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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행 관장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는 아이들.
 조명행 관장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는 아이들.
ⓒ 김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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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처럼 편안한 아프리카 초원의 집.
 내 집처럼 편안한 아프리카 초원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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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에서 우리는 몽골인처럼.
 게르에서 우리는 몽골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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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학생들은 9월 24일 영월아프리카 미술박물관을 방문하여 사회를 더 깊게 탐구했다. 이웃나라의 환경과 생활모습, 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그들의 의복과 음식, 인형, 기념품, 미술품들을 통해 배웠다.

"아프리카 하면 생각나는 게 무엇인가요?"

오랜 기간 나이지리아에서 외교관생활을 하신 관장님이 아이들에게 질문했다.
아이들은 여기저기에서 손을 들면서 대답했다.

"흑인들이 많아요."
"옷을 안 걸치고 다녀요."
"동물을 신으로 섬겨요."
"부족이 많이 있어요."
"사냥을 합니다."

주로 원시적인 생활상을 그리며 대답을 하는 아이들을 향해 관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옷을 다 걸치고 다녀요. 동물을 신으로 섬기는 데도 있고 아닌데도 있어요. 아프리카하면 우리가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게 참 많아요. 그들도 우리랑 똑같이 사랑을 하고 물건을 만들고 또, 도시에 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높은 빌딩도 다 있습니다. 여기처럼 잘 사는 사람도 있고 많이 배운 사람도 있고 그래요."

한마디로 편견을 가지고 보지 말라는 이야기다.

전세계 193개국 중에 54개국이 있는 큰 아프리카 대륙은 유럽의 5배다. 나라가 있기 전부터 살아온 부족들이 3000여 개가 넘고 그들이 일찍부터 만들어온 조각과 장신구는 보기에 아름답고 조화로운 철학을 가지고 있다.

피카소가 1907년 입체주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아프리카 작품에 영감을 얻고나서 부터였다고 한다. <아비뇽의 쳐녀들>을 그렇게 정확하게 보이는대로가 아닌 생각하는 대로, 아는대로 법을 선보였다. 아프리카 작품은 이렇게 앞선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여자의 가슴 그림이 작품에 유난히 많고 이에 대한 관장님의 설명이 길어질수록 남자아이들은 쑥스러워 얼굴은 바닥에 묻었다. 난 속으로 작품을 통해 '몰래 보지 않고 대 놓고 볼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설명 후 이어지는 미션프로그램도 아이들에게 흥미있는 일이었다. 여기 저기 박물관을 뛰어다니면서 수행해야하는 일들. 모둠별로 사진을 찍어라, 어느 나라의 전통옷을 입어라, 마네킹을 찾아라. 악기를 연주해서 동영상을 찍어라 등등 만지고 비비고 느끼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아프리카 하면 배고파서 배나온 아이들만 생각나요. 하지만 집안 문 하나에도 아름다운 무늬를 새기고 예쁜 인형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는 예술적인 나라라는 걸 알고 놀랐어요"라며 눈이 유난히도 초롱초롱한 강은서(13)는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을 떠날 때 웃으면서 말했다.

"혼자 박물관 올때보다 더 재미있어요."

두 손을 활짝 올리며 홍용진(13)은 큰소리로 말했다.

동남아시아, 유럽만 좋아하던 나도 아프리카에 여행을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했다. 박물관체험을 통해 교과서 속에서만 머무는 세계가 아닌 직접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듯한 느낌. 아이들과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



태그:#영월, #박물관,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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