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질 듯 말듯 한화의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 2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7-6 승리를 거두며 SK에 2게임 차 뒤진 6위를 유지했다. 한 경기라도 패배한다면 5강의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은 30일 로저스의 선발을 예고했다.

부진의 늪에 빠졌던 로저스

로저스와 악수하는 김성근 감독 지난 2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화 김성근 감독이 완봉승을 거둔 로저스와 악수하고 있다. 게임 스코어 4-0.

▲ 로저스와 악수하는 김성근 감독 지난 2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화 김성근 감독이 완봉승을 거둔 로저스와 악수하고 있다. 게임 스코어 4-0. ⓒ 연합뉴스


8월에는 두려울 것이 없었던 로저스였다. 로저스는 지난 8월 한 달간 5경기 등판해 3경기를 완투하며 3승 1패 방어율 1.79의 특급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8월 28일 2군으로 내려간 후, 지난 8일 LG전에 복귀한 로저스는 8월의 로저스가 아니었다.

LG전에서 로저스는 8이닝 동안 12개의 안타를 맞으며 5실점을 기록했다. 롯데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긴 했지만 10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최악의 경기는 지난 18일 NC 다이노스와의 시합이었다. 로저스는 한국프로야구 무대에 데뷔 후 최다 실점(8실점)을 하며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로저스는 25일 이전까지 9월 세 경기 19.1이닝 동안 15실점 하며 6.52의 높은 방어율을 기록했다. 8월 1.79였던 방어율은 3.32까지 치솟았다. 방어율뿐만 아니라 피안타율도 급상승했다. 9월에만(25일 이전) 30안타를 맞으며, 3경기 피안타율은 0.375로(8월 피안타율 0.149)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수치를 보여줬다.

부활한 로저스 또다시 완봉

최악의 투구를 보여준 NC전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5일. 그러나 로저스는 완벽히 부활했다.

로저스는 막강한 넥센 타선을 9이닝 동안 5피안타로 잠재우며 시즌 3번째 완봉승을 거두었다. 이날 로저스가 기록한 7개의 탈삼진 중 무려 3개를 박병호에게 뽑아내며 홈런 선두 타자의 위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로저스의 완투 능력은 현재 KBO에서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현재 9게임 만에 4완투 3완봉승을 기록하며 완투 부문 1위(윤성환-28경기 3완투, 옥스프링-29경기 3완투)에 올라있다.

역대 KBO 기록과 비교해보면 기아의 양현종은 9시즌 동안 4완투 2완봉승을 올렸고, 윤성환은 10시즌을 뛰면서 8완투 3완봉승을 기록했다. 로저스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불씨가 꺼질지 아니면 다시 타오를지

로저스 호투 지난 2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화 선발 로저스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로저스 호투 지난 2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화 선발 로저스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에 삼성과의 30일 경기는 가을야구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경기다. 한화는 잔여 경기(4경기)에 모두 승리해야 가을 야구를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삼성과의 경기에서 한화가 패배하고, SK가 LG에 승리한다면 사실상 가을야구 희망은 끝난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한화는 로저스의 호투가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로저스는 넥센과의 경기 후 4일밖에 쉬지 못한 채 등판한다. 체력적 부담과 5위 싸움의 혼전 속에서 로저스는 작은 희망의 불씨를 계속 지필 수 있을까?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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