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연길시의 한 신축 아파트, 아파트를 사면 한화 1억을 되돌려 준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연길 신축아파트 홍보현수막 연길시의 한 신축 아파트, 아파트를 사면 한화 1억을 되돌려 준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이창기

관련사진보기


최근 한국을 방문한 중국 리커창 총리가 중국은 여전히 성장동력이 살아있다며 아직 진행해야 도시화도 절반정도 밖에 추진되지 않았다고 발언하였다.
경제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지금 6% 성장률은 과거의 10% 이상 성장률과 같다며 지금도 결코 낮은 성장률은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최근 중국 동북지역 취재결과 이런 리 총리의 발언이 그저 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연길시만 해도 여기저기 숱한 빌딩과 공동주택을 건설하느라 도시가 온통 공사판이었다. 특히 연길 인근 조양촌에 최근 고속전철역을 짓고 그 운영을 시작하면서 그 일대에 대한 건설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건축 경기는 내부 설비와 생활필수품은 물론 이사 관련 사업까지 연쇄 호황을 이끈다. 그래서 어느 나라건 단기간에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뉴딜식 건설사업을 일으키는 정책을 사용해왔다.

물론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이미 땅값이 많이 올라 높은 분양가를 피할 수 없는 데다가 가계부채가 많아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기 십상이어서 오히려 건설사 부도로 인한 연쇄 부도사태를 촉발, 이 뉴딜식 정책도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미국 뉴욕이나 엘에이 등을 방문해보았지만 빌딩 건설용 크레인을 거의나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중국은 심양과 연길과 같은 작은 도시에서도 온통 크레인 팔이 도시를 휘젓고 있었다. 중국사람들은 알뜰살뜰 돈을 모아 다람쥐처럼 차곡차곡 저축을 많이 해 놓기로 유명하다. 그런 자금들이 부동산 투자에 몰려 건설경기도 일으키고 부동산 값도 퍽 많이 올려놓았다.

최근에 주식투자 열풍까지 불었다가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자살하는 사람도 생겨났는데 중국 정부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다. 중국 사람들은 위험자산에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아 주식투자자들이 전체의 2%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분양 기세가 과거와 다르다는 점이다. 부동산  연길의 중심가에 있는 한 대단지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여 가격을 물어보니 평당 500만 원 정도 되었다. 한국의 중소도시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아파트 값이 올라있었다. 그러니 최근엔 아파트 미분양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실제 그 분양아파트 벽에는 아파트를 사면 50만 위안 즉 우리 돈으로 1억 원 정도를 되돌려 준다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아니 1억원을 깎아서 분양을 할 것이지 왜 저런 방법을 쓰느냐는 질문에 중국의 지인들도 모를 일이라고 했다. 초기에 책정한 분양가를 유지하면서 미분양 물량을 어떻게든 완공 전에 처리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어쨌든 지인들은 새 아파트도 분양이 잘 되지 않고 기존 아파트도 빈 집이 적지 않다고 했다. 실제 엘리베이터가 없는 오래된 5-7층 저층 아파트 창문엔 집을 판다는 문구와 전화번호가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한 때 연길에서도 집을 사놓기만 하면 집값이 올라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분 적이 있다. 지금은 그런 호시절을 다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국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중국 동북 두만강 인근 개산툰의 한 대형 제지공장의 모습, 파산하여 기계는 다 뜯어가고 폐허가 된 공장만 남아있었다.
▲ 중국 폐업공장 중국 동북 두만강 인근 개산툰의 한 대형 제지공장의 모습, 파산하여 기계는 다 뜯어가고 폐허가 된 공장만 남아있었다.
ⓒ 이창기

관련사진보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중국 동북지역에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연길 시내에 있던 대형 방직공장은 완전히 철거되고 아파트 건설장으로 변해 있었다. 연변조선족자치주 개산툰에 있던 대형 종이공장도 민간업자에게 팔아넘겼는데 결국 파산하여 기계만 다 뜯어가고 지금은 황량한 폐건물로 남아있다. 개산툰의 인구도 팍 줄고 시장과 가게도 숱하게 문을 닫았다.

개산툰 관리들과 주민들은 북과의 교류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킬 방도를 찾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 개산툰에서 바라본 두만강과 북녘땅
▲ 두만강 중국 개산툰에서 바라본 두만강과 북녘땅
ⓒ 이창기

관련사진보기


발 빠른 중국 동북지역 기업가들은 북의 저렴하고도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노동자들을 고용하여 의류공장 등을 지어 성공하고 있고 길림정부에서도 북의 컴퓨터프로그램개발인재들을 활용하여 컴퓨터관련 사업을 육성하려는 계획 등을 세우고 있었다.

중국 동북지역은 석탄 등 지하자원도 많고 땅이 비옥해서 곡물 등 농업 생산량도 매우 높다. 이에 대한 판로를 잘 개척하고 적절히 잘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높인다면 세계적인 식품회사들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었다.

또 산림이 풍부해서 이케아 못지 않은 가구공장, 건축자재공장도 세울 수 있는 곳이었다.

문제는 그런 것을 생산해도 수출할 수 있는 마땅한 항구가 중국에 없다는 점이다. 결국 북과 교류를 통해 나진, 선봉, 청진항을 이용해야만 중국의 동북3성의 경제활로를 열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북중관계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었다. 중국 동북지역은 북과 교류를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활이 걸려있는 문제였다. 북중교류는 앞으로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남과의 경제교류에 북이 목을 맬 수밖에 없기에 결국 남과의 교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보수세력들의 판단은 그래서 매우 위험하다. 자칫하다가는 한국도 일본처럼 고립될 우려가 높다. 백약이 무효인 저성장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자주시보와 함께 올립니다.



태그:#북중교류, #남북교류, #중국경제, #동북3성, #두만강개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