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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한 선생 40주기 추모식에서  장남 장호권씨가 분향을 하고 있다.
▲ 분향하는 고 장준하 선생 장남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한 선생 40주기 추모식에서 장남 장호권씨가 분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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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한 선생 40주기 추모식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호권씨가 악수를 하고 있다.
▲ 반갑게 인사하는 문재인-장호권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한 선생 40주기 추모식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호권씨가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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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8월 17일도 오늘 못지않게 더웠습니다. (…) 40년이 지난 오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해 부끄럽고 죄송하지만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들딸들이 이 싸움을 이어갈 것입니다."

체감온도 30도, 내리쬐는 햇볕에도 예를 갖춰 검은색 옷을 입은 추모객들이 함께 고개를 숙였다. 앞에 선 유광언 장준하기념사업회장은 "40년 전 장준하 선생님을 보내면서 선생이 평생을 바쳐 이루려던 나라를 만들고, 선생 목숨을 앗아간 배후를 밝히려고 했지만 해내지 못했다"며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그러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공원에서 고 장준하 선생(1918~1975)의 40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장준하기념사업회와 장준하특별법제정시민행동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뜨거운 날씨에도 400여 명 추모객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추모사·유가족 인사말 등 1부와 장준하 추모 문학 공모전 시상식·분향식 등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 문재인 "장준하 특별법 발의, 선생 한 반드시 풀 것" 민족지도자 고 장준하 선생 40주기 추모식이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탄현면 소재 장준하공원에서 열렸다. (영상 취재·편집- 윤수현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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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식의 화두는 40년이 지나도록 풀리지 않은 선생의 의문사였다. 장준하 선생 장남인 장호권(67) 유가족 대표는 "선친께서 죽임을 당하신 지 40년이 됐다"며 "그러나 소위 민족을 배반하고 국민을 도탄에 빠지게 한 자들은 아직도 나라를 활보하고 있다, 더는 기다리지 말고 자주적인 민족 통일과 진정한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추모식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명진 스님과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장 선생 의문사 진상 규명을 위해 발의한 '장준하 의문사 등 진실규명과 정의실현을 위한 과거사청산 특별법안(장준하 특별법)'을 19대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한 선생 40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 추도사하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한 선생 40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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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는 이날 "우리나라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가 민족지도자였던 장준하 선생의 죽음이었으나, 이는 우리가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했다"며 "여전히 진상규명을 해내지 못해 죄송하다, 그러나 당내에 진상조사위를 꾸린 만큼 특별법을 통해 반드시 선생의 한을 풀고 진정한 광복을 완성시키겠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 위원장을 맡은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친일파 후손들이 득세하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고난받는 더러운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중앙정보부와 보안사령부가 그간 내놓지 않았던 자료를 요청하고, (여야 의원) 104명이 공동발의한 특별법을 19대 정기국회 중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준하 선생 손녀 "특별법으로 제대로 진상 규명했으면"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한 선생 40주기 추모식에서 고 장준하 선생의 손녀 정아씨가 증손녀 양혜리, 양채리, 박예나양에게 <돌베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대물림 되는 '할아버지 돌베개'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한 선생 40주기 추모식에서 고 장준하 선생의 손녀 정아씨가 증손녀 양혜리, 양채리, 박예나양에게 <돌베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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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에는 장 선생의 손녀 장정아(39)씨도 딸 예나(6)양과 함께 참석했다. 장씨 또한 가장 시급한 일로 "더 말할 것도 없다"며 진상규명을 꼽았다. 그는 "다만 (사망) 30주기나 대선 전, 이럴 때만 반짝 추모객이 몰리는 게 안타깝다"며 "할아버지의 죽음이 정치적 명분으로 이용되지 말고, 이번에는 (특별법 제정이) 정말 결실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선생이 사망한 지 2년 후에 태어난 장씨는 할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알지는 못한다. 장씨는 그러나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딸들만 보면 '참 곱다, 예쁘다'하시며 아끼셨다고 들었다"며 "20대 청년일 때 나라를 먼저 생각했던 모습이 대단하지만, 가족으로서는 그런 소소하고 애틋한 모습들이 매우 그립다"고 덧붙였다.

1974년 1월 8일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장 선생과 함께 구속됐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병원에서 추모사를 보내왔다. 최근 골절상을 입어 입원 중인 그는 "장준하 형님은 통일되고 나면 백두산에 움집을 지어, 그간 통일을 위해 어떻게 싸웠는지 알리는 이야기꾼이 되겠다고 하셨다"며 "지금은 민주화의 텃밭과 통일의 길이 엎어지고 있지만, 형님 얼을 따라 못난 아우 백기완이도 끝까지 앞장서겠다"고 썼다.

일본 학도병에 끌려갔다가 탈출해 독립군으로, 또 김구 선생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던 장준하 선생은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정희 정권 시절 당시, 담당 검사는 부검하지 않은 채 유일한 목격자의 증언을 근거로 실족사로 종결지었으나 이후 선생 두개골에서 지름 6~7cm 원형의 상흔이 발견되면서 타살 의혹이 증폭됐다.

한편 장준하 추모 문학 공모전에서 '부끄러움'이라는 시로 이날 대상을 받은 이현주 학생(18, 경기 주엽고 2학년)은 "장준하 선생의 전집 '돌베개'를 읽으면서 저라면 선생님처럼 행동하지 못했을 거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어린 제가 부끄러울 정도로 목표가 곧으신,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부끄러움을 잊지 않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장준하 , #장준하 의문사, #장준하 사망, #장준하 돌베개, #장준하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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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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