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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 9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 9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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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박원순 때리기'에 가세했다.

서울시가 청년취업난 해결을 위해 저소득층 청년 중 취업의지가 있는 미취업자 3000명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간 월 50만 원의 활동보조비를 지급하는 '청년활동 지원(청년수당) 사업'을 도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다. 최 부총리는 이를 포퓰리즘으로 몰아붙이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 박 시장이 자신에게 제안한 '끝장토론'도 사실상 거부했다.

최 부총리는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청년수당을 명복으로 새로운 복지프로그램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포퓰리즘적 복지사업"이라며 "무분별한 재정지원의 난립을 막기 위해 사회보장제도 사전협의제에 따른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이 청년고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수당이 필요하다며 저와 끝장토론을 제안했다는 얘기를 보도를 통해 들었다"라면서 "진정 박 시장이 청년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면 지금도 노동개혁을 반대하는 야당 대표를 먼저 만나 끝장토론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청년들이 고통 받고 있는데 같은 야당 대표에게는 일언반구하지 않고 청년고용 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각료와 토론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이냐"라며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주려면 포퓰리즘이 아니라 노사정 대타협의 실천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밝힌 것과 같은 얘기다. 보건복지부 등은 지난 16일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 사업은 사회보장기본법상 사전협의가 필요한 사회보장제도"라며 "서울시는 사전협의 절차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상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때 복지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돼 있는데 서울시는 그런 사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서울시는 '청년수당 사업은 공모를 통해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한 사업인 만큼 일반적인 사회보장제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최 부총리가 이 같은 입장에 적극 동의하면서 '권한 행사'까지 거론한 것이 주목된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할 때 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으면 지출된 금액 이내에서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 역시 2013년 무상보육 예산편성 논란 때처럼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정면대결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무상보육 예산편성 논란 재현될 듯... 여야 이미 대결 구도로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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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이미 여야 대결 구도로도 접어든 상태다.

새누리당은 일찍이 서울시의 '청년수당 사업'을 포퓰리즘 사업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서울시가 추진한다고 하는 청년수당, 정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같은, 우리 사회에 혼란을 몰고 올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며 "청년들의 건강한 정신을 파괴하는 아편과 같은 존재"라고 비난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 시장 같은 경우에는 몇 년 뒤에 대권과 연계돼 있으니까 이런 프로그램으로, 제가 얘기를 안 해도 시민들 상당수가 얘기를 해요"라면서 박 시장 개인의 '대권 플랜' 일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당 이장우 대변인도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선거철이 다가오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론선동 정치가 어김없이 고개를 들고 있다"라면서 "박 시장은 맞장토론을 제안했다가 정작 방송사의 제의가 들어오자 토론 형식에 이견을 보이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나와야 토론에 나가겠다'라고 또 말을 바꾸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적극 방어에 나서고 있다. 강희용 새정치연합 부대변인은 이인제 최고위원의 '아편 발언'과 관련,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수당은 NEET족, 즉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거나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소외 청년들을 대상으로 일시적 지원을 통해 사회적 재기를 돕기 위한 정책"이라며 "청년수당 정책을 시행도 해보기 전에 저주의 막말을 퍼붓는 것은 새누리당의 일관된 '박원순 죽이기'와 무관하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시장이 청년수당 방송토론을 기피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석연치 않은 방식으로 접수한 잘못된 정보로 만들어진 정치공세이며 음해에 불과하다"라면서 "서울시가 14일 실무 차원에서 방송토론의 시기와 방법 등을 검토하여 회신하겠다고 했는데 새누리당 대변인이 느닷없이 다음 날인 15일 박 시장이 토론을 거부했다고 브리핑했다"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에 대한 '지원사격'도 진행 중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19일) 서울시청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박 시장과 함께 청년 20여 명과 '고단한 미생들과의 간담회'란 주제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청년 수당'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태그:#박원순, #청년수당, #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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