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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째 길 위를 걷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길이라면 난 카메라를 들고 길을 걸을 것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든 표정을 담아내고 싶다. 행복하고, 슬프고, 화가 나고, 아름답고... 이 연재를 통해 우리는 세상 사람들의 일상을 보게 될 것이다. 아니 바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사진작가 김진석-

파리,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는 곳이 16구에 위치한 사이요궁 트로카데로 광장이다. 광장 끝은 언제나 에펠탑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전 세계의 여행객들이 붐비는 곳이다. 마치 파리를 다녀왔다는 인증샷처럼.

춤을 추는 사람들,
손가락 사이로 에펠탑을 넣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  
셀카를 찍는 사람들,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들 등등

사이요궁 트로카데로 광장,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북한 사람.
 사이요궁 트로카데로 광장,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북한 사람.
ⓒ 사진작가 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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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요궁 트로카데로 광장, 에펠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북한 사람들.
 사이요궁 트로카데로 광장, 에펠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북한 사람들.
ⓒ 사진작가 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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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혼잡한 광장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의식(?)을 펼쳐 보인다. 그렇게 한참 사람 구경을 하고 있을 때였다. 광장을 가로질러 다가오는 한 무리의 아시아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짐이 없는 간편한 복장에 무표정한 사람들. 여행자로 보기에는 뭔가 다른 느낌의 사람들이었다. 좀 더 다가가 가슴에 달고 있는 배지를 보았을 때 난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북한 사람들이다.

광장 끝을 향하던 그들이 에펠탑을 바라보며 몇 마디 나누고는 여느 사람들처럼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리곤 잠시 주변 경치를 보고 바로 대기해있던 차로 이동해 자리를 떠나 버린다.

찰나의 시간이었다. 파리에서 북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반갑기도 했다. 혹시 인사 정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 짧은 시간은 긴 분단의 시간만큼 주어지지 않았다.

-2014 파리 16구. 북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진석 기자는 최근 포토에세이 <라비 드 파리>를 펴냈습니다.



태그:#라비 드 파리, #파리, #김진석, #북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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