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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상징인 '♀' 과 남성을 뜻하는 '♂'는 서양의 점성술에서 유래했다. '♀'과 '♂'는 원래 금성(비너스)과 화성(마스)을 뜻했는데, 이중 전래적으로 사람들에게 더 친숙한 존재는 '샛별' 금성이었다. 새벽 동쪽 하늘에서 반짝이곤 하는 샛별은 설화나 구전 등의 소재로도 왕왕 등장한다.

그러나 과학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커진 현시대에는 화성이 더욱 크게 주목받는 대상이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이라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면서 화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흐르는 소금물이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성은 향후 한동안 가장 주목받는 천체가 될 게 분명하다. NASA가 오는 2030년께 유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겠다고 천명한 까닭이다. 미국 외에 유럽연합,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이 화성을 향해 우주선을 쏘아 올린 바 있어 화성 탐험은 치열한 경쟁 양상까지 띠고 있다.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그대, '화성'

화성의 모습.
 화성의 모습.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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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은 그간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그대"와 같은 존재였다. 우주선으로 사흘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달과는 달리, 화성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현재 기술로는 보통 100여 일 이상 소요될 정도로 먼 탓이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울 때 거리는 약 5600만km이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의 평균 38만여km에 비해 150배가량 먼 거리다. 지구와 화성이 서로 가장 멀 때 거리는 4억km 남짓으로 이는 빛이 도달하는데도 20여 분 이상이 걸리는 거리이다.

멀다는 점을 제외하면, 화성만큼 지구인들에게 '애틋한' 천체도 찾기 힘들다.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와 같은 행성인 탓이다. 화성이 애틋한 한 이유를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과거 생명을 품었을 확률이 매우 높은 이웃 행성이란 점이다.

지구와 화성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면서 같이 '탄생'했다. 생성 초기 화성은 지구와 여러 면에서 흡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는 물론, 물도 한때는 풍부한 등 생명체를 부양할만한 조건을 두루 갖추었을 것이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었던 기간은 최소 수백만 년 정도로 추산된다.

화성은 초기 수백만 년 정도를 제외하곤 산소가 희박해지고 물이 점차 증발 고갈되는 등 생명이 존속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말았다. 과학자들은 화성이 불모의 땅으로 변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태양에서 멀어 햇빛이 지구만큼 강하지 않게 내리쬐는 것도 한 이유이다. 태양과 지구의 거리는 약 1억5000만km인데, 화성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약 1.5배 멀다. 하지만 화성이 태양에서 멀다는 게 생명체 부재를 설명하는 충분한 이유는 못 된다.

만약 화성이 지구만큼 컸다면, 대기가 희박해지고 물이 급속도로 증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화성은 반지름이 3389km 가량으로 지구의 절반을 조금 넘고, 부피는 15%에 불과한 등 지구보다 몸집이 작다. 중력은 지구의 1/3의 남짓이다. 중력이 작으니, 대기와 물을 붙들어 두는 데 결정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화성은 자전축이 지구와 큰 차이가 없는 25도가량 기울어져 있어 계절도 있다. 또 화성의 기온은 생명체의 생존에 적당한 섭씨 35도 정도까지 상승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탄생 당시 화성의 크기가 지구와 엇비슷했다면, 화성 역시 생명체가 번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인류가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한 유일한 행성이라는 점에서 지구는 외로운 천체이다. 그러나 만약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면, 화성은 말할 것도 없고 지구인들의 운명 또한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도 지구가 아닌 행성에 인간이 살만한 우주 기지를 건설한다면 두말 할 것 없이 화성이 0순위 일 만큼 화성은 지구와 밀접한 관계이다.

덧붙이는 글 | 위클리 공감(korea.kr/gonggam)에도 실렸습니다. 위클리 공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정책 주간지 입니다.



태그:#화성, #우주,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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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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