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마치고 기뻐하는 선수들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이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U-17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승리한 뒤 라커룸에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경기 마치고 기뻐하는 선수들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이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U-17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승리한 뒤 라커룸에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이승우 선수 인스타그램


지난 18일, 2015 국제축구연맹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승후보 0순위 브라질을 꺾은 우리 대표팀.

대표팀은 아프리카 신성 기니를 상대로 오는 21일(한국시간) 16강을 위한 결전을 치른다.

1차전 통해 선수들 조직력, 자신감 큰 수확

지난 브라질전을 통해 최진철호가 거둔 수확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만큼 컸다. 이번 대회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했다는 브라질을 상대로 경기 내내 단 한 개의 유효슈팅만을 내주는 확실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대회 준비기간 중 있었던 평가전에서 매 경기 실점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17세 대표팀은 지난 9월 열린 수원 콘티넨탈 컵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었다.

조직력 또한 월등히 올라왔다. 이전까지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 선수의 개인기로만 경기를 풀어나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브라질전에서는 달랐다. 이승우는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후방으로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등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팀 플레이에 녹아들며 도우미로 역할을 변경한 것이다. 지난해 AFC U-16 챔피언십 준우승 당시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FIFA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우의 활약상을 조명하며 이승우를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등과 비교하는 등 강력한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자신감 회복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자신만만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올해 들어 브라질을 상대로 두 번의 패배를 당했던 우리 선수들이 주눅 들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는 모습으로 승리를 쟁취, 향후 대회에 대해 커다란 기대감을 갖게 했다.

모두 좋은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 종료 직전 상대선수와 충돌로 후반 시작과 동시에 최재영 선수가 교체 아웃되었다.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대형 부상으로 대회를 조기에 마감한 최재영은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최재영은 최진철호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던 선수인 만큼 부상공백이 우려된다. 이번 대표팀에서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건 대회 직전 이탈하게 된 장결희 선수 이후 두 번째다.

무시 못 할 전력의 기니, 아프리카 공략방안은?

 브라질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트린 장재원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브라질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트린 장재원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나이별 대표팀을 통틀어 기니와 공식대결을 가진 적은 없다. 국제 축구에서도 중심에서 벗어난 팀이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다. 아프리카 팀이기 때문이다.

기니는 아프리카 U-17 챔피언십에서 3위를 기록하며 이번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절대 강호가 없는 아프리카 축구에서 익숙하지 않은 팀이 주요대회에 진출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기니는 흑인 특유의 신체적 특징을 바탕으로 전형적인 아프리카식 축구를 구사한다. 이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이별 대회에서 아프리카 팀이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다른 대륙의 선수들보다 신체적 성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17세 이하 선수들이지만 성인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의 체격을 자랑한다. 뛰어난 유연성과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한 아프리카식 축구는 우리를 비롯한 아시아권 선수들뿐 아니라 유럽의 강호도 껄끄러워한다. 연령별 대회에서는 특히 그렇다.

지난 잉글랜드와 기니의 1차전을 보면 이런 모습이 매우 두드러진다. 잉글랜드가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패스 축구를 구사하며 기니를 압박했지만, 결국 승리하지 못했다. 몸싸움 등에서는 확실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기니를 상대로 승리, 16강행을 확정을 짓기 위해선 결국 조직력이다. 개인적 역량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철저한 팀플레이를 통해 극복해나가야 한다. 브라질을 상대로 보여주었던 것처럼, 상대 플레이에 대응해 나가기보다 우리식 축구를 구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철 감독은 "아직 선수들이 100% 올라온 것은 아니다"라며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암시했다. 최진철과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꿈, 그들의 꿈이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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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5 FIFA U-17 칠레월드컵 B조 2차전
10월 21일(수요일) 오전 8시 대한민국 vs. 기니(SBS 생중계)
17세월드컵 최진철 이승우 장재원 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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