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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리는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9.3 <CCTV 캡처>
▲ 기념촬영하는 각국 정상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리는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9.3 <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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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3일 오후 10시 17분]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 파시스트 전쟁 승전(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역대 대통령 중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체제의 최대 '정치 이벤트'에 마련된 박 대통령의 위치는 달라진 한중 관계를 입증했다. 노란색 상의를 입은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왼편에 서서 천안문 성루에 올랐다. 천안문 성루에 오르는 시 주석의 오른편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었다. 시 주석과 함께 다른 외국 정상들보다 선두에 서서 천안문 성루에 오른 셈이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기념사진 촬영 때도 박 대통령과 푸틴 러 대통령은 시 주석 내외의 좌우에 위치했다.

열병식 참관 좌석순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측은 시 주석 왼편에는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과 원자바오·주룽지 전 총리 등 자국 원로와 최고지도부를 배치했다. 오른편에는 박 대통령과 반기문 UN사무총장 등 각국 정상과 외빈들을 배치했다. 이 중 박 대통령은 푸틴 러 대통령 다음으로 시 주석과 가까운 자리에 섰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시 주석으로부터 5번째 자리, 박 대통령으로부터 3번째 자리에 섰다.

중국 측이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와 함께 한국을 배려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이 외국 정상 30여 명을 모은 자리에서 시 주석 바로 옆에서 박 대통령과 사진을 촬영하고 앞 열에 박 대통령 좌석을 마련한 것은 큰 배려이자 우리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측 대표 최룡해 당비서는 가장 멀리... 달라진 한중·북중관계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함께 성루에 서 있다. 오른쪽부터 시진핑 중국 주석, 푸틴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내외.
▲ 시진핑-푸틴과 나란히 선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함께 성루에 서 있다. 오른쪽부터 시진핑 중국 주석, 푸틴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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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한 측 대표로 참석한 최룡해 조선노동당 비서는 시 주석의 오른편에 선 각국 정상과 외빈 중 가장 끝머리에 위치했다. 최룡해 비서가 정상급 인사는 아니지만,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이 1954년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 바로 옆에서 중국 건국 기념 열병식을 지켜봤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그 입지가 추락한 셈이다. 이는 역전된 한중·북중관계의 위상을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이 박 대통령을 전승절 기념행사, 특히 열병식에 초청한 것 자체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냉각된 북중관계를 드러내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시 주석은 전승절 기념행사 이후 열리는 오찬 리셉션에도 박 대통령만을 위한 전용 대기실을 마련하는 등 '각별한 예우'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은 이번 방중 기간에 '박 대통령이 가장 중요한 손님 가운데 한 분'이라면서 박 대통령을 특별히 잘 모시라고 중국 의전 실무진에 수차례 지시했다고 한다"라며 "중국 측은 별도 영접팀을 구성할 정도로 우리를 배려했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전날(지난 2일) 정상회담 직후 열린 특별 오찬에서 나란히 앉은 것을 두고도 여러 가지 관측이 쏟아진다. 통상 외국 정상과의 식사 자리에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과 다른 이례적인 자리 배치였기 때문이다.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눌 경우, 주변 인사들은 듣지 못하는 긴밀한 얘기가 오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양국 정상이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는 청와대 측의 브리핑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그러나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관련 질문에 "두 분께서 주로 따로 나누신 얘기가 되겠다, 그것을 다 파악해서 현재 밝힐 것은 안되고 여러 가지 의제를 얘기 나누신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위치는 전승절 기념행사 이후 열린 시 주석 주최 오찬 리셉션 때도 한 차례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왼편에 앉았다. 푸틴 러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편에 앉았다. 앞서 기념촬영 때와 같이 시 주석 내외를 중심에 두고 박 대통령과 푸틴 러 대통령이 좌우를 차지한 셈이다.

선글라스 끼고 열병식 지켜 본 박 대통령, 잠시 휴게실로 이석하기도

박근혜 대통령(왼쪽부터)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군사퍼레이드를 관함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왼쪽부터)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군사퍼레이드를 관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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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 주석과 푸틴 러 대통령과 다른 박 대통령의 열병식 관람 태도도 주목받았다. 중국 CCTV의 생중계 화면에 잡힌 박 대통령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시 주석과 푸틴 러 대통령이 서서 박수를 치며 열병식을 관람한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중국 측의 사전 안내에 따른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열병식 관람 장소가) 햇별 가리개가 없는 곳이라 사전에 선글라스를 준비하라는 중국 측의 사전 안내가 있었고 시 주석이 열병식 '사열(査閱)'을 다 마치고 올라왔을 때 타국 정상과 비슷한 시점에 착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열병식 중 박 대통령이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열병식 '분열(分列)'이 진행되고 있을 때 박 대통령을 비롯한 외빈들에게 휴식을 취해도 좋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휴게실에서 장쩌민 전 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슈뢰더 전 독일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과 만나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 편집ㅣ김준수 기자



태그:#박근혜, #중국 전승절, #시진핑, #최룡해,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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