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1일 오후 6시45분]

"<히든싱어>가 아니라 '힘든싱어'였다."

지난해 이승환이 출연 후 남긴 소감처럼, 가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모창자들과 대결하는 <히든싱어>는 26년 관록에도 긴장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심지어 이승환을 비롯한 몇몇 가수들은 최종 우승자가 되지도 못했다. 그 녹록치 않은 여정을 어느새 37명의 가수들이 거쳐 갔다.

JTBC <히든싱어>가 10개월 만에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시즌4 첫 방송을 앞두고 1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전 시리즈를 기획하고 연출한 조승욱 CP가 참석했다. 시즌4의 첫 주자인 보아 편과 김진호(SG워너비) 편까지 2회 녹화를 마친 조 CP는 "이번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지금껏 모창이 까다롭고 모창자들을 모으기 어려워 숙제처럼 미뤄뒀던 분들"이라고 밝혔다.

시즌4 출연 예정 가수들 : 이은미, 김연우, 김정민 등

 <히든싱어4> 첫 주자로 녹화를 마친 가수 보아에 대해 조승욱 CP는 "지금껏 자기랑 똑같은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던 보아씨가 모창자들을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라고 귀띔했다.

<히든싱어4> 첫 주자로 녹화를 마친 가수 보아에 대해 조승욱 CP는 "지금껏 자기랑 똑같은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던 보아씨가 모창자들을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라고 귀띔했다. ⓒ JTBC


조 CP에 따르면 보아 편에 모창자들이 대거 몰렸다고. 그는 "보아가 한류 1세대인 만큼 롤모델로 가수의 꿈을 키운 10~30대 여성분들이 많더라,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아를 좋아하고 따라하는 여자 팬층이 두터웠다"며 "그 중 엄선해서 5명의 모창자를 준비해 무사히 녹화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껏 자기랑 똑같은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던 보아씨가 모창자들을 만나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수의 목소리나 창법이 바뀐 경우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생긴다. 독특한 '소몰이 창법'으로 모창자들을 양산했던 김진호를 예로 든 조 CP는 "요즘엔 김진호씨의 창법이 진화했는데, 본인도 모창자들과 섞여서 불렀을 때 자기 목소리를 얼마나 알아봐줄까 걱정하더라"며 "과연 그가 다시 소를 몰 것인지, 아닌지 지켜봐달라"고 말을 아꼈다.

두 사람 외에도 시즌4에는 이은미, 김연우, 김정민, 민경훈, 거미 등이 출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와 모창자 양쪽이 준비돼 있어야 가능한 프로그램이기에 어디까지나 '예정'이다. 조용필, 이승철, 서태지, 이소라, 박효신 등 섭외가 쉽지 않아 오래 전부터 모창 능력자를 모집만 하고 있는 가수들도 있다. "일단 출연 의사와 상관없이 모창자들을 모아놓는 것"이라고 답한 조 CP는 "한 모창자는 임신했을 때 지원했는데, (해당 가수의 출연이 성사되지 않아) 지금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다"고 웃었다.

그런가 하면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모창자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고 해서 섭외를 성사시킨 경우도 있다"고. 조 CP는 "이적씨는 음악만큼은 콘서트에서만 보여드리고 싶다고 출연을 부담스러워 했는데, 모창자들을 보고 마음을 돌렸다"고 전했다. 사실 제작진은 가수들에게 모창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조 CP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원조 가수가 출연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시즌2 때 고 김광석 편처럼 이번 시즌에는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 신해철의 1주기를 맞아 추모 특집을 준비 중이다. 이 자리에서는 신해철의 유작인 '웰컴 투 더 리얼 월드'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2월부터 지금까지 <히든싱어>를 이끌어온 조 CP는 "가수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초심을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고들 말한다"고 뿌듯해 했다. 또한 "<히든싱어> 출연이 계기가 돼서 모창자들이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된다든지, 가수들이 에너지를 얻어 활동에 박차를 가하거나, 음원이 재조명을 받아서 차트 역주행하는 걸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한편 <히든싱어4> 첫 회 보아 편은 오는 3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히든싱어4 보아 김연우 신해철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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