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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피델 카스르토 전 쿠가 국가평의회 의장의 만나믈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과 피델 카스르토 전 쿠가 국가평의회 의장의 만나믈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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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에서 미사를 집전해 이념보다 사람을 섬길 것을 강조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현지시각)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시민 수만 명과 함께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참석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서 같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에 쿠바인들은 더욱 친근감을 느꼈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이기주의에 유혹당하지 않도록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신의 뜻에 따라 개인의 희망과 욕망, 권력 의지 등을 한쪽으로 치워두는 대신 가장 약한 이웃을 돌봐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최근 쿠바가 경제 개방을 하면서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교황은 "이념이 아닌 섬기는 마음으로 서로 아껴야 한다"라며 "우리는 이념이 아닌 사람을 돕는 것이며, 봉사와 헌신은 결코 이념적이지 않다"라고 강조하며 쿠바 공산주의 체제의 극심한 통제도 짚고 넘어갔다.

아울러 "내 이웃의 행실을 살피거나 재단하려고 들지 말라"라며 "쿠바인들도 다른 민족이나 국가처럼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양팔을 벌려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미사는 평화롭게 진행되었으나, 쿠바 반체제 인사 수십 명이 전단을 돌리며 항의 시위를 펼치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AP는 "쿠바 사회가 최근 유연해졌으나 혁명 원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여전히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피델 카스트로와 회동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를 마친 뒤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을 찾아갔다. 교황은 카스트로 전 의장의 자택을 방문해 약 40분간 면담하며 국제정치, 경제, 환경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카스트로 전 의장에게 신학책과 자신의 저술이 담긴 책을 선물했으며, 카스트로 전 의장도 브라질의 대표적인 신학자 프레이 베투 신부와 자신의 대화를 담은 책 '피델과 종교'를 교황에게 선물하며 화답했다.

1959년 쿠바 혁명을 이끌며 친미 정권을 몰아내고 49년 동안 최고 지도자를 지냈던 카스트로 전 의장은 건강이 악화되어 지난 2008년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의장직을 물려주고 은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 혁명으로 반 세기 동안 단절된 미국과 쿠바가 최근 국교 정상화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막후 협상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프란치스코 교황, #피델 카스트로, #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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