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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학부모들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일베 교과서는 안된다"면서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7일 오후 학부모들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일베 교과서는 안된다"면서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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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 7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부모 1만 3천여 명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거짓역사가 국가와 아이들을 망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진보성향 학부모 단체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우리 아이들의 역사의식을 왜곡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며 1만 3042명 학부모 명의(6일 오후 5시 기준)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도가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 가족사가 친일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학부모들은 "국정화 교과서로 균형 있는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실제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는 나라는 몽골, 베트남, 북한, 스리랑카 등 몇몇 국가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그토록 따라 하고 싶어 하는 OECD (가입국 중) 어느 국가도 국정화된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의도는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 가족사가 친일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교과서 국정화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가장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조상들의 친일 행각을 덮고 군사독재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해 그 토대 위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역사의 공과 중 그동안 과만 너무 크게 생각했다, 이제는 공을 봐야 한다'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긍정의 역사는 과를 덮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과를 정확히 평가해서 과를 불러온 세력을 단죄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역사 앞에 당당한 부모가 되겠다"며 ▲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 국정화 집필을 주도하는 학자·관계자에 대한 책임 추궁을 끝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날 보수성향 학부모 단체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적의 대한민국 바른역사 가르치는 교과서 원한다'는 토론회를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했다. 이 단체는 앞서 4일 성명에서도 "(현재) 한국사 교과서가 대한민국 건국과정을 헐뜯고 북한체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듯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독립운동 정신 훼손'을 우려하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독립운동가 후손과 독립운동 단체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독립운동 정신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한국사 교과서 국정제 전환 움직임 당장 중단할 것' '건국절 제정 추진, 친일파의 역사적 복권 등 독립운동의 전통을 강조한 헌법 정신 훼손하는 일체의 책동 당장 중단할 것' '독립운동사를 왜곡,폄하하려는 일체의 움직임을 중지하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된 독립운동사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여건 강화할 것' 등을 촉구했다. 회견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 안중근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 차리석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차영조,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윤경로 상임대표,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한국광복군 총사령 지청천 후손 이준식 등이 참석했다.
▲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들 "한국사교과서 국정제 반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독립운동 정신 훼손'을 우려하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독립운동가 후손과 독립운동 단체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독립운동 정신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한국사 교과서 국정제 전환 움직임 당장 중단할 것' '건국절 제정 추진, 친일파의 역사적 복권 등 독립운동의 전통을 강조한 헌법 정신 훼손하는 일체의 책동 당장 중단할 것' '독립운동사를 왜곡,폄하하려는 일체의 움직임을 중지하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된 독립운동사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여건 강화할 것' 등을 촉구했다. 회견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 안중근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 차리석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차영조,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윤경로 상임대표,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한국광복군 총사령 지청천 후손 이준식 등이 참석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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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지난 2일 김무성 대표가 국회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거듭 국정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3일 오수창 국사학과 교수 등 서울대 교수 34명이 국정화 반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하고, 독립운동가 후손과 독립운동 단체 대표자들이 반대 기자회견을 하는 등 즉각 반발 움직임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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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역사교사모임 소속 교사 2255명도 성명을 통해 "정부가 공언한 하나의 역사해석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결과를 가져올 국정 교과서는 역사교육의 본질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한편 '역사정의실천연대' 등 전국 470여개 단체가 모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칭)는 7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정오부터 1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태그:#한국사교과서, #역사교과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국정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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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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