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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월호 사건을 겪고 새들생명울배움터는 '생명을 살리는 교육'을 고민하며 교육문화연구학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교육을 일구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교육되어야 한다는 것에 주목하며 '나로부터 행하는 교육, 공적 글쓰기'라는 주제로 2015교육문화연구학교를 엽니다. 나 자신부터 가르쳐지고 길러지지 않으면 누구도 교육할 수 없고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종이 위에 있는 나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연마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실제로 그렇게 걸어 나가는 우리가 되길 바라며, 2015교육문화연구학교는 10월 9일부터 12월 18회까지 총 10회로 진행합니다. - 기자 말

"글 잘 쓰고 싶다는 사람들이 잘 하는 말이 있어요.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그걸 어떻게 글로 풀어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건 사실 '뻥'이에요. 가만히 보면 '하고 싶은 얘기'가 없어요. 사람들은 글 잘 쓰는 기술에만 관심이 있지 '무엇'을 쓸 것인지에는 관심이 없어요. '무엇'이 없는 거죠. '주제'가 없어요."

새들생명울배움터에서 주최하는 2015교육문화연구학교 '나로부터 행하는 교육, 공적 글쓰기' 여섯 번째 시간. 지난 20일 경기도 안양시 비산동 새들생명울배움터 연구소에서 <뉴스앤조이> 김종희 대표가 '글쓰기에 있어서 주제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실전 글쓰기 두 번째 공부를 지도했다.

 김종희 대표는 "글을 쓰기 전에 '무엇'을 쓸 것인지부터 정하라"고 했다.
 김종희 대표는 "글을 쓰기 전에 '무엇'을 쓸 것인지부터 정하라"고 했다.
ⓒ 강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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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문장을 만들어라

첫 강의 후 두 편의 글을 써 보라는 숙제가 있었다. 하나는 '진실'에 대해서, 또 다른 하나는 '주제'에 대해서. 쉬운 숙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글감으로 던져 준 소재들이 만만치 않았다. 도대체 '주제'에 대해서 어떤 글을 쓰라는 건지, '진실'은 또 어떻고….

숙제 검사 시간. 내놓은 글들이 선생님 보기에 변변치 않다. 이유가 뭘까. 뒤늦게 힌트가 나왔다. "여러분이 쓴 글의 '주제 문장'은 무엇입니까?"

주제 문장? '주제'는 알겠는데 '주제 문장은 뭔가' 하는 눈치다. 김종희 대표는 글의 주제를 간단명료한 문장으로 풀어 써 보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글을 예로 들었다. 지강유철 선생이 쓴 책 <장기려, 그 사람>에 대한 서평이다. 글의 제목은 '진실은 힘이 있다'이다. 제목 그대로가 '진실'에 대한 주제 문장이 된다. (관련 기사: "진실은 힘이 있다")

인생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해 보자. '인생'이 주제라면, '인생은 미완성이다'는 주제 문장이 될 것이다. 얼마 전 집시법 위반으로 유치장 신세를 져야 했던 한 목사님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감옥은 학교다." '감옥'을 주제로 글을 쓴다면, 알맞은 주제 문장이 될 것이다. (관련 기사: '수인 번호 821번 방인성씨'의 구치소 체험기)

 미리 해 온 숙제를 펴 놓고 서로 대화를 나눴다.
 미리 해 온 숙제를 펴 놓고 서로 대화를 나눴다.
ⓒ 강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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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문장은 주제 의식의 결정체

그렇다면 왜 '주제'가 아니고 '주제 문장'일까. 둘의 차이가 뭐길래 글의 완성도와 맵시를 좌우한다는 것일까. 굳이 주제 문장을 골라내서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주제 문장을 이끌어 내는 것은 주제 의식이다. 김종희 대표는 이 주제 의식이 글의 내용을 결정한다고 했다. '진실' 대신 '진실은 힘이 있다'로, '인생' 대신 '인생은 미완성이다'로, '감옥' 대신 '감옥은 학교다'로 글의 틀거리를 짠다. 확실히 글의 밀도가 달라진다. 이렇게 주제 문장은 글에 제한을 주어 구체성과 생동감을 담보한다.

