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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은 강정마을 주민이 제주해군기지반대투쟁을 벌인 지 3000일째 되는 날이다. <오마이뉴스>는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투쟁 3000일째와 함께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싣는다. - 기자말

유민아빠 김영오씨(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용산참사 유가족 대표(맨 오른쪽) 등과 함께 1일 오후 강정에서 열린 '해군기지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용산참사 유가족 대표(맨 오른쪽) 등과 함께 1일 오후 강정에서 열린 '해군기지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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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주민들은 마을이 만들어진 이후 500년 동안 지켜왔던 구럼비를 잃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세월호 참사로 목숨보다 소중한 딸, 유민이를 잃었다. 소중한 것을 잃어본 이들은 안다. 누구의 손이 싸늘하고, 누구의 손이 따뜻한지.

소중한 것을 빼앗긴 이들은 싸움에 나섰다. 3일은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벌인지 3000일째가 되는 날이다. 오는 28일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상규명 투쟁을 벌인지 500일째가 되는 날이다. 그동안 무엇이 밝혀지고, 어떤 것이 해결됐을까.

김영오씨 "세월호와 강정, 시민에게 잊히는 게 가장 두려워"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지금 많이 지쳐있고 너무 힘든 상태입니다. 단 하나라도 밝혀지고 해결됐다면 희망이라도 생길 텐데... 가족들을 더 지치게 하는 것이 바로 언론이에요. 언론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나 진상 규명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유가족 보상 문제만 다뤄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지난 1일에 만난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말은 낮고 담담했지만 실망과 분노가 역력했다. 김씨를 비롯한 세월호 가족대책위 6명은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함께 했다. 먼저 도착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 5명은 6일 동안 강정마을 주민과 생명평화대행진 모든 일정을 함께 했다. 지난달 31일 제주도에 들어온 유민 아빠도 지난 1일부터 강정마을 주민과 함께 걸었다.

그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걷는 아이들의 모습과 지팡이를 짚고 걸으시던 어르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했다. "아이들의 모습에선 언젠가 밝혀질 진실을 봤고, 어르신의 모습에선 나이 들면 다 보수라는데 그게 아니란 것을 직접 봤기 때문"이라고.

"세월호뿐만이 아니라 강정도 시민들에게 잊히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와서 보니 많은 분이 강정마을과 함께 하고 있어서 힘도 나고 용기도 얻었어요. 제주도가 아니고 서울이었다면 더 많은 이가 함께 했을 것입니다."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문정현 신부와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1일 오후 제주도 강정운동장에서 열린 '강정해군기지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에서 만났다.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문정현 신부와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1일 오후 제주도 강정운동장에서 열린 '강정해군기지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에서 만났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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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아빠는 강정마을 주민으로 살고 있는 문정현 신부를 "큰형과 같은 분"이라며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그가 서울 광화문에서 40여 일이 넘는 단식을 하고 있을 때 문 신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그를 찾아와 손을 잡으며 무사한 지 확인했다고.

'김영오'와 '문정현 신부'라는 개인의 만남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월호와 강정마을의 만남이었다, 유민아빠는 그래서 "강정이 내 일처럼 똑같이 아프다"고 했다. 유민아빠에게 강정마을 주민에게 들려주고픈 말을 부탁했다.     

"안된다고 우리가 자포자기해버리면 더 안 되는 것 같아요. 이럴수록 더 소리를 지르고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걸었던 600명이 1000명이 되고 1만 명이 돼야죠. 꺼지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결국 강정이나 세월호나 오래 걸리더라도 해결될 것이라고 믿어요."

○ 편집ㅣ조혜지 기자



태그:#강정마을, #세월호, #유민아빠, #제주해군기지, #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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