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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생명울배움터는 '생명을 살리는 교육'을 고민하며 교육문화연구학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교육을 일구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교육되어야 한다는 것에 주목하며 '나로부터 행하는 교육, 공적 글쓰기'라는 주제로 2015교육문화연구학교를 엽니다. 나 자신부터 가르쳐지고 길러지지 않으면 누구도 교육할 수 없고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종이 위에 있는 나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연마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실제로 그렇게 걸어 나가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2015교육문화연구학교는 10월 9일부터 12월 18회까지 총 10회로 진행합니다. - 기자 말


평생 결혼은 안 하리라 생각했는데 지난 10월 3일 결혼을 했다. 연애와 결혼, 돌아보니 난 단단히도 그 사람에게 빠져 있었다. 보고 싶어 만날 구실을 매일 찾았다. 안 입던 치마도 입고 머리도 길러 보았다. 밤새 싸우기도 하고 헤어지기 싫어 같은 골목을 수십 번 돌기도 했다. 한 사람에게 단단히 빠져 있으니 결혼이라는 선택을 결심하게 되었다. 결혼하고 나니 사람들에게 나 결혼했다고, 결혼해서 행복하다고 자꾸 말하고 싶다.

"쓸 게 없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쓸 게 없다는 것은 빠져 있는 게 없는 겁니다. 뭔가에 미쳐 있으면 계속 나옵니다. 저는 요즘 <뉴스앤조이> 후원받을 생각만 합니다. 글을 쓸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김종희 대표는 요즘 <뉴스앤조이> 후원받는 것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김종희 대표는 요즘 <뉴스앤조이> 후원받는 것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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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대표는 강의를 할 때마다 자신이 후원을 받아야 하는 것만 생각한다고 한다. 지난 11월 27일 새들생명울배움터에서 열린 2015교육문화연구학교 '나로부터 행하는 교육, 공적 글쓰기' 일곱 번째 시간, '실전 글쓰기2-구성' 강의 때도 그랬다. <뉴스앤조이>에 단단히 빠져 있으니 예를 들 때도, 자신이 대표하고 있는 <뉴스앤조이> 후원을 자꾸 언급하게 되는 것이리라.

지난 강의가 끝나고 숙제가 있었다. 자유 주제로 한 편의 글을 쓰되 클릭할 수밖에 없는 제목(낚시성 제목)으로 쓰기. 물론 낚시성 제목이 사기가 안 되게 하려면 본문 내용도 충실해야 한다. 문장은 가급적 짧게 쓰고, 주제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고려하면서 글 전체의 통일성을 유의하라는 요구도 있었다.

강조와 왜곡은 다르다

강의는 숙제로 글을 써 온 참가자를 앞으로 초청해 대담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강의에서 김 대표는 사진의 아웃포커스 기술처럼 주제에 초점을 확실히 맞춰 글을 써야 한다고 했다(관련 기사: 당신 글에는 주연도 있고 조연도 있는가). 그런데 한 참가자가 '아웃포커스, 진실을 뭉개는 악마의 기술'이란 제목으로 숙제를 해 왔다. 글 내용과 상관없이 강사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대하는 내용을 제목으로 달았으니 클릭할 수밖에. 

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글을 쓸 때 아웃포커스처럼 보고 싶은 것만 집중하면 오히려 진실을 뭉갤 수 있고, 팬포커스처럼 배경을 살리면 지저분해 보일 수 있지만 각각의 요소들이 프레임 안에서 긴밀하게 관계를 맺어 진실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의는 숙제를 해 온 참가자를 앞으로 초청해 대담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강의는 숙제를 해 온 참가자를 앞으로 초청해 대담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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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종님(35, 자영업)은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 강의를 들으며 자신에게만 집중해 쓸거리가 빈곤했던 지난 삶을 돌아보고 주변을 살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이런 주제의 글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주제가 명확한 글'이라며 칭찬으로 시작한 김종희 대표는 '강조'와 '왜곡'은 다르다고 했다. 아웃포커싱은 강조를 의미한다는 거다.

"팬포커스와 아웃포커스는 아웃이냐 팬이냐 차이는 있지만 모두 포커스가 들어 있습니다. 주제를 명확히 하는 것에는 다르지 않습니다. 글 하나에 주제가 여러 개냐 하나냐 차이입니다. 아웃포커스로 설명한 것은 다른 것은 하찮게 여기라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팬포커스도 주제가 여러 개인 것 같지만 작은 주제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주제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이슬 안에 날라 간 배경이 선명하게 들어 있다.
 이슬 안에 날라 간 배경이 선명하게 들어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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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어 이야기와 함께 최병성 목사가 찍은 이슬 사진을 소개했다. 배경은 날리고 이슬에 초점을 맞춰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슬 안에 날라간 배경이 선명하게 들어 있다.

"배경을 하찮게 여기면 안 된다고 이 사진에서 배경을 살렸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웃포커스 되었기에 배경이 더 부각되지 않나요. 세상에는 많은 것이 있지요. 하나하나 유심히 봐야 하는 것이 맞지만 다 똑같이 다루려 하다 보면 어떤 것도 살릴 수 없게 됩니다."

구성은 글을 단단하게 한다

김종희 대표의 강의를 들으며 다들 무엇을 쓸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았다. 주제가 정해졌다면 다음은 구성 차례다. 이번 시간의 주제다.

