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 & 정준하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윤상 & 정준하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 MBC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무한도전-2015 무한도전 가요제>(이하 <무도 가요제>)가 연일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때 '출연진 스포일러'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기존 인기 스타인 아이유, 박진영 외에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혁오, 자이언티 등의 뮤지션들은 출연 이후 음원 차트 역주행을 일으키며 그동안 이들을 잘 몰랐던 대중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출연자 윤상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주목이 덜 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무도가요제> 외에 <집밥 백선생> 등 다른 예능 프로에도 출연하고 있으면서 큰 웃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게 원인인 듯하다. 여기에 힙합을 하고 싶어 하는 'MC 족장' 정준하의 성향과도 다소 다른 발라드 성향 작곡가라는 인식도 작용한 걸로 보인다.

각각 음악적 성향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박명수-아이유, 유재석-박진영 만큼의 화제성은 아직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 25일 방영분에선 윤상의 작업에 대해 정준하가 다소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도 전파를 탔다. 과연 정통 힙합을 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실력은 아직 뒤따르지 않고 있는 'MC 족장' 정준하는 좋은 음악, 노래를 들려줄 수 있을까?

그를 위해 이번 가요제 파트너, 음악인 윤상 활용법을 정리해봤다.

◆ 'EDM 노인'보다 실력 있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대가

 윤상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윤상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 MBC


최근 자신의 장기인 'EDM' 장르를 고집하며 아이유와 갈등을 빚는 'EDM노인' 박명수가 아직 이쪽 장르에선 초보인 반면, 윤상은 이미 25년 전부터 본인의 음반 및 타 가수 음반 작업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파트너 선정을 위한 '가면무도회'편에 출연한 유희열은 윤상을 가리켜 "대한민국 일렉트로닉의 아버지"라고 말했는데 단순히 친한 동료로서의 칭찬이 결코 아니다. 과거 발라드 곡을 만들 때도 윤상은 당시로선 최첨단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정갈하면서도 깔끔한 사운드를 들려줬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아마추어 가수'인 정준하로선 윤상을 믿고 작업을 진행한다면 경쟁자인 박명수와의 보이지 않는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정통 힙합보다는 댄스 풍 가요로의 선회는 어떨까

 정준하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정준하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 MBC


정준하가 힙합 크루 일리어네어 3인(도끼-더 콰이엇-빈지노) 앞에서 테스트를 받기도 했지만 그의 랩 실력은 초보자 수준을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습 등을 통해 단기간 실력을 끌어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온 윤상도 힙합이라는 장르에선 초보나 다름없다. 차라리 정준하의 랩 파트를 최소화 하면서 무도 멤버 중 가장 좋은 그의 가창력을 기반으로 리듬감 있는 (일렉트로닉) 댄스 풍의 가요로 방향을 선회하는 건 어떨지 제안해본다. 

실제로 25일 방송에서도 윤상은 파워풀한 성량의 외부 객원 여성보컬리스트 섭외 의사를 밝히면서 이러한 방향으로 곡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 탁월한 감각의 멜로디 장인

작곡가로서 윤상이 지닌 최대 장점은 빼어난 멜로디 곡을 잘 만든다는 것이다. 작곡가라면 당연히 지녀야할 미덕이지만 최근 가요계에서 '훅'만을 강조한 곡들이 흔해진 탓에 의외로 괜찮은 선율의 노래를 만나기가 사실 쉽지 않다.

과거 S.E.S가 리메이크 했던 '달리기', 지난해 내놓았던 '날 위로하려거든' 등은 각각 경쾌한 팝 또는 강렬한 비트를 담은 일렉트로닉 음악이지만 발라드 못잖은 선명한 멜로디 라인이 곡의 중심을 잘 잡아내고 있다. 여기에 자칫 남용될 수 있는 각종 효과음과는 거리가 먼, 작업은 윤상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된지 오래다.

2년 전 김C의 실험성 강한 '사라질 것들'로 행사 한번 못 뛰면서 쓴 맛(?)을 본 정준하로선 대중들의 귀에 쉽게 각인시킬 수 있는 멜로디의 곡을 부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뮤지션 윤상은?

 윤상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윤상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 MBC


알려진대로 윤상은 약관 스무살 나이였던 1988년 김현식 4집에 수록된 '여름밤의 꿈'을 작곡하며 데뷔한 이래 '로라'(변진섭), '추억 속의 그대'(황치훈), '보랏빛 향기'(강수지)를 연이어 히트시켰고 1991년 솔로 1집에 담긴 '이별의 그늘'로 가요계 발라드 신성으로 인정 받았다.

또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작곡-연주 등을 통해 당시 그는 한국 가요 시장에선 거의 황무지나 다름 없었던 '일렉트로닉 음악'을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윤상은 심야 FM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매주 컴퓨터 프로그래밍 작곡 강좌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군 제대 후 1996년 내놓았던 앨범 < Renacimiento >는 브라질 음악을 재해석한 결과물이었고, 같은 해 고 신해철과 조직했던 프로젝트 그룹 노땐스의 유일한 음반 <노땐쓰 골든힛트 1집>에선 테크노-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중무장한 곡들을 선보이며 발라드로만 그를 인식했던 팬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2000년대 이후 유학을 거치며 월드 뮤직 성향의 곡을 만들어 온 그는 최근 음악계의 흐름에 맞춰 비트겐슈타인 출신 다빈크, 이스트포에이 등 후배 뮤지션들과 손잡고 프로듀싱 팀 '원피스'를 조직해 레인보우 블랙, 러블리즈 등 아이돌 걸그룹의 음반 작업 등 기존 이미지와 180도 다른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엔 한국 대중음악상 일렉트로닉 부문 수상작이기도 한 싱글 <날 위로하려거든>과 다빈크, 인피니트 성규 등이 참여한 발라드 미니음반 <듀엣 파트1>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성향의 작품을 내놓으며 여전히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본인의 블로그 h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무한도전 윤상 정준하 무도가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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