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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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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는 고도근시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지난 1979년 6월 징병검사에서 고도근시로 인해 병역면제에 해당하는 '병종'(신체등위)을 판정받은 것이다. 고도근시란 -6.00 디옵터(diopter, 안경 렌즈의 굴절정도를 나타내는 단위) 이하인 경우를 가리킨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병역을 면제받은 지 2년이 지난 1981년 6월 사법시험(제23회)에 합격했다. 약 4년 뒤인 지난 1985년 3월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 이후 김천지원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방법원과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서부지방법원장 등을 거쳤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고도근시여서 워낙 시력이 나쁘다"라며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직접 만났는데 지금도 시력이 썩 좋지 않더라"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병역면제가 정당한 것인지, 특혜인지는 판단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의 병적기록부에는 고도근시를 입증할 만한 '수치'(디옵터)가 기록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사청문위원인 서기호 정의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오늘(25일) 이 후보자의 병적기록부를 살펴본 결과 '근시'라는 판정만 나와 있지 이를 뒷받침할 만한 디옵터 수치는 적혀 있지 않았다"라며 "병무청에서는 '당시 군의관이 병역을 면제받을 만한 근시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만 얘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고도근시를 입증할 만한 디옵터 수치가 없어서 병역면제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장남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4년 7월까지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안과 질환(근시)으로 4급 판정을 받았다"라고 귀띔했다. 장남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대학에서 유학한 뒤 병역을 마쳤고, 현재는 미국의 한 연구실에서 리서치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은 3급을 판정받아 현역 입영 대상이었지만 해외유학을 이유로 2013년 5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입영을 연기했다.

남성 대법관 11명 중 9명이 장교로 군복무

한편 <오마이뉴스>가 남성 대법관 11명의 병역사항을 살펴본 결과, 9명이 '장교'로 병역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훈·박병대·김용덕·김창석·조희대·박상옥 대법관은 육군 장교로, 민일영·이인복 대법관은 해군 장교로, 고영한 대법관은 공군 장교로 제대했다. 대부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법무관으로 입대했다.

김신 대법관은 11명의 대법관 가운데 유일하게 병역을 면제받은 경우다. 어린 시절부터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에 보조기를 달아야 걸을 수 있었던 그는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그의 장남은 현역으로 병역을 마쳤다.

권순일 대법관은 보충역을 처분받아 '공군 일병'으로 제대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진행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현역 회피' 의혹을 받았다. 당시 그는 "신체검사 때 근시와 고도 난시로 3급을 받았기에 현역으로 갈 줄 알았는데 병역 자원이 많아서 3급을 받은 사람은 보충역으로 근무하라는 통지를 받았다"라며 "현역 법무장교로 복무하고 싶었는데 보충역으로 근무하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법조 경력을 손해 봤다"라고 반박했다.


태그:#이기택, #고도근시,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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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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