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3일 수요일 아침 10시 고베시 히가시나다쿠 롯코아일란드 마을 길거리에서 열리는 수요일 아침 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이 수요일 아침 시장은 한 달에 두 번, 첫 번째와 네 번째 수요일에만 열립니다. 이 시장에는 고베시 바다 건너 남쪽 아와지시마 섬에서 가꾼 쌀, 푸성귀, 과일, 꽃을 농민들이 직접 가지고 와서 팝니다.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고, 자동차로 싣고 온 물건들을 내리며 준비하는 시간부터 마을 아주머니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이 다른 가게에서 파는 것보다 값이 싸고, 직접 농민들이 가꾼 것이라고 해서 믿음이 가기 때문인가 봅니다. 일본에서는 아침 일찍 바닷가에서 갓 잡아온 생선을 파는 곳이나, 푸성귀를 파는 곳을 아사이치(朝市)라고 합니다. 아사이치를 우리말로 아침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작은 차로 싣고 온 물건을 진열대에 나누어 놓고, 팔기 시작하여 거의 30분 만에 대부분 매진되었습니다. 원래 광고지에는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 까지라고 했는데 한 시간도 다 되지 않아서 장사가 끝났습니다. 물건을 가지고 나오신 농민들도 시원섭섭한 느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슈퍼마켓에 비교하여 아주 싸지는 않지만 비교적 싼 편입니다. 쌀, 감자, 고구마, 양파, 차조기, 모로헤이야 잎, 꽃, 잼, 동아 장아찌, 피망, 매실 장아찌, 감귤 따위를 비롯한 농산물과 마른멸치도 있습니다.



아침 시장에서 파는 백미 쌀값은 1kg에 품종에 따라서 360엔과 500엔이었습니다. 현미 쌀값은 1kg에 품종에 따라서 300엔과 340엔이었습니다. 고구마는 대략 1kg에 300엔 정도였습니다. 자주색 양파는 큰 것 두 개에 100엔이었습니다.


아침 시장에서 파는 물건에는 모두 값과 함께 생산자 이름과 전화번호가 쓰인 딱지가 붙어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소비자들은 값뿐만 아니라 같은 고베시에서 사는 농민들이 가꾼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사는 것 같았습니다.


아침 시장이 열리는 날은 물건을 준비하는 농민들이 광고지를 만들어 아침 신문과 함께 각 가정에 배달합니다. 아무래도 미리 알려야 마을 사람들도 잊지 않고 사러 오기 때문입니다. 마침 이번 수요일 23일은 추분으로 공휴일이어서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고베시, #아침 시장, #푸성귀, #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