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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세대 열린광장 2045' 마지막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창조경제,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세대 열린광장 2045' 마지막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창조경제,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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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때 로스쿨, 이명박 청년인턴, 박근혜는 취업 대신 창업, 모두 해열제일 뿐이다."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젊은 보수 아이콘' 이준석(30)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창조경제'를 비롯한 역대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에 쓴 소리를 내놨다. 모두 근시안적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었고, 득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청년층을 사실상 부의 분배 구조에서 배제해 왔다는 것이다.

2030세대들이 모여 30년 뒤 미래를 그려보는 '미래세대 열린광장 2045' 마지막 토론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지난 9월 22일 서울에서 '일자리의 미래'를 시작으로 대구(대학교육), 대전(과학기술), 부산(통일·외교), 광주(문화·예술) 등 전국을 돌아 다시 서울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지금까지 5차례 토론회 대표들이 참석하는 '청년 정상 회담' 형태로 진행됐다.

"창조경제는 승자독식, 청년 일자리 근본 해결책 아냐"

'미래세대 열린광장 2045' 2030세대 대상 현장 설문 조사 결과(2015년 12월 3일)
 '미래세대 열린광장 2045' 2030세대 대상 현장 설문 조사 결과(2015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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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서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과 청년 세대의 정치 무관심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많이 나왔다. 

박현아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임연구원은 "정치에 참여해도 바꿀 수 없다, 정치가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학습된 무력감과 취업난 때문에 젊은층이 살아남는데 치중하고 있다"면서 "부의 분배 과정에서 젊은 세대가 손해를 보는 건 정치 무관심과 투표율이 낮은 것도 있지만 정치권이 투표율 높은 노년층에 맞춰 대부분 공약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원준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학생은 "1970, 80년대에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려면 거리로 나와야 했지만 지금은 SNS에서 목소리가 내고 있을 뿐 정치에 대한 관심이 총량적으로 줄어든 건 아니다"라면서 "문제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고 이전 세대로 그런 토양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기성세대 문제를 짚었다.

한때 정치권에 몸담았던 이준석 대표는 오히려 젊은 세대의 '정치 만능주의'를 경계하기도 했다.

"정치 참여가 활발해지면 일자리 문제가 해결된다? 1980년대 출생자가 (연간) 84만 명이고 2005년 출생자는 43만 명으로 절반으로 떨어진다. 지금 취업률이 60~70% 정도라면 2005년생이 취업할 때는 일자리가 아니라 취업자 수 부족 사태를 겪을 수도 있다. 2배까지 차이나는 인구 구조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놔두고 정책 문제로 몰면 정책입안자들이 근시안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정부 때는 로스쿨, 전문대학원 많이 만들어 다들 석사 따러 거기 잠깐 가 있게 하고, 이명박 정부 때는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 청년 인턴만 늘려 1~2년 해열제 맞게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취업 안 되니까 창업하라고 내몰았다. 이거 전부 다 해열제다. 정책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 자체를 너무 광범위하게 인식하는 게 아닌가."

이 대표는 ICT(정보통신기술)와 과학기술로 청년 창업을 활성화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승자독식'이라고 비판했다.

"창조경제는 승자독식 구조를 이루기 딱 좋다. 과거 동네 서점을 '예스24' 같은 인터넷서점들이 독점하고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에서도 '배달의 민족'이 전단지업체를 다 먹어버렸다. 이런 구조에서 분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나.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서) 창조경제가 지금처럼 정글 자본주의 형식으로 가는 데 일침을 가할 필요가 있다. 양질의 일자리, 창조경제? 구호가 멋지다고 좋은 정책은 아니다. 창조경제는 바꿔 말하면 승자독식이다."

2030세대 70% "우린 쇠수저-나무수저-흙수저"

미래창조과학부와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서 공동주최하고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주관한 이번 행사는 20, 30대들로 구성된 청중 100여 명이 모바일로 즉석 설문에 투표한 뒤 그 결과를 놓고 패널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심각한 취업난이 언제쯤 개선될까?'라는 이날 첫 설문에 청중 70%가 20년이나 30년 후라고 비관적으로 답했고, 4년이나 10년 후에 해소되리라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이른바 '수저계급론'과 관련 현재 자신이 어떤 계급에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금수저-은수저는 30%뿐이었고 나머지 70%는 쇠수저, 나무수저, 흙수저라고 응답했다. '금수저(소득 상위 5%)'라는 응답은 5%에도 미치지 못했고 '은수저(상위 20%)'가 25%였다. 반면 자신이 '쇠수저(상위 40%)'라는 응답이 32%로 가장 많았고 '나무수저(상위 60%)'가 24%, '흙수저(상위 100%)'가 14%였다.

반면 30년 후 미래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30년 후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살기 편하고 상식에 기초한 사회일 것이다'라는 설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54%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유럽 선진국처럼 배관공, 용접공 같은 3D 직종이 사무직과 동등한 임금과 신분을 보장받는다며 사무직 대신 육체노동에 종사할 수 있다'거나 '기본소득으로 최저생계비가 유지되면 취업보다 예술 창작이나 학문 연구와 같은 나만의 꿈에 도전한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각각 68%와 66%로 2/3에 달했다. 지금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업에 목을 매는 청년세대도 직업에 대한 귀천이 사라지고 최소한의 경제력만 뒷받침된다면 보다 다양한 영역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는 셈이다.    

다만 지난 9월 22일 서울 건국대에서 열린 첫 토론회 당시 '30년 후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해야 하는가'라는 설문에는 그렇다는 응답과 아니라는 응답이 52% 대 48%로 팽팽했다.

한편 지난 11월 11일 부산 동아대에서 통일 한국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 때는 통일 필요성과 통일 비용 부담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우선 '통일 이후 갈등과 비용 부담을 고려했을 때 현재와 같은 적대 관계만 청산된다면 굳이 남북이 우리 세대에서 통일된 정치체제를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는 응답이 54%로 그렇다는 응답(46%)을 앞섰다. 반면 독일과 같은 성공적 통일 위해 소득의 5%를 통일세로 부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는 응답은 43%에 그쳤고 57%가 없다고 답했다.


태그:#이준석, #미래세대열린광장, #수저계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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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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