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조인성... 한화 잔류 한화 이글스가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33)과 4년 84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40)도 2년 10억 원에 한화에 잔류하기로 했다. 한화는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시한인 11월 29일 0시를 10분 앞두고 김태균과 조인성과 계약을 마쳤다. 사진 왼쪽은 조인성, 오른쪽은 김태균.

▲ 김태균·조인성... 한화 잔류 한화 이글스가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33)과 4년 84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40)도 2년 10억 원에 한화에 잔류하기로 했다. 한화는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시한인 11월 29일 0시를 10분 앞두고 김태균과 조인성과 계약을 마쳤다. 사진 왼쪽은 조인성, 오른쪽은 김태균. ⓒ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올해도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 무려 191억 원을 쏟아부었다. 먼저 내부 FA였던 김태균과 조인성을 각각 4년 84억 원, 2년 10억 원에 붙잡았다. 이어 올해 투수 최대어로 꼽힌 SK의 좌완 정우람에게 4년 84억 원이라는 불펜 최고액을 베팅했고, 롯데에서 뛰던 투수 심수창도 4년 13억 원에 데려오며 외부 영입으로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

한화의 공격적인 투자는 2013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정근우(4년 70억 원)와 이용규(4년 67억 원)를 불러오며 타선을 보강한 한화는 이듬해에도 권혁(4년 32억 원), 송은범(4년 34억 원), 배영수(3년 21억5000만 원) 등을 영입했다. 김경언 등 내부 FA들까지 모조리 잔류시키는 데 성공하며 전력보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의 공격적인 투자, 비용 대비 효과는 글쎄...

정우람, 4년 84억 원에 한화로... 김성근 감독과 재회 2016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투수 최대어 정우람(30)이 한화 이글스와 4년 총 84억 원에 계약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정우람.

▲ 정우람, 4년 84억 원에 한화로... 김성근 감독과 재회 2016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투수 최대어 정우람(30)이 한화 이글스와 4년 총 84억 원에 계약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정우람. ⓒ 연합뉴스


3년간 한화가 FA시장에서 쏟아 부은 돈만 무려 465억 원에 이른다. 2013년 178억 원, 2014년 96억 원에 이어 올 시즌 기록한 191억 원은 한화의 역대 한 시즌 FA 최다 투자액이다. 3년간 한화가 계약한 FA 선수는 총 13명이고 이중 외부 FA 영입은 총 7명이었다. FA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김성근 감독 영입(2014년), 지난 시즌 후반기 합류한 외국인 선수 에스밀 로저스의 영입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투자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이미 지난 2012년 에이스 류현진을 LA 다저스로부터 떠나보내며 포스팅 비용으로 거머쥔 2573만7737달러(약 295억 원)의 두 배에 이르는 돈을 전력보강을 위하여 쓴 셈이다. 2008년부터 무려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의 절박함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사실 한화가 올겨울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할지에 대해서는 야구계에서도 전망이 엇갈렸다. 지난 2년간 한화가 FA와 외국인 선수 영입, 트레이드 등을 통하여 전력보강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냉정히 말해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성과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투자한 만큼의 만족을 얻지도 못했다.

그러나 한화는 포기하지 않고, 또 한 번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올겨울 한화의 광폭 행보가 보여주는 목표의식은 분명하다. 어떻게 해서든 내년 가을 잔치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다.

2016시즌을 대비한 한화의 전력보강은 마운드 보강과 베테랑 영입에 무게가 쏠린다. 한화는 이미 지난 2차 드래프트에서 송신영, 차일목, 장민석을 영입한 바 있다. 모두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자 마운드와 수비 보강에 방점이 찍힌 영입이다. 이번에도 미래보다는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여 단기간에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경험 많은 선수들과 마운드 중심의 야구를 선호하는 김성근 감독의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성근 감독 부임 첫해였던 올 시즌 한화는 특유의 벌떼 야구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장기레이스를 꾸준히 버텨나갈 수 있는 투수자원이 부족했다. 안영명마저 선발로 전환하면서 불펜은 권혁, 박정진, 송창식, 윤규진 등 4명의 투수로 버텨야 했다. 버리는 경기가 없었던 마운드 총력전은 혹사 논란을 초래했고, 필승조 투수들은 후반기 돌아가며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FA로 영입한 배영수-송은범의 부진으로 선발진의 수적 열세와 이닝이터 부재도 불펜의 부담을 가중했다.

다음 시즌 한화에 합류하는 정우람-심수창-송신영의 가세는 한화 불펜의 운용 폭을 넓혀줄 수 있다. 김성근 감독과 SK 시절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정우람은 셋업맨과 마무리가 모두 가능한 자원으로 기존의 권혁-박정진과 함께 한층 안정감 있는 좌완 불펜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심수창도 선발과 불펜이 두루 가능한 스윙맨이다.

타선에서는 야수 최대어이던 박석민을 NC에 내줬지만, 김태균-조인성을 모두 잡으며 출혈 없이 기존 전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김태균과 불펜 요원인 정우람에게 각각 84억 원씩이나 들인 것은 지나친 오버페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한화가 그만큼 주축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면서 성적을 위해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전폭적인 지원 등에 업은 김성근, 내년 시즌 성과 낼까

로저스와 악수하는 김성근 감독 지난 2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화 김성근 감독이 완봉승을 거둔 로저스와 악수하고 있다. 게임 스코어 4-0.

▲ 로저스와 악수하는 김성근 감독 지난 9월 2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화 김성근 감독이 완봉승을 거둔 로저스와 악수하고 있다. 게임 스코어 4-0. ⓒ 연합뉴스


결국, 이제 남은 공은 사령탑인 김성근 감독의 몫으로 되돌아왔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만년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한화를 6위로 끌어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끊임없는 논란에 휩싸이며 평가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패배주의를 일신하고 한화를 끈질긴 팀으로 바꿔놓은 김 감독의 지도력을 칭송했으나, 또 다른 시각에서는 주전들의 과도한 혹사와 구단의 역대급 투자, 중위권의 하향 평준화라는 여러 호재에도 5강 진출조차 실패한 것을 두고 김 감독의 거품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었다. 강도 높은 마무리 훈련을 비롯하여 일거수일투족이 팬들의 화제에 올랐던 지난해와 비교하여 올해 한화의 행보를 바라보는 여론의 분위기도 훨씬 차분해졌다.

김 감독은 한화 지휘봉을 잡은 이후 적어도 팀 내에서는 '돈과 권력, 그리고 인기'를 모두 마음껏 누렸다. 주로 비주류 이미지가 강했던 김 감독이 다른 팀을 이끌었을 때는 한 번도 마음껏 누리지 못했던 호사들이었다. 성적 향상에 절박했던 한화 구단은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김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이 있으면 최대한 영입해줬고, 프런트의 간섭 없이 전폭적인 권한을 보장했다. 한화 팬들 역시 김 감독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하지만 절대 권력에도 불구하고 첫해 성적은 김 감독의 구상한 대로만 돌아가지는 않았다. 김성근 감독도 변화하는 현대야구의 트렌드에 적응해가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다음 시즌은 그야말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화는 2016년 가을 잔치 진출을 위하여 아낌없는 지원을 단행했다. 적극적인 투자의 이면에는 부상자와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 10여 명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선수단을 구조 조정하는 냉혹한 면모도 드러냈다. 그 모든 것이 한화의 재건이라는 절대적인 우선 명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장면들이다. 장기간의 성적 부진과 기약 없는 인내 속에서도 묵묵히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한화 팬들 앞에서, 이제는 김성근 감독과 한화 선수들이 성적으로 증명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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