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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스테이플즈 센터서 열린 K-POP 콘서트. 스테이플즈 센터는 미국 대중음악계의 상징적인 장소로, 케이콘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LA 스테이플즈 센터서 열린 K-POP 콘서트. 스테이플즈 센터는 미국 대중음악계의 상징적인 장소로, 케이콘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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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거대한 난장이었다. 피부색은 상관없었다. 수만여 젊은이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눴고, 즐거워했다. 좋아하는 음악과 노래에 맞춰 흥얼거렸고, 한국에서 날아온 맷돌로 커피콩을 갈아보며 천진난만하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또 한켠에선 가상의 4차원에서 새로운 옷과 화장으로 치장한 또 다른 자신과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장 밖 이들의 손에 올려진 비빔밥과 불고기는 더 이상 생소한 음식이 아니었다. '한풀 꺽였다'는 한류 열풍은 이렇게 새로이 진화하고 있었다. 단순한 케이팝(K-POP)을 뛰어넘어 문화와 서비스, 제품이 결합한 모습으로.

지난 1일 오전 10시께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중심가 컨벤션 센터 입구. 아침 일찍부터 수천여 명의 젊은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적게는 10대부터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씨제이(CJ)그룹이 주최한 케이콘(KCON 2015 USA)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지난 2일까지 사흘동안 LA에서 열린 KCON 현장에는 모두 5만5000여명의 미국 관람객이 찾았다.
 지난 2일까지 사흘동안 LA에서 열린 KCON 현장에는 모두 5만5000여명의 미국 관람객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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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케이콘(KCON) 행사에선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즐길수 있도록 했다.
 올해 케이콘(KCON) 행사에선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즐길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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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Ceasy, 여)씨는 "케이팝을 너무 좋아해서 작년에도 왔었다"면서 "올해는 공연 뿐 아니라 이곳(컨벤션 센터)에서 다양한 문화체험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온 친구 쏠리노(Solino, 여)씨는 "한국 그룹 에이오에이(AOA)를 좋아하는데, 그녀들의 화장을 따라하고 싶었다"면서, 국내 중소 화장품 업체의 현장 시연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속눈썹 기술 중소기업은 왜 LA로 날아왔을까

케이콘(KCON)은 한류의 종합세트로 보면 된다. 사람들을 크게 끌어모으는 K-POP 콘서트(Concert)에다 국내 대중소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는 컨벤션(Convention)을 함께 묶었다. 이 때문에 한국 음악 뿐 아니라 드라마와 음식, 뷰티 등을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올해로 4번째인 케이콘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컨벤션 형태의 페스티벌로 진행됐다.

행사를 추진해 온 씨제이 이엔엠(CJ E&M) 신형관 상무는 "(케이콘은) 단순한 한국 음악과 노래 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체험할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첫해인 2012년에 1만여 명이었던 방문객이 작년에 이틀 동안 4만3000여 명이 다녀갔다"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규모나 참가업체 등에서 훨씬 커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KCON 행사에선 국내 대기업 뿐 아니라 40여개의 중소기업들도 참여해, 미국 소비자를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올해 KCON 행사에선 국내 대기업 뿐 아니라 40여개의 중소기업들도 참여해, 미국 소비자를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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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CON(케이콘) 2015 USA'에서 '열혈 한류팬'들이 행사장을 둘러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CON(케이콘) 2015 USA'에서 '열혈 한류팬'들이 행사장을 둘러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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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해 케이콘은 이미 지난 4월 일본에서 시작해, 7~8월 미국 LA와 뉴욕 등에서 개최된다. 공연 횟수도 작년 2회에서 4회로 늘었고, 참여하는 기업수도 작년 114개에서 154개로 증가했다. 특히 이번 LA 행사에선 국내 중소기업 40여 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스마트 빔 등 아이디어 제품 뿐 아니라 기능성 화장품, 손발마스크 등 뷰티와 패션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호신용 핸드폰 케이스를 선보인 이화정 대표는 "한류와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것이 다른 컨벤션과 다른 것 같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미국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해보고, 향후 미국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샴푸제조업체 대표인 문외숙씨는 "5~6년 전부터 미국시장 진출을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케이콘을 통해 많은 미국 소비자를 직접 만나서, 제품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참여했다"고 전했다.

