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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왼쪽)과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가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에 앞서 고개숙이고 있다. 토마스 쿨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해 "이 기회를 통해 폭스바겐코리아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 고개숙인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왼쪽)과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가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에 앞서 고개숙이고 있다. 토마스 쿨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해 "이 기회를 통해 폭스바겐코리아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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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표정은 시종일관 굳어 있었다. 하나같이 '사과'라는 표현을 올렸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진정성'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지난 7일에서야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 구매자에게 '사과문'을 전달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국내에 알려진 지 20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구체적인 사과문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고, 사과문을 발송하겠다는 '예정'이 알려진 것.

사과문은 8일 아침 일부 조간신문에 실렸다. (정작 폭스바겐코리아 홈페이지에는 이날 밤 9시 현재까지도 사과문이 올라와 있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오후 폭스바겐과 아우디코리아  등은 국회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미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불거진 미국을 비롯해 독일 본사 뿐 아니라 영국 등 대부분 나라에선 공식사과를 비롯해 리콜과 판매중지 등 다양한 해결책이 나왔던 상황이었다.

이날 국토위 국감에선 폭스바겐과 아우디코리아의 늑장 사과와 무성의한 대응이 그대로 도마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범죄'. '배신', '사기' 등의 단어를 써가며, 이들 외국인 대표들을 몰아세웠다.

"자동차 기술만 최고가 아니라 사기치는 기술도 최고 아닌가"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하니까, 사고가 터진 20일이 지나서야 사과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그는 이어 "이번 배출가스 조작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며, 독일 기업에 무한 신뢰를 보낸 것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찬열 의원은 "클린 디젤이라고 하는데, 언론 보도대로라면 (폭스바겐의) 사기극이라는 것을 인정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현재 정부차원에서 디젤차가 친환경적이라고 해서 환경개선부담금 등을 제외해 주는 등 혜택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의 자동차 기술을 가진 폭스바겐에서 오염저감장치를 조작한 것은 전 세계인에 대한 사기극 아닌가"라며 "자동차 기술만 최고가 아니라 사기치는 기술도 최고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의 질의를 동시통역으로 전해들은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기극'이라는 표현에 대해선 "제대로 이해를 못하겠다"면서도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답했다.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감사 시작을 기다리며 물을 마시고 있다. 토마스 쿨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해 "이 기회를 통해 폭스바겐코리아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 국감장 불려나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감사 시작을 기다리며 물을 마시고 있다. 토마스 쿨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해 "이 기회를 통해 폭스바겐코리아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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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사과에 대해서도 토마스 쿨 사장은 "미국과 한국사이의 배출가스 기준이 다르고, 독일 본사로부터 최근에야 한국시장에 판매된 차량 정보를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의 환경부에서 4대의 차량에 대해 배출가스 조사가 진행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조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미국에선 배출가스 조작으로 인한 대기오염 악화로 7년동안 최대 94명 사망"

또 이번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차량 구매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여부도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디젤차의 대기오염 악화 문제가 다시 떠오르면서 막대한 배상문제도 제기됐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향후 시행될 차량 리콜과 연비의 상관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리콜을 하게 되면) 배출가스 저감장치 프로그램을 삭제해야 한다"면서 "이럴 경우 차의 출력이 떨어지고 일반적으로 연비가 낮아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가 당초 구매할 때 예상치 못한 연비가 낮아지는 손해에 대해 어떻게 해야하나"라고 물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단지 리콜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다"면서 "미국의 경우 디젤차의 대기오염 악화로 지난 7년 동안 최소 16명에서 최대 94명이 사망한 것으로 AP통신이 추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미국보다 인구밀도가 15배이상 높다"면서 "이번 조작사건으로 국민들의 보건상 피해가 훨씬 클 수 있으며, 피해가 확인되면 배상할 의사가 있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토마스 쿨 사장은 "환경부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구매자의 피해보상 등)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보건상의 피해 배상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알려주도록 하겠다"며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왼쪽)과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가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토마스 쿨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해 "이 기회를 통해 폭스바겐코리아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 증인 선서하는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왼쪽)과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가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토마스 쿨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해 "이 기회를 통해 폭스바겐코리아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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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사장과 함께 나온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 역시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했다. 오히려 올해 초 생계난에 시달린 수입차 딜러의 자살 사건에 대해 "해프닝(happening)"이라고 표현했다가, 의원들로부터 '부적절하다'며 질타를 받기도 했다. 타머 대표는 뒤늦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어서 적절치 못한 표현을 썼다"면서 다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날 국감에선 수입차의 부족한 애프터세일즈(AS) 문제를 비롯해 과도한 부품과 공임비도 제기됐다. 특히 최근 광주 판매법인에서 벌어진 2억짜리 벤츠 차량에 대한 골프채 파손 사건 동영상이 국감장에 방영되기도 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객만족 최우선이라는 가치를 더욱 중요시 하게 됐다"면서 "한국내 서비스센터 역시 올해말까지 40곳으로 늘리는 등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준 베엠베(BMW)코리아 사장 역시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데 공감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센터에서 좀더 싼 대체부품을 안내하고, 고객이 원하는 수리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수입차 업체 간 과도한 경쟁으로 판매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향후 판매회사들과 개선점을 찾아서 직원들도 만족할수 있는 방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그:#폴크스바겐코리아, #토마스 쿨, #아우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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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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