기념촬영. 참석한 학생들이 오연호 대표와 리만 대사를 둘러싸고 환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오연호 대표는 "내년에도 강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분간 푹 쉬겠다"면서 "1월 중순 독자들과 함께 덴마크를 다녀온 다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강연 뒤 자신의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마이북, 2014) 저자 사인회를 진행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강연 뒤 자신의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마이북, 2014) 저자 사인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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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이준호 기자



태그:#오연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마지막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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