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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나무 밑애서 자라는 비비추
 감나무 밑애서 자라는 비비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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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기 전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조그만 화분에 키우던 비비추를 시골집 감나무 밑에 심었다.

한겨울 북풍 서리에도 비비추는 잘 견디어 봄에는 새 잎사귀를 피우고 여름이면 보랏빛 꽃을 피운다. 신기한 것은 해가 거듭할수록 꽃다발이 더풍성해지고 그의 영역을 확장해간다는 점이다. 한낱 풀 포기라도 우습게 보지마라. 그들이 사람의 생명보다도 더 질기다는 것은 북풍 한겨울을 지나도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면 안다.

       나무그늘 아래에서 환한 꽃을 피운다
 나무그늘 아래에서 환한 꽃을 피운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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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도록 하얀 이 꽃은 지고 나면 작은 가시가 달린 씨방을 형성한다. 도둑놈 씨앗이라 불릴 만큼 사람의 옷에 잘 들러붙는다. 시간이 지난 후엔 이렇게 접시만 한 하얀 꽃을 자기 혼자 힘으로 피워내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나무아래에서 자라는 원추리꽃
 나무아래에서 자라는 원추리꽃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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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 해마다 감나무 밑에서 무수히 자라는 원추리를 시골집 비밀의 정원 여기저기에 옮겨다가 심었다. 파란 잎사귀 사이로 자라는 주황색 꽃이 소박하고 예쁘다. 이른봄에 연한 순은 나물로 먹는다고 하지만, 나는 그다지 맛을 못 느낀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어김없이 이맘때면 찾아와 살며시 꽃을 피워내는 야생화의 모습을 보노라니 인간은 한없이 보잘것없다는 것을 느낀다. 미물의 꽃들도 사람에게 색감과 향기로 다가오는데, 유독 인간들만이 못된 짓을 일삼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시골에 와서 자연의 정서와 농촌의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며, 간간이 농촌을 소재로 글을 쓴다. 그 속엔 내 삶과 사랑하는 농촌 정서가 배어있다. 나는 생명의 먹거리를 창조하기 위해 흙을만지며 허리숙여 일하는 농부들을 존경한다. 반면에 자기자신의 수행은 게을리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인간은 경멸한다.

      시골집의 탐스런 블루베리
 시골집의 탐스런 블루베리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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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구입해서 심은 작은 블루베리 묘목들이 사람의 보살핌에 성큼 자라서, 올해는 가지가 휘어지도록 블루베리가 많이 달렸다. 매일 잘 익은 열매를 따다가 입으로 가져가는 즐거움도 있다. '자연님'은 뿌린 대로 거두게 해주는 자다. 한없이 감사드린다.

        블루베리 그늘아래서 쉬는 청개구리
 블루베리 그늘아래서 쉬는 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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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를 따다가 작은 잎사귀에서 쉬고 있는 아기청개구리도 발견했다. 자기 잎사귀를 청개구리에게 내어주는 블루베리 나무의 배려를 본다. 인간사회도 배려와 격려가 있어야 아름다운 세상이 될텐데...

하기야 누군가 말하기를 현대산업사회에는 길가는 사람들 열 사람중에 절반 이상이 정신병에 들었다고 한다. 왜 그들이 정신병에 들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고 성찰할 일이다.

나의 아름다운 삶을 창조해가고 남에게 베풀고 살아도 짧은 인생인데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 소모를 하는 군상들보고 하는 말일 것이다.

       시골집에는 계절별로 과일이 열립니다
 시골집에는 계절별로 과일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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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봄에 앵두를 먹고, 그다음엔 보리수, 오디열매, 매실을 먹는다. 요즘은 복숭아, 자두, 살구, 참외, 메론, 수박이 나온다. 시골에 사니까 과일과 채소는 손수 재배한 유기농으로 풍성히 먹을 수가 있다.

      장미꽃이 가뭄에 힘들었습니다
 장미꽃이 가뭄에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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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너무 가물어서 정원이 몸살을 앓았다. 사람이 가끔 뿌려주는 물은 역부족이었고 장미는 다 피기도 전에 꽃 잎사귀가 많이 상해 있어 애처로웠다. 자연 속의 생명도 '자연님'이 제때에 비를 뿌려주지 않으면 이렇게 힘들어한다. 하물며 인간도 적절한 사랑을 받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텃밭에서 수확한 오이와 방울토마토
 텃밭에서 수확한 오이와 방울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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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님'께서 이렇게 비천한 사람을 먹여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여름철에 입맛 잃기 쉬운데 청양고추를 넣고 뽀글뽀글 끓인 뚝배기 된장국이 입맛에 당긴다. 또 텃밭에 자라는 참비름 나물을 삶아서 나물로 많이 먹어서 그런지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텃밭에서 즉석으로 얻은 파와, 청양고추로 우렁된장찌개를 만들었다.

        텃밭의 청양고추 넣고 뽀글뽀글 끓여먹는 된장찌게
 텃밭의 청양고추 넣고 뽀글뽀글 끓여먹는 된장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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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에 두부를 성큼성큼 썰어 넣고 뽀글뽀글 끓여먹는 된장찌개, 상추, 오이겉절이, 참비름나물, 계란후라이면 족하다.

사람의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되면 행동이 운명을 바꾼다. 글도 마찬가지다. 무심코 내뱉어진 언어들이 나의 행동이 되고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10년 전부터 귀농·귀촌의 꿈을 글로 적었고, 지금은 말과 글의 마법을 믿게 됐다.

덧붙이는 글 | 사람의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되면 행동이 운명을 바꾼다. 말은 마법과 같아서 글씨도 마찬가지 내 영혼속에서 나온 것들로 무심코 내뱉은 언어들이 나의 행동이 되고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10년전에 귀농귀촌의 꿈을 글로 적으며 실현한 결과, 말과 글의 마법을믿게됐다.



태그:#귀농귀촌, #시골집 여름소식, #유기농채소, #비비추꽃, #원추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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