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독립영화제 상영 모습

정동진독립영화제 상영 모습 ⓒ 정동진독립영화제


(관객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할 수 있는 '관객 중심의 영화제', 단 3일 동안 치러지는 일정 때문에 '짧고 굵은 영화제', 혹은 독립영화의 자유스러움이 겹쳐지며 한번 맛들이면 뗄 수 없다는 뜻으로 불리는 '마약 같은 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에 대한 다양한  별칭들이다.

독립영화인들이 1년을 기다린다는 영화제는 소문만큼이나 3일 간의 행사가 명불허전이다. 휴양지에서 독립영화를 즐긴다는 행사의 의미도 크다. 지난해 해당 행사를 처음 방문한 한 영화계 관계자는 "처음 가고 홀딱 반한 영화제"라며 극찬했고, 2013년 개봉한 영화 <레드카펫>은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낭만적 풍경을 대부분 그대로 '오마주(다른 작가나 감독, 작품 등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특정 대사나 장면 등을 인용)'했다. 

김꽃비-김주승 배우 개막식 사회, 배우 권해효 '깜장고무신2' 개막공연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17회 정동진독립영화제(이하 '정동진영화제')가 7일 저녁 정동초등학교에서 개막한다. 규모는 작지만 열기는 다른 영화제와 비교해 월등히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여름 영화제들 중 가장 주목받는 영화제다. 올해도 독립영화 성찬들을 준비해 관객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올 해는 다큐멘터리 3편, 애니메이션 6편 그리고 극영화 15편 등 모두 24편의 독립영화가 상영된다. 장편은 2편이고 나머지는 단편들이다. 작품 선정을 책임진 박광수 프로그래머는 "2015년 라인업은 늘 변함없이 정동진독립영화제만이 보여드릴 수 있는 낭만과 대안 그리고 독립의 향기를 물씬 풍겨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곧 개봉을 앞둔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오늘영화>를 비롯해 심사위원상 수상작 <나는 중식이다>, 문소리 배우가 연출한 <여배우는 오늘도>, 강혜정 배우가 출연한 단편 <가불병정>, 배우 류현경이 이사하는 여성의 심리를 뛰어나게 묘사한 <이사>, 지난해 부산영화제 상영작인 민용근 감독의 <자전거 도둑>이 올해 정동진영화제를 장식할 주요 작품들이다. 작품 상영이 끝난 후에는 감독과 배우들이 함께 나와 관객과의 대화도 갖는다.  
 17회 정동진독립영화제 포스터

17회 정동진독립영화제 포스터 ⓒ 정동진독립영화제


개막식 사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독립영화 스타 김꽃비 배우가 나선다. 함께 할 파트너는 <셔틀콕> <소셜포비아> 등의 작품에 출연한 이주승 배우가 선정됐다. 김꽃비 배우는 2009년 이후 7년째 사회를 도맡아 일명 '말뚝 MC'로 통한다. 해마다 파트너를 바꾸며 장수 사회자로 정동진영화제의 개막식을 이끌고 있다. 파트너가 된 이주승 배우는 최근 <피노키오> <아이언맨> 그리고 <프로듀사> 등 TV드라마까지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독립영화계 스타다.

축하공연은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독립영화인 밴드 '깜장고무신2'가 재가동된다. '깜장고무신2'는 한국독립다큐멘터리의 대부 김동원 감독과 배우 권해효, 김재록, 백수장, 김일안 피디 등 독립영화인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밴드다. 지난해 40회를 맞이한 서울독립영화제를 위해 특별히 구성됐는데, 인상적인 공연을 펼치면서 호평을 받았고 덕분에 이번에 다시 나서게 됐다. 권해효 배우가 리드싱어를 맡고, 김동원 감독의 딸인 김푸른이 드럼을 담당한다.  

해변에서의 물놀이와 짜장면, 모든 관객과 기념촬영도

모기장 텐트를 제공하는 로얄석과, 모기를 쫓는 쑥불, 관객들이 동전으로 뽑는 땡그랑 동전상은 정동진영화제가 내세우는 특징이다. 로얄석은 사연을 공모해 선정하는데, 올해도 로얄석을 제공을 원하는 50편의 사연이 온라인으로 접수됐고, 이 중 매일 3명씩 9명이 선정됐다.

모기약과 돗자리, 옥수수와 빵, 과자 등 풍성한 먹거리도 제공된다. 2006년부터 시작된 로얄석은 영화제의 대표 이미지인 낭만을 극대화하며 많은 관객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해마다 로얄석을 원하는 사연이 절절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땡그랑동전상'은 당일 상영한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 가장 많은 동전을 받은 영화에게 모든 동전을 상금으로 주는 특별한 방식의 관객상이다. 액수가 아닌 동전개수라는 점에서 독립영화인들의 발칙함이 엿보인다. 해마다 상금 액수가 늘어나며 10만원을 넘어섰다. 영화 상영을 마치고 매일 밤 이어지는 독립영화인들의 뒤풀이 자리에서 시상한다.

 정동진독립영화제의 관객상인 '땡그랑동전상'

정동진독립영화제의 관객상인 '땡그랑동전상' ⓒ 성하훈


또한 홍대 상수동카페가 정동진으로 옮겨와 영화제 기간 동안 칵테일과 커피 등을 판매하고, 점심식사는 취사 경험이 풍부한 독립영화감독들이 정성껏 만들어 제공한다. 올해 셰프는 <밀양아리랑> 박배일 감독과 민용근 감독 등이 맡는다. 밥값은 자율적으로 내고 싶은 만큼 내면 되는 형식이다.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짜장면을 배달해 먹는 것도 정동진영화제가 이어오고 있는 특별한 전통이다. 3일 간의 행사가 모두 마치면 관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원하는 관객들에게 보내주는 것도 영화제가 자랑하는 대표적 낭만이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오는 8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개최되며, 매일 저녁 8시부터 상영이 시작된다. 모든 상영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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