KCON은 케이팝 뿐 아니라 드라마와 뷰티, 푸드 등 한국문화를 모두 경험할수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한류컨벤션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KCON은 케이팝 뿐 아니라 드라마와 뷰티, 푸드 등 한국문화를 모두 경험할수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한류컨벤션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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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눈썹 연장 시술을 상용화 하는데 성공한 강득중 대표는 "지난 4월 일본 케이콘 행사 때 참여한 이후 이번 LA 행사도 참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시장의 경우 소비자들이 상당히 까다롭기로 유명하다"면서 "지난번 행사 때 우리 기술을 본 일본 업체 관계자들이 직접 한국으로 와서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강 대표는 기존 1시간 30분씩 걸리는 속눈썹 연장 시술을 20분 만에 할 수 있는 기기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날 LA 컨벤션 센터 안의 부스에서도 많은 여성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정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본부장은 "케이콘을 통한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면서 "행사가 이어지면서 참여 업체들 사이에서 실제 수출계약 등이 이뤄지는 등 성과도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적자사업 케이콘은 어떻게 최대 한류 플랫폼으로 성장했을까

이날 현장을 찾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당초 공연과 전시가 따로 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와서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아침 일찍부터 많은 미국 현지인들이 와서 한국 문화와 제품 등을 즐기는 모습이 뿌듯했다"면서 "케이팝 등 문화 콘텐츠를 민간과 정부 등이 함께 힘을 모아 새롭게 재창조 하는 것이 한국모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지난 1일 KCON 컨벤션 행사장을 직접 찾아, 국내 기업 부스 등을 일일히 다니면서 정보통신과 문화 등을 융합한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지난 1일 KCON 컨벤션 행사장을 직접 찾아, 국내 기업 부스 등을 일일히 다니면서 정보통신과 문화 등을 융합한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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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4년째를 맞이하는 케이콘이지만 우여곡절도 만만치 않았다. 2012년 첫해 당시 크게 적자를 기록하면서, CJ 내부에서조차 사업 유지 여부가 불투명하기도 했다. 문화사업 자체가 단시일 내에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특성도 한몫했다. 신형관 상무는 "문화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사업 초기에 많은 투자가 들어가게 돼 있다"면서 "대신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상당히 오래 지속되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해 큰폭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후부터 투자를 더욱 늘려나갔다"면서 "이제는 미국 LA 뿐 아니라 뉴욕, 일본까지 확대했고, 향후에 미국 다른 도시와 중국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를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케이콘 사례는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사례 연구에도 등장할 정도였다. 미국내 한류 확산 과정에서 적자 사업인 케이콘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느냐를 연구한 것.

KCON 행사장을 찾은 미국 관람객들이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맞춰 춤을 추거나, 한국 음식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에 나섰다.
 KCON 행사장을 찾은 미국 관람객들이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맞춰 춤을 추거나, 한국 음식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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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식 한국관광공사 LA지사장은 "케이콘이라는 우리만의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크게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장 (케이콘) 행사를 참여한 상당수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고, 한국방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장은 "이 같은 행사가 지속되면서 관광 뿐 아니라 기업 수출 증대 등 경제적 효과도 가시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한류의 생산유발효과 등을 놓고 봤을때, 올해 케이콘 행사를 통해 얻은 경제적 가치가 55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 기업제품 수출 증가 효과로 4514억 원을 비롯해, 관광 유발 효과 584억원, 한국이미지 홍보 효과 400억 원 등을 합한 수치다.

지난 1일과 2일 저녁 이틀 동안 미국 LA 스테이플즈 센터에는 3만여 의 관람객들이 모여들었다. 스테이플즈 센터는 미국 문화와 스포츠에선 상징적인 장소다. 미국의 대중음악을 상징하는 그레미상 시상식을 매년 해오고 있고, 99년 개장 후 폴 매카트니, 비욘세 등 내로라하는 세계 톱 뮤지션들이 공연을 펼쳐온 곳이다. 케이콘이 이곳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류를 바라보는 미국내 시선도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이날 밤 수만여 관람객들은 그렇게 거대한 난장의 주인공이 됐다.

씨제이엔엠(CJ E&M)이 4년째 개최해 오고있는 케이콘(KCON), 한류문화페스티벌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스테이플센터 등에서 열렸다.
 씨제이엔엠(CJ E&M)이 4년째 개최해 오고있는 케이콘(KCON), 한류문화페스티벌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스테이플센터 등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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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KCON,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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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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