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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한 정부의 4대 실책을 지적하고, 초기에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한 정부의 4대 실책을 지적하고, 초기에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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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함을 넘어 철학이 없는 정부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 처음으로 등판한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교육·사회·문화 부분 질문자로 나선 그는 메르스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키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따져 물었다.

이날 질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안 의원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느낀 국가의 존재 역할, 대통령의 직무에 관한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을 시작했다.

안 의원는 "헌법 34조 2항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존재 이유는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고, 국민도 국가의 존재 이유를 잘 알기에 고된 노동과 빠듯한 살림살이에도 세금을 낸다"고 운을 뗐다.

그 뒤 "확진환자 발생 후 온 국민이 싸우기 시작한 지 34일째인데, 지난 동안 국가가 있었습니까? 사태를 장악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할 컨트롤타워는 왜 없었습니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임에도 전 국민이 사령관을 애타게 찾을 때, 대통령은 어디에서 보이지 않았다"며 "이는 국가의 존재 이유 망각한 것이며 무능함을 넘어 철학이 없는 정부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총리에 깊은 한숨, 문형표 장관에 자진사퇴 요구

안 의원은 이어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차례로 불러내 정부가 메르스 사태를 조기에 종식하기 못한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먼저 황 총리에게는 현재 정부가 법에 근거한 지침으로 따르고 있는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파력이 낮다는 오판으로 정부는 밀접 접촉자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지정하는 등 신종 전염병은 심각 단계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황 총리는 "심각 단계를 발령하려면 그에 따르는 의학적 요건이 필요하다"며 "그 부분은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광범위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로 알아보고 앞으로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해명했다.

안 의원이 재차 "심각 단계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기본 원칙 지켜지지 않은 것을 인정하느냐"고 따져 물었고, 황 총리가 같은 답변을 반복하자 그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며 "(자리로) 들어가시라"고만 답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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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불러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사퇴를 촉구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중반 사우디에서 메르스 환자가 급증했고, 마찬가지로 같은 해 보건복지부 주최로 메르스 유입 방지를 위한 전문가 회의를 거쳤음에도 선제 대응에 실패한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무능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이 제2의 메르스 진원지가 된 점을 추궁하며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병원 전산시스템으로 즉각 파악이 가능함에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들의 명단을 받기까지 나흘이나 걸린 점을 꼬집으며 "정부와 삼성서울병원 사이에 이해할 수 없는 대목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이 "컴퓨터로 바로 조회가 가능한데, 이렇게 급박한 시기에 나흘 후에나 받은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재차 추궁했고, 문 장관은 "14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31일에 처음 명단을 건네받았으나, 전화번호 등이 부실해 보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밀접 간접 접촉자로 나눠 받았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 대목에서 지켜보던 의원들 사이에서 아우성이 터져나왔고, 안 의원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서 안 의원은 ▲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점 ▲ 초기 방역망이 무너진 점 ▲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조기에 세우지 못한 점 ▲ 대량 감염자를 양산한 평택성모병원의 교훈이 지켜지지 않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실수가 반복된 점을 '정부의 4대 실책'으로 꼽으며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문 장관은 "어떤 경우에서든, 어떤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며 "다만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 짓는 것"이라고 답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안철수, #황교안, #문형표,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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