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아시안컵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 중 한 명이, 오래간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김신욱이었다.

지난 아시안게임 이후로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소속팀에서의 전술적 문제로 자주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대표팀 합류도 늦어졌다.

기대 충족하지 못한 김신욱, 그를 위한 변명

김신욱 대표팀에 합류하는 모습

▲ 김신욱 대표팀에 합류하는 모습 ⓒ KFA


최근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고 판단한 슈틸리케 감독이 김신욱을 호출하며 자연스럽게 '군데렐라' 이정협과의 경쟁구도가 형성되어 화제가 됐다. 그의 국가대표 기록은 A매치 32경기 출전해 3골이 전부다. 이번 합류로 더 나은 득점력을 보여줄지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 말하자면, 팬뿐만 아니라 김신욱 자신도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에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김신욱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경기는 한일전이었으나, 정작 그 경기에서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교체로 나온 다른 경기에서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언론과 전문가는 슈틸리케의 전술에 김신욱보다 이정협이 적합하다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김신욱이 앞으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 자체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분석들도 나온다.

김신욱 활용법에 대해 많은 전문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과거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였던 홍명보 감독과 현재 소속팀인 울산현대의 윤정환 감독은 김신욱을 적절히 활용하기가 힘들다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키가 큰 김신욱이 그라운드에 서 있다 보면 선수들이 무의식적으로 볼을 높게 올려 소위 말하는 '뻥 축구'가 된다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 본인들이 생각하는 축구를 할 수 없다는 게 위 두 감독의 과거 이야기였다.

"후반 조커로 이렇게 좋은 자원 없다"

김신욱 그는 분명,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이다.

▲ 김신욱 그는 분명,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이다. ⓒ 울산 현대 페이스북


그러나 김신욱을 공격수로 변신시키고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만든 김호곤 전 울산 감독은 달랐다. 그는 김신욱 활용법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훈련 시간에서 큰 갭이 있다. 울산에서는 김신욱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옆에서 김신욱의 움직임을 극대화시켜주는 이근호의 움직임도 주요했다. 이 역시 많은 훈련이 만들어낸 결과다. 훈련의 반복과 동료들의 적응이 김신욱을 최고의 공격수로 만든 것이다. 이런 훈련을 대표팀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김신욱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고 해서 비난할 일은 아니다.

클럽처럼 훈련할 수 없다면 후반 조커로 활용해야 한다. 후반 조커로 이렇게 좋은 자원이 어디 있는가. 아시아에서 이런 자원은 없다. 23명의 엔트리에 특별한 장점을 가진 김신욱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 막판 승리가 급할 때, 밀집 수비에서 이보다 위력적인 선수는 없다. 아시아에서 분명 통하는 선수다." - <일간스포츠> "'김신욱 조련사' 김호곤에게 '김신욱 딜레마'를 묻다" 중에서

김신욱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호곤 전 울산 감독의 이야기는 누구나 인정할만한 이야기다. 문제는 김신욱의 능력부족이 아니다.

김신욱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 능력을 발휘할 만큼의 시간투자를 요구하는 게 대표팀으로서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김신욱으로서도 부담을 덜고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동아시안컵에서 조커로 보여준 모습을 극대화하여 슈틸리케호 최고의 병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김신욱은 현재 K리그에서 8골을 기록하고 있으며 득점 순위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술적인 이유로 주전과 교체멤버를 번갈아가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풀타임 선발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기록이라 더욱 의미 있다. 김신욱의 몸 상태가 나쁜 게 결코 아니다. 유럽으로부터의 오퍼도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스트라이커이기에, 득점과 관련하여 언론이나 팬에게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임은 맞다. 하지만 언론과 팬들이 조급함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켜본다면, 분명 김신욱은 대표팀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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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축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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