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NC와 두산 5차전 경기. 4대 6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은 두산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기뻐하고 있다. 2015.10.24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NC와 두산 5차전 경기. 4대 6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은 두산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기뻐하고 있다. 2015.10.24 ⓒ 연합뉴스


두산이 천신만고 끝에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3년 이후 2년 만이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은 소진될 대로 소진됐지만 선수들의 정신력은 꺾이지 않았다. 니퍼트는 3일의 휴식에도 호투로 보답했고 양의지는 두 경기 연속으로 진통제 투혼을 펼쳤다.

어느 한 경기도 쉽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16-2로 대패했고 한때 올해 가을야구를 접어야 했던 위기에도 몰렸다. 그러나 두산 특유의 뚝심으로 버텨나갔고 결국 선수들과 팬들이 그토록 원했던 한국시리즈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을 이끌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확실한 선발야구-마무리, 에이스의 존재 가치 입증

마산구장에 펄럭이는 두산 깃발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경기 때의 모습

▲ 마산구장에 펄럭이는 두산 깃발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경기 때의 모습 ⓒ 박중길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선 3선발, 플레이오프에선 3선발 체제를 가동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선 니퍼트와 장원준이 두 경기씩을 책임지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아슬아슬하면서도 제 몫을 다했다. 니퍼트, 장원준은 사실상 팀에 있어서 승리의 보증수표가 된 셈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투수가 선발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고 플레이오프에선 4경기 가운데 3경기를 잡아 선발투수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니퍼트의 경우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3경기 연속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 특히 플레이오프 두 경기 등판에서 16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장원준의 '꾸역투'는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까지도 계속됐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 등판해 호투를 펼쳤고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상대 선발 스튜어트보다 준수한 피칭을 뽐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물론 4실점을 내줘 본인으로선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든든했다.

여기에 안정감을 더한 것은 마무리 이현승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두 번의 시리즈가 열리는 동안 실점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선 선발 장원준의 바통을 이어받고 7회에 등판해 9회까지 3이닝을 짊어지며 NC 타선의 추격을 뿌리쳤다.

결과적으로 세 명의 투수가 두산 투수진의 절반이 넘는 지분을 차지하면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고, 그것이 곧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로 연결됐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것을 세 투수를 통해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세 명의 역할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요할 때 한방, 곳곳에 존재한 해결사

준플레이오프보다 힘들었던 플레이오프, 2차전 완투패가 뼈 아프게 느껴졌다. 오재원이 8회초 솔로포를 때려내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지만 동점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엔 NC의 기를 살려줬고 그것이 3차전 대패에도 영향을 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두산의 KS 진출에 의문부호가 붙어있었다.

그러나 해결사가 존재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돌아봐도 그랬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박건우가 끝내기를 치며 깜짝 활약을 펼쳤고 2차전에선 민병헌이 전 타석 출루로 자존심을 세웠다. 4차전에선 타선 전체가 뒷심을 발휘했고 PS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김현수와 '안방마님'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플레이오프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1차전은 홍성흔과 민병헌 준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고민거리나 다름 없었던 두 타자가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4차전은 '캡틴' 오재원, 5차전은 김현수가 나섰다. 5차전의 경우 선발 스튜어트를 끌어내리는 김현수의 2타점은 경기 중반 분위기 싸움을 가져오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미치는 선수는 없었지만 마운드에서 세 명의 투수가 건재했고 타자들의 고른 활약이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뒷받침했다. 이러한 해결사의 역할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원정 도박 파문'으로 마운드 정상가동은 어렵지만 이승엽과 구자욱이 돌아오는 야수진은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4승, 아니 보너스 게임이다. 두산 선수들과 김태형 감독, 심지어는 팬들마저 보너스 게임이라는 마음으로 한국시리즈를 바라보고 있다. 상대는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이다. 14년 만에 제대로 된 한풀이를 할 수 있을까. 두산의 가을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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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네이버 블로그 유준상의 뚝심마니Baseball(blog.naver.com/dbwnstkd16)에도 동시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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