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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 석방문화제'에 참석한 소설가 공지영씨.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 석방문화제'에 참석한 소설가 공지영씨.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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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위원으로 9년째 사형수들의 교화를 도와온 작가 공지영씨가 최근 교정위원 재위촉에서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유대인들을 학살한 나치 치하에 비유했던 공씨는 자신의 탈락 이유가 정치적 성향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공지영씨는 지난 2015년 3월, 교정위원 3년의 임기가 만료됐다. 공씨는 최근, 교정위원 재위촉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씨는 지난 2006년부터 3년씩 세 차례 서울구치소 교정 위원을 위촉받은 바 있다. 교정위원의 위촉 및 재위촉, 해임은 3월과 9월경에 두 차례 이뤄진다.

공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이었던 김성은 신부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소개했다. 이 문자에서 김 신부는 "지난 봄에 황교안 (법무부)장관 당시에 공 작가님의 정치적 성향관계로 (교정위원에) 재위촉(이) 어렵다고 (교정본부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씨는 페이스북에서 "죽이려고 번호(를) 매겨 놓은 사람들(사형수들)에게 내 정치 성향이 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일까?"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사상검열'을 당하는 기분"이라며 "이번 기회에 제 정치 성향을 밝힌다, 저는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사람의 편"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진보당 해산 등 사회적 발언해 온 교정위원은 안 돼?

법무부 교정위원은 사형수를 비롯해 교도소 내 수형자 교화 활동을 지원하는 민간 자원봉사자들이다. 교정위원은 2015년 4월 현재 4676명에 이르며 각 교도소 소장들의 추천을 거쳐 법무부장관이 위촉하게 돼 있다. 3년 임기의 교정위원은 활동 실적에 따라 3년 단위로 재위촉할 수 있다. 법무부는 천주교사회교정사목위원회와 함께 재소자들의 교화 활동을 돕고 있다.

공씨는 그동안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을 해 왔다. 제18대 대선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나치 치하', '유신 치하'에 비유해 보수진영으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위헌 결정을 기각하자 공씨는 "어이없게도 북한을 추종한다는 이유로 통진당을 해산함으로써 정부와 헌재는 자신들이 북한과 똑같음을 보여주고 말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자격 기준과 관련해 교정위원들은 자질과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위촉한다"면서 "정치적인 성향을 이유로 특정인의 위촉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씨는 지난 1988년 <창작과비평>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내며 등단했다. 지난 2003년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준비하면서 사형수들을 만나왔다. 이 소설은 사형수와 세 번 자살을 기도한 여교수의 사랑을 그렸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공지영, #교정위원, #법무부, #사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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