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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 7월, 공주형수 수감 정치범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공주 왕촌 살구쟁이 앞에 멈춰서 있다. 이날 국군과 졍찰은 500명의 보도연맹원원과 공주형무소 수감 정치범을 살해한 후 암매장했다.
 1950년 7월, 공주형수 수감 정치범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공주 왕촌 살구쟁이 앞에 멈춰서 있다. 이날 국군과 졍찰은 500명의 보도연맹원원과 공주형무소 수감 정치범을 살해한 후 암매장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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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중  대부분은 명예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진실구명 미결정 상태다.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희생자중 대부분은 명예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진실구명 미결정 상태다.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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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그늘아래 오순도순 모여 살던 따순 이름 마을 있었지요. 살구 한줌씩 나누며 늘 함께 웃었지요..." (류지남 시인의 살구쟁이 마을 민간인 학살 65주년에 부쳐)

살구나무가 많아 살구쟁이로 불리던 골짜기. 하지만 1950년 7월 이곳이 죽음의 골짜기로 변했다. 보도연맹원과 공주형무소 수감 정치범 등 500여 가까운 민간인들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

9일 오전 11시 열린 10번째 희생자 합동위령제는 살해된 살구쟁이 현장(공주시 왕촌면)에서 열렸다. 유가족들의 슬픔은 아침부터 내린 비로 더욱 커졌다. 총살되기 직전 트럭에 실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희생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내걸렸다. 사진을 올려다보는 유가족들의 표정도 일그러졌다.

곽정근 공주유족회장의 인사말도 침울했다. 그는 "공주에서 희생된 500여 명 중 대다수가 아직 미신고 유족"이라며 "그런데도 과거사법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잠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공주시의회에서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조례안을 준비한다고 한다"며 "여야 의원들의 협조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 살구쟁이 왕촌에 위령비를 세우는 일"이라며 "학생과 시민들의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교육현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암매장지 인근 마을에 사는 이종구(88)씨가 "희생된 영혼들과 고별인사를 하기위해 왔다"며 절하고 있다.
 암매장지 인근 마을에 사는 이종구(88)씨가 "희생된 영혼들과 고별인사를 하기위해 왔다"며 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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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사(장진원 도 인권증진팀장 대독)는 추도사를 통해 "평화와 상생의 대한민국을 위해 후손으로서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다짐하고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오시덕 공주시장은 추도사(명규식 공주시부시장 대독)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한을 풀어드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박수현 국회의원과 이해선 공주시의회의장도 추도사를 보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마음을 다독인 또 한사람이 있었다. 인근 왕촌 마을에 사는 이종구(88)씨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희생된 영혼들과 고별인사를 하기 위해 작정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농사를 짓기 위해 반평생 동안 암매장지를 오갈 수밖에 없었다"며 "그 때마다 깔(풀)지게를 내려놓고 다리쉼을 하며 영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양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되는 것을 보고 전쟁이 무섭구나했는데 전쟁이 끝났는데도 유골을 수습하지 않아 마음이 쓰렸다"고 회생했다. 그는 "늦게나마 유해를 수습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오늘 영혼들과 인사를 하러왔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손수 술과 육포, 대추 등 준비해온 음식을 올린 후 "편히들 쉬십시오"라고 말했다.

 9일 오전 11시 열린 10번째 희생자 합동위령제
 9일 오전 11시 열린 10번째 희생자 합동위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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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행사가 모두 끝난 이후에도 유가족들을 일일이 찾아 술을 권하며 위로했다. 유기족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박남식 공주민주단체협의회장은 "아픔을 함께하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드린다"며 "공주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진실을 지키고 기억하는 일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수걸 공주대 참여문화연구소장은 "현충일을 전후해 국군 유해발굴 소식이 언론마다 대서특필됐다"며 "하지만 부끄러움을 아는 국가와 사회라면 전국 방방곡곡에 방치돼 있는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 유해를 먼저 발굴하는 것이 도리이자 순서"라고 꼬집었다.

그는 "풍광이 수려한 금강 변에 위치한 왕촌 살구쟁이는 전쟁 피해자 위령공원이나 상징 조형물이 입지하기 좋은 장소"라며 "동학군의 희생된 우금티사적지와 더불어 평화인권 교육 장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김광년 전귝유족회장을 비롯 유가족과 공주지역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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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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