 김종희 대표의 강의를 들으며 다들 무엇을 쓸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았다.
 김종희 대표의 강의를 들으며 다들 무엇을 쓸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았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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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쓰려면 먼저 설계도를 써야 한다. 보통 글쓰기 설계도를 쓰라고 하면 단어로 쓴다. 그리고 바로 글을 쓰려고 한다. 김종희 대표는 글쓰기의 설계도는 종이 위의 집을 짓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머릿속 내용을 타이핑하기 전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기록되어야 한다. 한 문단에 다섯 문장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면 설계도에 완성도는 없더라도 다섯 문장을 모두 문장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문장과 문장 사이가, 문단과 문단 사이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본다. 자기 글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문단은 보기 좋거나 읽기 편하라고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문단 안에 주제 문장이 있고 뒷받침 문장이 있듯, 문단의 주제도 하나의 주제로 그렇게 엮여야 한다. 설계도를 잘 쓴 글은 글의 짜임이 단단하다.

각 문단에 성격도 있어야 한다. 설명하려는 문단인지, 주장하려는 문단인지, 묘사하려는 문단인지, 감정을 표현하려는 문장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성격이 선명하면 선명할수록 읽는 사람이 읽기가 편하고 생동감 있는 글이 된다.

설계도를 쓰고 글을 쓰면 글은 논리적으로 튼튼해진다. 이렇게 충분히 고민해서 시작한 글은 퇴고를 하며 더욱 단단해진다. 퇴고는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며 글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김 대표는 요리할 때 자꾸 재료를 넣으면 안 되는 것처럼 퇴고하는 과정에서 글의 분량이 늘어나면 안 된다고 했다. 초고보다 퇴고가 길다면 그것은 생각이 정리가 안 된 채 썼다는 것이다. 설계도부터 다시 짜야 한다. 

접속사도 가급적 쓰지 말라고 했다. 처음에는 안 쓰면 무슨 말인지 모르니까 써야 한다. 훈련을 통해 점차적으로 안 쓰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쓰면 아무리 많이 써도 좋은 글을 쓸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의 글을 단단하게 만들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부단히 연습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김종희 대표는 반 고흐의 그림을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며 보여 주었다.
 김종희 대표는 반 고흐의 그림을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며 보여 주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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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반 고흐의 그림 몇 장을 보여 줬다. 확대·축소를 반복하며 그림의 세부적인 모습, 전체적인 모습을 번갈아 보여 줬다.

"그림을 볼 때는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에서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까이 보면 멀리서는 보이지 않는 색감과 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리다 만 것 같은데 이 강렬한 눈동자 색을 보세요."

자화상에서 반 고흐의 눈동자는 노란색이었다. 눈동자 안에 들어 있는 주위 배경의 색까지 세밀하게 그려진 것이다. 주변의 색을 담고 있는 반 고흐의 눈동자는 살아 있는 것 같았다. 눈동자 색, 볼의 질감 등 세부적인 모습이 모여 살아 있는 것 같은 자화상을 만들었듯 글을 쓸 때도 문장 하나하나, 문단 하나하나에 완성도를 기울일 때 살아 있는 글이 된다. 

표현, 심연을 담아 소통으로 가는 길

 양권진 학생은 김종희 대표가 자신의 글을 칼질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 제목을 작성했다.
 양권진 학생은 김종희 대표가 자신의 글을 칼질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 제목을 작성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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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선택된 글은 과감히 칼질을 원하는 양권진 학생(17,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이다. 제목에도 그 바람을 담았다. '칼질당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칼질 희망)'

양권진 학생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리를 지나 강 건너편으로 넘어가기를 바라는 이들에 관한 글을 썼다. 자신의 두 다리로 다리를 건널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사람들이 욕심이 생겨 자전거, 자동차, 트랜스포머를 이용해 다리를 건너게 되며 다리는 난투장이 되었다. 이 광경을 보던 사람들 중에는 더는 다리를 건너려 하지 않고 반대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생겼다. 다른 이들을 설득하며, 또 함께하는 이들과 같이 새 길을 꿋꿋하게 걸어간다. 그 길은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길이다. 가려고 했던 건너편 삶을 이미 자신 안에서 구현해 낸 것이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려는 강 건너편 세상을 이미 자신들이 구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의 눈에 있는 건너편 세상을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읽고 어땠냐는 질문에, 내용에서 감동했지만 글쓴이의 의도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거나,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대답도 있었다. 

 김종희 대표는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종희 대표는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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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권진 학생의 글은 존재의 어떤 심연을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품고 있는 깊은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주 난해하게 써서 마니아층만 끌려는 것이 아니라면 칼을 잘 연마해서 자기의 생각을 견고하게 하면서도 소통하는 법을 잘 배워야 합니다. 뭘 말하려고 하는 건지는 알겠는데 잘 읽히지는 않습니다. 글이 잘 안 읽히는 것은 글쓴이의 책임입니다. 글의 주제나 구성은 문제가 없지만 문장 표현은 상대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노력이 더 필요합니다."

김종희 기자는 성육신을 예로 들었다. 하늘에 계신 분이 우리를 자기 수준으로 끌어 올린 것이 아니라 우리 수준으로 내려온 것처럼 글쓰기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글쓰기 강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표현으로 이어졌다. 주제는 글의 알갱이다. 구성은 주제를 전개하는 것이다. 표현은 문장이다. 다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 잘 쓰는 것이다. 다음 시간 숙제가 주어졌다. 한 사람이든 백 사람이든, 누군가 내 글을 읽는다는 점을 전제로 소통이 가능하도록 진지하게 글을 써 오는 것.

김종희 대표의 실전 글쓰기 다음 강의 주제는 '표현'이다. 12월 9일(금) 7시 30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에 있는 새들생명울배움터 연구소에서 열린다. '나로부터 행하는 교육, 공적 글쓰기' 강의는 1회 참석 시 참가비 1만 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010-9136-8961 권민지 선생님)로 문의하면 된다.  
 소통이 가능한 글쓰기가 다음 강의 숙제로 주어졌다.
 소통이 가능한 글쓰기가 다음 강의 숙제로 주어졌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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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기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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