주제 의식이란 이처럼 자기 언어로 주조해 낸 나만의 유력한 콘텐츠다. 이러한 주제 의식이 주제 문장으로 잘 다듬어지기만 한다면 글의 골격을 이루는 빼어난 핵심 내용이 갖춰지게 된다.

 공적 글쓰기를 고민하며 모인 참석자들이 김종희 대표의 강의를 유심히 듣고 있다.
 공적 글쓰기를 고민하며 모인 참석자들이 김종희 대표의 강의를 유심히 듣고 있다.
ⓒ 강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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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제 의식은 자다가 뚝 하고 떨어지는 곶감이 아니다. 김 대표는 주제 의식을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제 문장을 길러내는 노력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고 했다. 첫 시간에도 말했듯이 "글은 단번에 잘 쓸 수가 없습니다.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고통스럽습니다."

김 대표는 <심리학의 힘>(전우영 저)에서 말하고 있는 '과잉 학습'의 위력을 소개했다. 잘 터득된 기술, 몸에 배어 저절로 나오는 실력은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일수록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자신 없는 곡을 부를 때는 노래방에서, 18번은 무대에 나가서 불러야 제 맛을 낸다는 이야기도 된다.

공적인 글쓰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 생각을 드러낼 때 서투르게 준비한 티가 역력하다면 본래 가지고 있던 것의 절반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확고하게 자리 잡힌 자신만의 이야기, 여러 번 반복해 담금질한 명확한 주제 의식을 지니고 있다면 글쓰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며 비로소 즐겁고 점점 더 신이 날 것이다.

 "글에는 주연도 있어야 하고, 조연도 있어야 한다."
 "글에는 주연도 있어야 하고, 조연도 있어야 한다."
ⓒ 강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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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과 조연의 적절한 호흡

그렇다면 주인공만 있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가. 김종희 대표는 사진의 '아웃 포커싱'을 예로 들었다. '아웃 포커싱'이란 피사체에만 초점을 두고 나머지 배경은 흐릿하게 처리하는 기술이다. 결혼식 단체 사진도 예로 들었다. 초점은 신랑, 신부에게 맞춰져야 한다. 하객들은 당연히 배경이다. 제 아무리 친한 친구고 외모가 출중하다 해도 결혼식 단체 사진에서 하객인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려 해서는 안 된다.

아웃 포커싱한 사진과 결혼식 단체 사진에서 주인공은 확실히 정해져 있다. 하지만 배경이 그저 주변부로만 죽어 있는 것도 아니다. 초점 맞춘 대상과 흐릿하게 처리된 배경이 적절하게 어울릴 때 사진의 진정한 묘미가 드러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연 배우 못지 않게 맛깔나는 감초 역할의 조연이 필요한 것과도 같은 이치다.

"글에도 주제 문단이 있는가 하면 조연 문단도 있고 엑스트라 문단도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 문단이라고 합니다. 저마다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살짝 죽여서 주제 문단을 뒷받침해 주어야 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주제 의식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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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대형 할인 마트, 프랜차이즈 빵집과의 경쟁에서 동네 작은 가게들이 보호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람들이 찾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동네 작은 가게라도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 긍정적인 이유들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글쓰기에서도 나만의 주제,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내 글을 찾아 읽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김종희 대표는 그것이 생명력 있는 삶의 비결이 된다고도 했다. 생명력 있는 삶, 긍정적인 열매를 맺는 삶을 위해서는 자기의 생각과 행동과 말과 글에 분명한 주제와 자기만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다른 이들과 함께 읽고 즐거워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김종희 대표의 실전 글쓰기 수업은 앞으로 3번 더 남았다. 다음 시간인 11월 27일(금)에는 글의 구성에 대해 강의하고 실습한다. 구체적으로 문단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공부한다.

'나로부터 행하는 교육, 공적 글쓰기' 1회 참석시 참가비는 1만 원. 강의 문의 010-9136-8961 권민지 선생님.

 자신의 글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자신의 글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 강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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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뉴스앤조이>에도 기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뉴스앤조이>에도 기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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