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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백과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예술은 어떤 미적인 작품을 창조하는 활동이고 예술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예술가들이 '예술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예술은 보는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고 주관적이지만,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그들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성을 지향한다.

예술가가 지향하는 예술성을 알아주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상대적으로 예술성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작품이 대중들에게 관심과 주목을 덜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평론가들의 평점이 높은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 반대로 평론가들이 혹평한 영화가 대흥행하는 일은 흔하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예술이란 것 자체를 어렵고 재미없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한정된 예술 소비자층을 제외하고는 '예술성'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독립 영화, 인디 음악 분야의 작품을 만드는 '젊은 예술가'들은 상업 영화, 대중음악 등과 자신들이 만드는 작품 사이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중성, 의도해도 어려워

독립영화
▲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학생들 독립영화
ⓒ 윤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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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려고 했으나 대중들의 관심 부족, 열악한 환경 때문에 남모를 고민을 하게 되는 젊은 예술가들이 많다. 그들은 이런 문제들이 생계유지와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더 자신만의 작품을 고수할지, 어느 정도의 '대중성'을 고려해 넣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한 인디 밴드의 리더인 김상현(25, 가명)씨의 경우도 그렇다. 그는 지금은 자신들의 음악이 '인디 음악'으로 분류되지만 음악은 사람들이 많이 들을수록 당연히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는 유명해지고 싶기도 하고 인디에만 머물러 있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앨범을 내도 많은 사람이 듣지 않으면 속상해지니까…. 그건 되게 비참한 거죠.. 모든 사람이 유명해지고 싶겠죠.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할 거고. 우리도 그 시작 단계에 있는 팀일 거고."

영화 아카데미를 막 졸업한 박진희(28, 가명)씨도 자신의 작품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놓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학부생 때는 보는 사람 생각은 거의 안 했던 거 같아요. 그냥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거, 내적인 거만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그러다가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에 대해서도 분명 염두에 두게 되더라고요. 이게 먹히려나? 이게 재밌나? 근데 그게 오히려 함정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거거든요."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사람들이 많이 듣는 음악, 많이 보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고민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바람대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예술시장의 성질상 어떤 작품이나 어떤 예술가가 성공할지를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영화를 만들지만, 그것이 대중들에게 통하게 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미래를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젊은 예술가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언젠가 자신의 작품을 알아줄 날이 올 것으로 믿을 수밖에 없다.

독립된 것에 대한 인식

아직까지 상업적인 성공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많은 젊은 예술가들은 소위 인디음악가나 독립영화 제작자와 같은 이름을 부여받는다. 그런데 인디음악이나 독립영화에 대한 일종의 편견이 그들의 작품이 대중적으로 성공하거나 혹은 어느 정도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인디음악이나 독립 영화 등 소위 '예술성'이 '대중성'에 앞서는 작품들에 대해 일종의 편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예술 작품들에 대해 사람들이 더는 관심을 두지 않고 편견이 더 극심해지게 되면, 소규모 인디 음악이나 독립 영화를 하는 예술가들, 특히 원하든 원치 않든 '인디'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많은 젊은 예술가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인디 음악은 음악의 유통과정에 있어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DIY(Do-It-Yourself) 원칙에 따라 음반을 제작, 발매하는 음악을 말한다. 그러므로 인디 음악을 어떤 하나의 장르로 한정 지을 수는 없다. 인디 안에는 록 음악도 있고 잔잔한 선율의 음악도 있을 수 있다. 그 성격이나 목적이 일반적인 상업적 대중가요와는 다를 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 인디음악은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학생 이수진(23, 가명)씨는 인디 음악은 대부분 잔잔한 분위기의 비슷한 음악들이라고 말하며 "그래서 들을 땐 좋은데 비슷해서 가끔 듣고 싶을 때만 듣는다"고 말했다. 이는 그나마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인기를 얻는 인디 음악의 장르가 대부분 잔잔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독립 영화도 마찬가지다. 오락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무조건 무거운 주제나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내용을 담아 지루할 수도 있을 거라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독립 영화는 인디 음악이 그렇듯 '무겁고 어려운 영화'와 동의어가 아니다. 흥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아닐지라도, 무거운 주제만을 다룬 영화가 아닌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들도 많다.

"사람들이 언젠가 좋아해 줄 거라 믿어요"

여전히 독립 영화나 인디 밴드 등의 분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적다. 대중들의 관심을 목적으로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최소한의 실질적 생존 가능성을 위하여 대중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에 예술성을 지향하던 젊은이들이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하여도 대중성이라는 말 자체가 어떠한 정해진 틀이 아니기에 그 틀을 찾기란 더욱 어렵다.

결국, 젊은 예술가들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자신들의 미래에도 불구하고 어떤 희망을 품고 끝까지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래퍼 겸 프로듀싱을 하는 임혁민(25, 가명)씨의 말은 젊은 예술가들이 처해 있는 현실과 그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태도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고 그걸 계속하다 보면 사람들이 언젠간 좋아해 줄 거라고 저는 믿어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좋아한다는 그그거는 모르는 거잖아요. 내 음악을 좋아할 수도 있는 거고. 그거를 위해 계속 좋은 음악을 만들려 하고 작업하고 하는 거죠. 지금 수입은 거의 없어요. 아르바이트 계속하고…. 음악 만들고 그거의 반복이에요. 지금."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윤지선 시민기자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http://seoulyg.net) 대학생기자단입니다. 청정넷은 7월 13일부터 7월 19일까지 열리는 서울청년주간(http://youthweek.kr/)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태그:#젊은 예술가, #독립영화, #인디음악, #상업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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