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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향하다 배가 뒤집혀 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시리아 꼬마.
 유럽으로 향하다 배가 뒤집혀 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시리아 꼬마.
ⓒ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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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해변으로 밀려온 3살짜리 시리아 꼬마의 시신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터키 휴양지 보드룸의 해변에서 빨간색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꼬마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꼬마는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의 난민 에이란 쿠르디(3)로 밝혀졌다.

쿠르디는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과 전쟁을 피해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나 터키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그리스 코스섬으로 향하다가 보드룸 해변 인근 아크야라 지역에서 배가 뒤집혀 익사했다. 5살짜리 쿠르디의 형도 변을 피할 수 없었다.

23명이 타고 있던 배가 뒤집히면서 쿠르디를 포함한 어린이 5명과 여성 1명 등 12명이 숨졌다. 구조된 것은 7명에 불과하고, 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터키 경찰은 시신을 수습하는 한편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터키 <도안통신>이 찍은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공분을 일으켰다. 외신들도 "난민의 참상을 보여주는 끔찍한 사진"이라며 쿠르디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 영국판>은 이 사진과 함께 "데이비드, 제발 뭐라도 좀 하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영국의 난민 수용 확대를 거부하고 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비판한 것이다.

국제어린이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저스틴 포시스 대표는 "전쟁을 피해 도망치다 목숨을 잃은 이 꼬마의 비극적 사진은 큰 충격을 준다"라며 "더 나은 삶을 위해 찾아 떠나는 난민들이 처한 위험을 잘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꼬마의 비극적인 죽음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최악의 난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하도록 유럽연합(EU)을 압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의 사람들이 내전과 가난을 피해 고향을 떠나면서 유럽에 사상 최대 규모의 난민이 몰려들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35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지중해를 건너다가 배가 뒤집혀 목숨을 잃거나, 전염병이나 굶주림에 목숨을 잃는다. 쿠르디처럼 배를 타고 가다가 바다에서 숨진 난민이 올해만 벌써 2500명이 넘는다. '죽음의 항해'를 마치고 무사히 유럽 대륙에 도착하더라도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다.

헝가리는 그리스에서 넘어오는 난민을 막기 위해 거대한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으며, 마케도니아는 난민이 국경을 넘어오려고 하자 경찰을 투입해 무력 진압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EU는 회원국들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난민을 나눠서 수용하자는 '난민 쿼터제'를 추진하고 있으나 각 국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시리아 난민 꼬마의 비극적 죽음을 보도하는 주요 외신들.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시리아 난민 꼬마의 비극적 죽음을 보도하는 주요 외신들.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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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시리아 난민, #터키,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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