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의 음주 운전은 노홍철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린 사건이었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아래 <무도>)에서 '사기꾼' 캐릭터를 활용했지만, 동시에 '찌롱이', '노긍정' 등의 이미지를 함께 가져가며 호감형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는 나아가 그의 전반적인 연예 활동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의 음주 운전은 노홍철이 출연하고 있던 모든 프로그램 하차로 이어질 만큼 파급력을 발휘했다. 음주 운전 이후 이어진 '거짓말 논란' 역시 그의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후 노홍철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아래 <잉여>)을 통해 복귀의 시동을 걸었으나, 오히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며 노홍철의 복귀가 시기상조라는 여론만 들끓게 했다. 일단 잉여라는 콘셉트 자체에 대한 모호함이 가장 큰 실책으로 떠올랐다. '잉여'라는 콘셉트로 유럽여행을 떠나는 것 자체가 이미 선을 넘었고, 그 안에 구성원들도 모델, 서울대생, 화가 예능인 등 잉여로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는 인물들로 채워졌다. 그러나 노홍철의 복귀 시동이 본격화된 건 사실이었다.

노홍철의 정식 컴백, MBC 아닌 tvN으로의 복귀

 복귀하는 노홍철이 보여야 하는 것은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다.

복귀하는 노홍철이 보여야 하는 것은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다. ⓒ MBC


그런 노홍철이 파일럿 프로그램이 아닌, 정식 컴백을 예고했다(관련 기사 : 1년 1개월 자숙 노홍철, 12월 말 tvN으로 컴백). 노홍철은 이달 말 tvN에서 <노홍철의 길바닥 쇼>(가제)와 <내방의 품격>(가제)의 진행자로 나설 것을 밝혔다. <노홍철의 길바닥 쇼>는 노홍철이 '닥터 노'로 이름을 알릴 당시와 유사한 콘셉트이다. 그가 직접 길거리에 나가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핫 플레이스를 찾아가는 형식이란다. <내방의 품격>은 실내장식에 서툰 초보들을 위해 인테리어 팁을 전문가들과 함께 공유하는 토크쇼다.

<노홍철의 길바닥 쇼>에 나서며, 노홍철은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각오까지 함께 전했다. 그러나 노홍철은 지금 초심으로 돌아갈 군번이 아니다. 노홍철의 캐릭터가 전파를 탄 초반에는 시청자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이제는 노홍철의 오버스러운 대화 패턴은 이미 익숙한 실정이다. 그런 그가 초반의 콘셉트를 다시 꺼내 든다고 하여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크다.

오히려 노홍철을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인 만큼, 반응이 미지근할 경우 노홍철의 책임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내방의 품격> 역시 그러하다. 토크쇼는 대화와 소통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러나 노홍철의 대화 스타일은 과장과 지나침이 어우러진 '오버 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패널들과 함께 소통하고 출연자들을 아우르는 진행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만약 실패할 경우 <잉여>가 그랬듯 노홍철이라는 예능인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노홍철이 보여야 하는 것은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다. 그 가치를 가장 증명하기 쉬운 공간이 바로 <무도>이다. <무도>는 지금 위기 상황이다. 정형돈도 하차했고, 새로 들어온 광희는 아직 적응을 완료하지 못했다. 사실상 4인 체제로 돌아가고 있는 무도에서 캐릭터의 부재는 당장은 나타나지 않는 단점일지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두드러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다.

<무도>에서 활약할 수 있는 노홍철이지만...

노홍철은 <무도> 출연 당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 역시 <무도>로 인해 호감형 예능인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서로 공생하는 관계였던 만큼, 그의 복귀에 대한 여론은 갈렸다. 그의 이미지를 그 스스로 배반한 만큼 자숙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과 그의 복귀를 환영하는 입장이 대립한 것이었다. 사실 복귀 이전의 논란은 큰 의미가 없다. 그가 제대로 된 예능감을 보여준다면, 시청자에게는 그를 맞이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다.

그런 포용력을 가장 단시간 안에 끌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무도>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호감도도 높지만, 노홍철의 활약 역시 가장 두드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태호 PD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홍철은 <무도>라는 후광을 입지 않고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험대에 놓인 것이다.

과연 그가 예전처럼 다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대중은 생각보다 빨리 잊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몫을 하지 못하는 예능인에 대한 평가가 가혹하기도 하다. <노홍철 길바닥 쇼>와 <내방의 품격>이 과연 얼마만큼 노홍철에 대한 평가를 바꿀지,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노홍철 무한도전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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